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길을 찾으면 꿈은 이루어진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말과활 아카데미 등 여름 맞아 다양한 글쓰기 교실 개강

등록 : 2016-08-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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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여름 문학 캠프’나 각종 문화센터의 글쓰기 과정을 수강하며 문학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신춘문예를 비롯한 각종 글쓰기 공모전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글쓰기 자체가 좋아서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나도 소설 한 편 써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은 많지만 정작 내 이름으로 된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이는 흔치 않다. 소설 쓰기가 ‘외롭고 고단한’ 작업인 탓이다.

경기도 오산시에 사는 손정원(34) 씨도 소설 쓰기가 ‘고팠던’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어릴 때부터 글을 쓰고 책을 읽는 데 관심이 많았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넘어가면서 소설에 대한 갈증이 커졌지만 혼자서는 잘 써지지 않았다. 당시에는 “소설은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아니고 내가 혼자 깨우쳐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소설 관련 강의를 들으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혼자 글을 쓰긴 했지만 제대로 완성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전문 소설가의 수업을 듣다 보니 제가 체계적인 문학 글쓰기에 대한 훈련이 덜 돼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손 씨는 요즘 소설 수업을 듣기 위해 주말마다 경기도 오산에서 서울 신촌까지 온다.

‘문학이 죽은 시대’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문학을 꿈꾸고 공부하려는 이들은 많다. 도서관에서 ‘여름 문학 캠프’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행사나 각종 문화센터에서 여는 문학 글쓰기 과정 등은 여전히 인기가 있다.

이렇게 문학 글쓰기에 관심을 두는 이들 가운데에는 여성이 많은 편이다. 소설가 해이수 씨는 “‘읽는 것’과 ‘쓰는 것’은 같은 맥락인데 그만큼 여성들이 독서를 많이 한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 같고, 여성들이 자신을 계발하는 데 적극적으로 시간과 금전을 투자할 여력이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고 했다.

신춘문예를 비롯해 각종 글쓰기 공모전 등을 겨냥해 이런 교육을 받는 이들도 있지만, 순수하게 글쓰기 자체가 좋아서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소설을 처음 써 보는 초보자부터 단편소설 한두 편은 써 본 경험자까지 수준도 다양하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안성연(34) 씨도 소설 관련 글쓰기 수업을 듣고 있다.

안 씨는 “20대 중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한 분들이 모여서 놀랐다. 문예창작 박사과정까지 밟았다가 육아로 글쓰기를 놓고, 이제 다시 해 보려고 오는 분도 있었다. 소설 쓰기가 무조건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운 작업이라는 걸 말해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소설 쓰기 수업은 보통 ‘이론 학습’과 ‘세미나 합평’으로 이루어진다. 이론 학습은 소설 장르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좋은 소설을 함께 읽으면서 플롯 등을 분석하는 내용으로 진행한다. 세미나 합평은 자신이 낸 소설에 대해 다른 사람들한테 평가를 받는 시간이다. 소설가 지망생들한테는 내 소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해이수 씨는 “소설이 일기가 아니고 누군가한테 보여 주는 글이기 때문에 수용자 관점과 창작자 관점 사이의 적정선을 알아야 한다. 합평 세미나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교감하면서 그 적정선이 어디인가를 터득하게 해 주는 시간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름을 맞아 문학 글쓰기 프로그램을 여는 곳들도 많다. 종합 인문주의 정치 비평지 <말과활>에서 운영하는 말과활 아카데미(gajangjari.net)는 ‘한여름 밤의 소설 쓰기’ ‘시 창작 교실’ 등을, 문지문화원 사이(saii.or.kr/academy)는 ‘쓰기학교’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문학 글쓰기 수업을 열고 있다.

문학 글쓰기 분야에서 오랫동안 교육과정을 운영해온 한겨레교육문화센터(www.hanter21.co.kr)도 8월 초 관련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당신 안의 무수한 이야기를 ‘단 하나의 소설’로 만든다’는 주제의 ‘소설창작 기초’, ‘소설을 소설답게 하기 위한 플롯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플롯 강화 입문’ 등 소설 쓰기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자기한테 맞는 수준의 강의를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시 창작 수업, 스토리 텔링 관련 수업도 있다.

휴가철, 글쓰기 수업을 집중해 들으면서 나만의 단편소설 한 편을 완성해 보는 특별한 계획을 세워 보면 어떨까. 수업 과정을 통해 ‘문우’(문학 친구)를 만나 관련 커뮤니티를 꾸려 보는 경험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함께하는 교육>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사진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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