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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막내 자치구’ 금천, 시민과 작가의 시선으로 ‘27년 역사’ 만나다

금천 다시, 봄(~31일)

등록 : 2023-03-09 16:43 수정 : 2023-03-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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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금천 다시, 봄’은 1995년 3월 구로구에서 분구한 금천구의 생일을 기념해 금천의 역사를 한데 모았다.

기록 저장(아카이빙)이라는 큰 틀 안에서 서울의 ‘막내 자치구’인 금천구의 과거부터 현재를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전시 자료는 시민으로부터 직접 기증받았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수집한 금천구의 역사 자료, 시민 각자의 시선으로 금천을 포착한 사진, 여기에 더해 평소 금천 지역을 예술 소재로 창작활동을 이어온 작가 8명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임흥순 감독의 작품 <위로공단>은 실존인물 66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실제)와 픽션(허구), 과거와 현재, 한국과 캄보디아,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넘나드는 표현 형식을 실험한다. 일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춰 세월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동이라는 이름 아래 그들의 내면 풍경이 여전히 닮았음을 보여준다.

권혜원 작가의 작품 <기억박물관-구로>는 과거 ‘독산동 333-7’이라는 주소를 지녔던 곳에 머물던 다섯 명의 인물과 기억을 소환한다.

조상 대대로 이곳에서 보리농사를 지어왔지만 군사 정권에 땅을 몰수당한 농부, 치매에 걸린 전선 공장의 경리직원,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다 수은 중독으로 죽은 소년, 비밀스러운 인쇄공장, 그리고 금천예술공장이라는 예술가들의 거주창작공간(레지던시)이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은 금천예술공장을 인물들의 기억을 위한 무대 혹은 영화세트처럼 구성한다. 현재의 공간 위로, 과거의 기억들을 위한 무대가 공존하게 된다.

김지욱 작가의 <우연-사물과 기억>은 금천구 독산동 우시장이 배경이다. 작가가 해당 장소에 대해 가진 기억을 바탕으로 사진을 왜곡, 분해해 재조합하되 그곳에 응축된 상인들의 삶에 집중한다.

이번 전시는 각자 간직했던 개인의 기억을 금천구의 사회적 기억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진, 동영상, 필름, 구술자료 등 금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적 자료와 기관에서 보유한 공적 자료가 모여 금천만의 고유한 기록물로 재탄생했다. 수집한 자료는 일회성 전시에 그치지 않고 ‘금천 아카이빙’(gc-archive.com)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27살 청년 금천구의 ‘봄(靑春)’을 전시를 통해 ‘다시, 봄(see)’으로써 기억 속 금천은 이제 모두의 기록이 됐다.


장소: 금천구 시흥동 금나래갤러리 시간: 월~토 오전 10시~저녁 6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2627-2999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대리

사진 금천문화재단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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