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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룡’ 기다리지 않는 ‘신세대 성춘향’ 이야기 다룬 창작오페라

춘향탈옥(27일~5월16일)

등록 : 2021-04-22 15:58 수정 : 2021-04-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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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고전 속 인물의 성격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재해석한 작품이 온다. ‘함흥차사’인 정인을 지고지순하게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모진 고문을 일삼는 사또의 악행에도 순순히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반전 매력을 가진 신세대 춘향이다.

27일부터 5월16일까지 예술의전당은 자유소극장에서 로맨틱코미디 오페라 <춘향탈옥>을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은 지난해 9월 대한민국 최초의 창작오페라 <춘향>의 초연 70주년을 기념해 <춘향 2020>을 선보인 바 있다.

<춘향탈옥>은 <춘향 2020>의 이야기와 무대를 더욱 탄탄하게 재구성했다. <춘향탈옥>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기존 작품 속 모든 인물과 사건을 각색해 현시대에 맞게 재조명했다. 우리가 아는 춘향이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의 춘향은 옥살이하면서도 몽룡이 구해주길 기다리지 않고 탈옥을 감행한다.

공부에 별 흥미가 없어 매번 고시에 낙방하는 ‘만년고시생’ 이몽룡, 춘향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지방공무원 변사또, 우아하고 신중한 월매, 촌스럽지만 사랑스러운 방자와 향단이가 극을 더욱 유쾌하게 한다.

오페라로서는 이례적으로 총 20회 장기공연을 펼치는 <춘향탈옥>은 인터미션(공연 중간 휴식 시간) 없이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선보인다. 성악가의 대사와 노래를 외국어로 들어야 했던 기존의 오페라와 달리 전부 우리말을 사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손이 닿을 듯한 ‘초근접’ 소극장 무대를 통해 펼쳐지는 성악가들의 생생한 노래와 연기는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전라도 남원이 배경인 만큼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펼치는 연기가 관객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사랑을 책으로 배웠구만’ ‘내가 무슨 똥개도 아니고’ ‘촌스러우면 어떠냐’ 등 우리말의 맛을 살린 아리아가 창작오페라의 묘미를 더한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소도구로 구현된 무대에 조선시대의 전통 복식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의상 역시 볼거리다. 국내 유수의 공모전을 휩쓸며 주목받는 윤미현 작가가 대본을 맡고, 스토리 기반의 음악적 해석이 돋보이는 작곡가 나실인이 작곡과 지휘를 맡았다. 김태웅 연출의 익살스러운 풍자와 해학 넘치는 무대 언어가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장소: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시간: 화·목 오후 7시30분, 수·금·토·일 오후 3시 관람료: R석 7만원, S석 5만원 문의: 02-580-1300

홍지형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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