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빌딩 숲 숨은 역사 흐르는 중학천이 푸른 휴식공간으로 변신”

등록 : 2022-09-08 10:12 수정 : 2022-09-0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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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광화문빌딩 뒤에는 청계천으로 흐르는 실개천 ‘중학천’이 있다. 조선 초 정도전은 중학천 계곡에서 술을 마시며 모임을 가지다가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안타까운 최후를 맞았다. 지금은 중학천의 석축유구가 일부 남아있다.

이곳에 종로구와 ㈜KT가 협력해 KT광화문 EAST사옥 토지와 인근 공유지 6,110㎡에 나무와 초화를 심고 시민쉼터를 곳곳에 만들었다. 구 관계자는 “종로구가 복잡한 행정 절차를 전담하고 공공 부지를 내놓았고 KT는 사옥 부지 개방뿐 아니라 공사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향후 유지 관리도 맡기로 했다”며 “도심 녹지 확충이 어려운 광화문역 주변에 민관이 협력해 나무를 심고 사유지까지 개방,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학천 도시숲은 7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윈드스크린을 활용한 ‘바람정원’은 바람이 만드는 풍경과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거대한 팽나무를 식재한 자투리 공간은 오가는 시민들에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할 그늘을 제공한다.

중학천 배롱나무 정원. 종로구청 제공

사옥 지하주차장 상부는 나무데크로 걷기 편한 ‘하늘정원’도 조성했다. 이곳은 은은한 조명을 배치해 밤에도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도 중학천의 역사성을 담아낸 버드나무 숲길, 공공보도에 녹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이팝나무 숲길, 아름다운 꽃과 풍부한 녹음이 돋보이는 배롱나무 숲길 등 인근 직장인과 광화문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크고 작은 공간을 배치했다.

이동구 서울& 온라인팀장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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