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코치의 한마디

“고객이 밝게 빛날 때, 코치는 한뼘 성숙해진다”

<마스터 코치의 코칭 레시피>(에디터 펴냄)의 저자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등록 : 2020-06-13 21:56 수정 : 2020-06-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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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코치의 코칭 레시피>의 저자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가 지난 6월3일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자신의 저서와 코칭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히고 있다.


2004년 실직 경험하며 코칭 접하게 돼

2년간 한눈 팔지 않고 코칭 수업 전념

코칭클리닉 수업 8번 참관할 정도로 열성

2019년에 국내 7번째로 마스터 코치돼


“고객·후배 성장할 때 나도 성장” 믿음

자리이타, 코칭 수행론 등 불교철학 무장

“코칭 지속 성장…코칭은 좋은 선택” 조언


<마스터 코치의 코칭 레시피>(에디터 펴냄)의 저자 김종명(62) 코치의 코칭 철학은 다분히 ‘불교적’이다. 그는 코칭의 본질을 ‘나를 이롭게 하면서 또한 너도 이롭게 한다’는 뜻의 자리이타(自利利他)라고 말하거나, 코칭을 수행에 비교하기도 한다. 김 코치는 또 코칭하는 것을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普提 下化衆生)’이라는 말로 설명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말 또한 자리이타와 같은 의미이다. ‘상구보리’는 위로는 ‘보리(진리)’ 를 구한다는 말이고, ‘하화중생’은 아래로는 중생을 위한다는 뜻이다. 그는 코칭을 통해 고객의 성공을 돕는 게 진리를 추구하는 ‘상구보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하고,고객의 성공은 곧 코치의 행복으로 연결된다는 건 ‘하화중생’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가 이렇게 불교의 법어 등으로 설명하는 것은 그 자신이 불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을 것 같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상대방을 위한 코칭과 인간관계를 강조했다. 코치와 고객과의 관계에서 “고객이 옳다” “고객이 빛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비즈니스에서도 자기가 관계를 맺은 조직이 잘 되는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더욱이 후배들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하면서 후배들의 코칭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모습을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두 이타(利他)의 정신을 잘 드러내보여준 행동들이다.

하지만, 김 코치는 이 모든 것이 결국 자리(自利)도 함께 취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한다. 고객이 빛날 때 코치도 성숙해지며, 조직에 대한 평판이 좋아지면, 코치의 일거리도 늘어난다. 후배들에게 나누는 행위를 통해 자신도 성장해나간다는 게 김 코치의 생각이다. 김종명 코치를 지난 6월3일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만났다.


<마스터 코치의 코칭 레시피>의 저자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 <마스터 코치의 코칭 래시피>가 6번째 저서로 알고 있습니다.

= 이번 저서는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리더십과 코칭 MBA’ 과정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책으로 쓴 것이다. 저는 그곳에서 지난 2016년부터 겸임교수로서 ‘코칭의 구조와 프로세스’ 및 ‘그룹코칭’을 강의해오고 있습니다.

첫 책인 <아이엠-세상을 바꾸는 공주병, 왕자병>은 2006년에 펴냈습니다. CEO를 포함한 제 20년 직장생활의 경험을 담은 책입니다.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믿고 존중할 때 최고의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코칭과 관련한 첫 책은 2012년에 펴낸 <코칭방정식>이었습니다. 그때까지 5천시간에 걸쳐 ‘코칭클리닉’이라는 교육프로그램에서 강의한 내용을 쉽게 정리한 책입니다. 지금은 절판됐는데, 아직도 코칭 공부하는 사람들이 다시 재판을 낼 수는 없느냐고 물어올 정도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합니다. 이미 지금의 저는 그때의 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저는 고칭을 3천500 시간 이상, 강의를 7천 시간 이상 했습니다. 그때와 달라진 지금의 저를 담은 책이 바로 <마스터 코치의 코칭 레시피>입니다.


- 3천500 시간의 코칭, 7천 시간의 강의가 이루어지려면 굉장히 오랜 세월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코칭은 언제부터 시작하셨습니까.

= 2004년에 실직을 경험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CEO로 재직중이던 회사가 부도가 나서,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진행한 뒤 저도 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CEO를 하다가 그만두니까, 받아주는 곳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나름 선택한 진로가 불교학과 박사과정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불교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불교학 박사를 하면 그나마 생계 해결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3개월 만에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 학기를 마치고 다른 길을 모색했습니다. 물론 불교학과에는 이후 복학해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상태입니다.


- 불교학과를 나온 뒤 바로 코칭과 접하게 되신 건가요?

= 아닙니다. 당시 여러 가지 시장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학부에서는 경제학을, 석사 때는 MBA를 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 어떤어떤 교육이 있는지 나름의 시장조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성공하는 사람들의 7 가지 습관, 리더의 4 가지 역할, 데일 카네기 리더십 등이 큰 시장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코칭적 사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코칭과 만나게 됐습니다.


- 그때 성공하는 사람들의 7 가지 습관 등은 활성화돼 있었던 데 반해, 코칭은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 얼마 안된 상황이었을텐데요.

= 그것이 코칭을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 당시 시장을 보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7 가지 습관이 100이라면, 코칭은 아직 50도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어느 회사의 프로그램 가지고 강의하는 것은 그 회사에 예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코칭은 아직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어디에도 예속되지 않고, 나가서 혼자 해도 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 2년 동안 코칭을 배우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교육비를 상당히 지출했습니다. 싼 교육이 300만원이었고, 비싼 교육은 700만원 정도 했는데, 다 자비로 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좋은 투자가 돼 줬다고 생각합니다.


- 여러 가지 다양한 교육을 받으신 건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공부 비법 같은 것을 개발하신 게 있으신가요.

= 교육받은 내용을 철저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당시 한국리더십센터에 코칭클리닉이라는 교육과정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코칭클리닉 과정을 8번이나 참관을 했습니다. 강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참관은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제도적으로 보장해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8번을 참관할 정도로 꼼꼼히 살펴보고, 강사들이 어떻게 강의하는지 메모도 해가면서 익혔습니다.


- 그런 과정을 거친 뒤 언제 코칭을 실제로 진행하게 되신 건가요.

=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는데, 2006년 말, 운명처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역시 ‘코칭클리닉’이라는 공개과정과 관련이 있는 것이데, 어느날 금요일 오후 5시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어요. 바로 다음날인 토요일 강의를 진행해줄 수 없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이가 전날 강의를 펑크낸 거죠. 처음엔 망설였지만 곧 하겠다고 하고, 강의안 준비 등을 위해 온 밤을 새웠습니다. 첫 강의였음에도 다음날 강의에 대한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게 나왔습니다. 그 뒤 2007년부터는 1년에 강의만 1,000시간을 했을 정도로 강의가 많아졌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보다 빨리 코치로 정착할 수 있었던 건, 그렇게 강의와 코칭을 병행해서 코칭 스킬 향상과 강의가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너지 효과를 통해 2007년 국제코칭연맹(ICF) 전문코치(PCC) 자격을 따고, 2019년에 국내에서는 7번째로 마스터코치(MCC) 자격을 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가 지난 6월3일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 그렇게 초기에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코칭클리닉 강의 활동 등을 하시다가, 2011년 이후부터는 코칭경영원이라는 코칭 단체와 지금까지 활동하시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 코칭경영원은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있는 고현숙 코치가 2011년말경에 설립한 곳입니다. 고현숙 대표코치는 한국리더십센터 사장도 했었는데, 오너하고 안맞아서 독립을 해 코칭경영원을 설립한 것입니다. 저는 당시 한국리더십센터에 있었는데, 고현숙 코치가 코칭경영원을 설립하자 바로 “코칭경영원 일만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그때 “한국리더십센터 일을 하면서 병행하면 될텐데 왜 바보 같이 그런 선언을 했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람을 도울 때는 어려울 때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는 고 대표코치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려운 초창기에 같이 하면 지분 투자는 안하더라도, 심리적 지분은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6개월간은 손가락만 빨고 지내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 그런 어려움을 겪으신 뒤 지금은 어떤 상황입니까?

= 코칭경영원의 경우, 지금 제가 파트너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칭경영원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풀로 차야 다른 사람에게 일이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초기에 코칭경영원의 일만 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뒤에도 코칭경영원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제가 많이 노력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어떤 프로젝트를 따러 갈 때 코칭경영원 소속의 낮은 연차 코치만 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저도 같이 가서 미팅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미팅을 한 내용을 바탕으로 저도 같이 제안서를 제시합니다. 그렇게 하면 프로젝트를 딸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그 프로젝트에 4~5명 정도가 참여한다고 할 때, 저도 그 속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코치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고객은 물론이고 같이 진행하는 파트너나 후배들이 잘 될 때 나도 잘 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 예, 저는 나누는 게 커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거기엔 어떤 면에서는 이기적인 요소도 들어가 있는 겁니다. 가령 제가 지난 10여 년 동안 후배들과 함께 ‘코끼리(코칭 공부하는 사람끼리)’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달에 한번씩 일요일 아침에 모인 뒤 저녁까지 강의안을 만드는 데 대해 토론하는 등 강사 코치에게 필요한 내용들을 스터디하는 것입니다. 제가 제일 코칭 경력이 많으니, 제가 도움을 주는 것 같은 구조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가령 제가 10을 가지고 있는데, 아무런 활동을 안한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그냥 10입니다. 하지만, 그런 스터디 모음을 할 때 저는 10이 아니라 15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스터디 모임에 참가하는 후배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있지만, 그들이 저에게 주는 것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누는 것은 저를 더 크게 만드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 코치님은 “고객은 언제나 옳다” “고객이 빛나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또 한편으로는 “코칭은 수행이다”라는 말도 하십니다. 고객이 무엇인가를 잘못했다 해도 참아야 한다는 의미일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코칭을 받는 고객 중에 무례한 고객은 없습니다. 그것은 코칭의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목욕탕에 간다고 할 때, ‘그 사람이 옷을 벗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목욕탕에 가는 사람은 반드시 들어갈 때 옷을 벗고, 나올 때 다시 옷을 입습니다.

코칭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칭은 고객과 코칭 주제에 대해 합의가 돼 있는, 합의된 대화를 진행합니다. 때문에 코칭을 할 때, 무례한 고객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전제 하에 대화를 하는 데도 코치의 에고가 발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이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그의 삶에 끼어들고 싶은 지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고객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고객에게 올바른 코칭을 해주기 위해서는 나를 내려놓고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코칭의 이런 모습을 두고 수행이라고 한 것입니다.


- 현재 코칭과 강연을 어떻게 병행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저는 한주는 코칭을 하고, 다른 한주는 강연을 하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칭에 쏟는 에너지와 강연에 투여하는 에너지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6시간 강의를 했는데, 그 다음날 코칭을 한다면, 올바른 코칭 에너지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서 저는 코칭을 하는 주에 강연 요청이 들어와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 코치님은 2004년 코칭을 배우실 때, 아직 코칭이 성숙한 시장이 아니었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코칭을 선택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코칭이 상당히 활성화돼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 코칭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예전에 비해 코칭의 규모가 상당히 커졌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코칭의 규모는 계속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일본은 코칭 규모가 우리보다 몇배나 큰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코칭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 직접적인 이유는, 코칭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 때문입니다. 가령, 어떤 직장에서 코칭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똑같은 성과가 낸다 하더라도, 직장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조직은 계속적으로 성장해가야 하는 숙명이 있습니다. 이런 조직의 성장과 관련해서도, 자원이 한정돼 있어서 사원들을 무작정 뽑을 수 없다면, 구성원들의 역량을 키우는 코칭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대인들의 늘어나는 스트레스를 감안할 때, 스트레스 매니지먼트 차원에서도 코칭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 코칭을 새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 돈을 엄청나게 벌려면 코칭 말고 다른 사업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수입도 일정 정도 보장이 되면서 고객과 함께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코칭은 좋은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글·사진=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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