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콩 고르는 밤

농사일기/ 12월

등록 : 2016-11-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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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얼고 땅 어니 농한기요, 절기로는 대설이다. 12월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으니, 대설은 예보이기도 하고 농부의 소망이기도 하다. 눈이 작물을 덮어주면 겨울 작물은 이불인 양 그 속에서 포근하게 휴면을 한다. 눈은 보온을 해준다.

배추와 무는 밭에 있는 것을 모두 뽑는다. 월동 양파와 마늘밭은 동해를 조심해야 한다. 영하 10도 이하가 계속되면 중부 이북 지방의 양파는 비닐을 덮어 얼어 죽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볏짚이나 왕겨를 두껍게 덮어주는 것도 좋다.

농사일을 끝내고 한가해지면 가정에서는 누런 콩으로 메주를 쑨다. 메주를 어떻게 쑤느냐에 따라 장맛이 결정되고, 장은 집안의 3년 맛을 결정한다. 먼저 콩을 잘 골라야 한다. 긴긴밤 콩 고르는 농부의 손길은 부부 금실을 좋게 한다고 했다. 쟁반에 콩을 올려놓고 돌과 벌레 먹었거나 덜 익은 것을 골라내야 한다.

고구마는 영하로 내려가 얼면 버려야 한다. 저장할 곳이 마땅치 않으면 베란다 등에 놓아 동해를 피해야 한다. 김장하고 남은 무는 무말랭이를 만든다.

더 나은 내년 농사를 위해 텃밭지도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돌려짓기의 설계도가 텃밭지도다. 지난 한 해 쓴 농사일기도 다시 살펴보며 부족하거나 잘못한 것들을 찾아내자. 도시농부 학교 등 텃밭 교육단체에서 교육받는 것도 좋겠다. 농사는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이다. 자연의 이치와 농사의 철학이 담긴 절기를 다시 한 번 꼼꼼히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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