‘뜨는 동네’ 서촌 지키는 지역공동체

청년이 바라본 주민자치 ⑨ 종로구 주민네트워크

등록 : 2016-12-08 11:07 수정 : 2016-12-0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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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통인시장 고객센터에서 정홍우 통인커뮤니티 대표가 동국대생들에게 ‘통인시장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통인커뮤니티 제공

종로구 서촌은 청와대와 인접해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동네다. 도심과 가깝지만 옛 모습을 간직한 마을에 언제부턴가 작은 공방들과 카페들이 들어섰다. 임대료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데다 기존의 박노수 가옥, 통인시장 등 역사문화자원이 많고 인왕산의 자연환경이 좋기 때문이었다.

차츰 사람들의 발길이 늘면서 관광지로 유명해졌다. 마을이 뜨면서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이전부터 마을에 자생한 지역공동체가 있어 지역 주민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서촌의 대표적인 지역 공동체로 ‘품애’와 ‘통인커뮤니티’를 꼽을 수 있다. 품애는 1984년 옥인동 서울교회의 야학에서 시작해 2009년 5월부터 본격적인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예비 사회적기업 품애’로 이름을 바꿨고, 이후 ‘마을공동체 품애’가 되었다. 통인커뮤니티는 서촌 통인시장의 마을기업이다. 통인시장 상인회가 2011년 11월 안전행정부에 ㈜통인커뮤니티로 정식 등록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마을기업으로 법인 등록을 해 자체 운영하고 있다.

통인커뮤니티는 ‘도시락카페’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통인시장에 활력을 가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도시락카페는 통인시장 화폐(엽전)로 여러 상점에서 반찬을 조금씩 사먹을 수 있는, 통인시장에서만 이루어지는 판매 방식이다. 발생한 수익은 상인들이 골고루 나눈다. 가맹 점포들이 식자재의 20% 이상을 통인시장에서 사서 통인시장 내 비가맹 점포와도 상생구조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서촌도 유명해지면서 가로수길, 경리단길 등 여느 ‘뜨는 동네’들처럼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과 기존 상인들이 쫓겨나거나 불편을 겪게 되었다.

품애의 경우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 중심의 활동이 위축되었고, 통인커뮤니티에서도 임대료 상승이나 관광객 쏠림 현상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서촌의 변화가 가져온 문제점들에 대해 품애와 통인커뮤니티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두 공동체는 마을 주민, 상인, 다른 단체들의 참여와 연대를 중요시한다.


문제 해결의 열쇠를 시민정치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품애와 통인커뮤니티는 지역 공동체와 함께 종로 마을공동체 네트워크를 구성해 활동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통인커뮤니티는 상인들이 건물주들에게 지나친 임대료 상승을 자제해줄 것을 설득하는 등 시장의 임대료 급등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존 도시락카페 가맹 점포에 새 상인이 들어와 장사를 하더라도 가맹을 양도받을 수 없도록 한 것도 임대료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이다. 도시락카페 운영 시간을 오후 4시로 제한한 것도 주변 음식점과 공존하고 주민들의 시장이용 편의를 돕기 위해서다.

품애는 관광객 증가로 발생하는 소음이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촌뿐만 아니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북촌의 주민 단체들과 연대해 건전한 관광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종로구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협력해 주민들과 지역공동체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품애와 통인커뮤니티는 공동체 구성원이 주민과 상인이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협력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서촌의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은 서촌이 안고 있는 문제를 줄이고 대안을 찾는 데 중요한 자산이다.

백운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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