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를 서자, 몸과 마음이 바로 선다

한겨레 휴센터 라종영 수석강사에게 문답으로 배우는 새해 몸살림

등록 : 2017-01-05 14:25 수정 : 2017-01-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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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고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은 누구나 갖고 있는 소망 가운데 하나다. 걷기운동이라도 해보자고 새해에 결심을 세워보지만, 막상 실행하려면 이루기 어려운 것도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노력이 쉽지 않은 건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헌이나 구전으로 전해오는 비법 대부분은 비용이나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그 방법을 한겨레 휴센터 수석강사 라종영 선생에게 듣는다. 라종영 강사는 자신의 전공인 기계공학과 전통적인 수행법들과 현대 스포츠 과학, 그리고 불교의 ‘위빠사나’ 명상법을 결합하여 나름의 수련 체계를 세우고 사람들에게 교육해왔다.

인터뷰/이선재 <한겨레휴센터> 센터장

사진 <한겨레휴센터> 제공

이선재(이하 이): 원래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지금 하는 일과 거리가 있다고 느끼지는 않나?


라종영(이하 라): 의외로 그렇지 않다. 오늘의 스포츠 과학은 인체의 해부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접근이 어렵다. 공학적 상상력이 인체에 대한 이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오랫동안 생활체육을 지도해왔고 한겨레에서 휴 프로그램을 담당한 지도 3년이 지났는데, 가장 보람 있는 일을 꼽으라면?

라: 나는 전통적인 수행법들과 현대 스포츠 과학, 그리고 불교의 ‘위빠사나’ 명상법을 결합하여 나름의 수련 체계를 세우고 사람들에게 교육해왔다. 현대인들은 잘 걷지 않고 앉아서 생활하기 때문에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들을 앓고 있다. 통증이 심해져야 병원을 찾고 치료해 일시적으로 낫는 듯하지만, 생활을 바꾸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으면 병은 반드시 재발한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국부적인 치유운동법을 개발하고 보급해왔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금세 근골격을 바로잡을 수 있는 운동법들이다. 건강을 회복한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듣는 게 큰 보람이다.

충분히 걷지 못한다면 물구나무

이: 새해다.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 각오로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나름의 계획을 세운다. 휴 강사로서 꼭 추천하고 싶은 운동법이 있다면?

라: 건강이란 참으로 포괄적인 개념이다. 다시 말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은 한두 가지 운동으로 완벽하게 보장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감히 말씀을 드리자면 우선 많이 걸으라고 권하고 싶다. 걷기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걷기조차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물구나무서기를 추천한다. 물구나무서기는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고, 걷기만큼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반면에 들인 노력에 비해 효과는 엄청나게 크다.

이: 물구나무서기는 초보자에게는 너무 어려운 운동 아닌가?

라: 그렇지 않다. 물론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은 처음부터 완성된 동작을 하기 어렵다. 그리고 혈압이 높거나 뇌혈관계 또는 척추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 또한 피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 초보자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가장 보편적인 물구나무서기. 목뼈부터 허리, 다리로 이어지는 선이 지면과 수직을 이뤄야 한다.

라: 걷기도 마찬가지이지만 물구나무서기 역시 인체의 600여 개 근육이 총체적으로 작동하는 운동이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목과 척추의 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완성 동작이 아니라 소위 ‘원산폭격’을 한다든지 두 발을 뻗지 않고 허리만 세우는 정도로 시작하고, 차츰 벽에 기대는 방법으로 발전시키면 된다. 옆으로 넘어지면 크게 다칠 일이 없지만 뒤로 넘어지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익숙해지면 벽에서 벗어나야 한다. 연습이 거듭될수록 동작은 정확해지고 섬세한 균형감각이 생겨나서 도전하고픈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 정확한 동작을 설명해달라.

라: 사진에 나오는 팔 모양이 물구나무서기의 표준 자세다. 두 손을 깍지 낀 상태에서 두 팔로 삼각형을 만들어 손바닥 안쪽에 머리를 두는 것이다. 이 동작이 부담스러운 초보자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두 손을 무릎 양쪽으로 한 뼘씩 벌리고 머리는 두 손과 정삼각형이 되도록 하면 좀 수월하다. 두 발을 반동을 이용해서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먼저 허리를 곧추세우고 두 다리는 그 위에 얹어서 세운다는 기분으로 천천히 올려야 한다. 초보자는 균형감각이 모자라기 때문에 오래 버틸 수 없다. 전신을 반듯하게 세워야 힘이 덜 들어서 긴 시간을 유지하게 된다. 3분 이상 유지를 목표로 세울 것을 권한다.

이: 물구나무서기의 특별한 효과라고 하면 어떤 것들을 들 수 있나?

라: 물구나무를 서게 되면 전신의 근육과 골격들이 통합작용을 하게 된다. 탁월한 전신운동이다. 그리고 인간은 서서 생활하기 때문에 혈액 등의 침하작용이 몸에 무리를 주게 된다. 특히 발목, 무릎, 고관절 등이 항상 압력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압력을 해소함으로써 평소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던 혈액이 공급된다거나 눌려 있던 기관이 긴장을 풀게 된다. 위하수, 장하수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장기관들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기회를 갖게 된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태풍이 바다의 물결을 일으켜 정화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얼굴 근육운동, 피부 개선 효과 탁월

이: 휴 프로그램에서 항상 강의하는 얼굴 근육운동이 인기다. 미용에도 좋고 특히 면접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 같다.

라: 그렇다. 사람들은 인상을 좋게 하기 위해서 화장도 하고 성형도 한다. 그런데 얼굴 근육운동은 어떤 부작용도 없고 효과는 오래간다. 얼굴은 좌우대칭이어야 아름답고 자연스럽다. 얼굴 근육운동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균형을 회복해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에까지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부석부석한 얼굴이 되고 화장도 받지 않는다. 이 운동을 5회 정도 하면 효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피부에 적절한 혈액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얼굴의 근육은 다른 근육들과 달리 피부와 결착되어 있다. 운동으로 이 근육들의 탄력성이 복원되면 표정이 훨씬 다양하고 자연스러워진다. 면접에서 표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면 이 운동을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방법을 설명해달라.

라: 사진에서와같이 ‘하’, ‘흐’, ‘호’, ‘후’ 발음을 하면서 3초 정도 입 모양을 유지한다. ‘후’는 정면, 좌, 우 번갈아가면서 한다. 가급적 동작을 크게 하면 좋지만 무리가 가지 않아야 한다. 아침을 얼굴 근육운동으로 시작하면 하루 동안 사람 만나기가 즐거워질 것이다.

>> 한겨레는 건강한 몸과 행복한 마음을 가꾸는 법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치유, 몸살리기, 명상, 해독단식 캠프 등 한겨레 휴센터의 프로그램은 기업체 임직원과 교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 연수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단체 프로그램은 해당 기관과 협의해 일정과 교육 내용을 결정하며, 개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계절과 시기를 고려해 수시로 기획된다. 프로그램은 홈페이지(//hanihu.hani.co.kr)와 <한겨레> 지면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상세한 문의는 전화(02- 710-0744)로 언제든 상담할 수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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