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장보기 기왕이면 전통시장

제수용품 대형마트보다 20~30% 저렴…지하철로 가보는 서울 대표 전통시장 5곳

등록 : 2016-09-08 18:39 수정 : 2016-09-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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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시장
달이 부푼다. 한가위를 한 주 앞두고 재래시장(전통시장)이 분주하다. 폭염에 지쳤던 상인들은 명절 손님맞이를 준비하느라 모처럼 들떴다. 재래시장에서 제사용품 등을 사면 일반 시장보다 20~30% 싸다는 통계가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생겨나기 전부터도 있었던 오래된 시장이라 하여 ‘재래시장’이라 한다. 실제로 서울 재래시장의 공간사는 600년 서울 도시사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한다. 현재 서울 재래시장 수는 330개가 넘는다. 긴 세월이 흘렀지만 품목과 이동수단은 변했어도 사람과 길의 생김새는 다들 비슷비슷하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침대에 누워 ‘온라인 마켓’에서 쇼핑이 가능한 21세기 오늘날, 굳이 발품을 팔아 걸어야 하는 서울의 재래시장이 목마른 이유는 뭘까. 첫차를 타고선 새벽 도매시장의 사람 사는 풍경을 경험하면 답이 둥실 떠오를지 모른다.

지하철 1호선, 청과물 대표 시장

청량리시장

서울 재래시장의 전형을 보고 싶다면 청량리시장으로 가는 것이 좋다. 골목을 채운 상가들이 규모가 시원하고 풍경이 예스럽다. 1949년 제기동과 청량리 일대에 들어선 청량리시장은 서울에서 남대문시장과 더불어 가장 큰 시장에 속했다. 서울 동북부와 강원, 경북, 충청권 등이 이용하는 전국 규모의 시장으로,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재건을 반복했다. 현재 130여 개 점포가 모여 청과, 채소, 건어물, 축산물을 판다. 청량리시장의 청과물 거래량은 여전히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도매 시장은 새벽부터 열린다. 식자재 값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보다 30~40% 이상 싸 요리사들의 단골 구입처로 유명한, 식자재 전문 시장이기도 하다. 청량리시장 안 ‘청량리 통닭골목’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큰 솥에서 튀겨낸 통닭 한마리를 푸짐하게 뜯어 먹는 옛 방식이 새삼 인기다. 줄 서서 들어가는 곳도 있다. 청량리시장 근처에는 홍능시장, 경동시장,약령시장, 마장동 축산시장, 동부청과시장이 몰려 있다. 고추나 마늘, 산나물 같은 특산물이나 축산물·한약재가 궁금할 때 아울러 구경하기 좋다.


주소: 동대문구 홍릉로1길 26 (동대문구 청량리동 777) 운영: 24시간 내내 전화: (02)966-1040 지하철: 1호선(청량리), 경의중앙선(청량리)역 1번 출구에서 신설동 방향으로 100m

중부시장
대한민국 건어물 1번지

중부시장

바다의 온갖 생물들을 말려 도심 한복판에다가 얌전하게 진열해둔 ‘중부시장’은 1957년 개장했다. 시작부터 거래량이 상당했다. 현재도 총 2500여 개의 점포가 도소매를 겸한다. 여유로운 상인들이 전국에서 올라오는 건어

물을 판다. 중부시장에서는 김, 미역, 다시마, 조기, 멸치, 오징어, 문어, 북어, 황태, 노가리, 쥐포 등 거의 모든 건어물을 일반 시장보다 20~30%쯤 싸게 살 수 있다. 제사용품과 기타 식품류도 마찬가지다. 중부시장은 밤 10시 즈음 도매시장이 개장하고, 대략 새벽 6시부터 소매상이 문을 연다. 오후 대여섯 시면 한산해지기 때문에 낮 12시 전에 가 보아야 다양한 물건을 볼 수 있다.

추석 이벤트: 9월8~9일 오후 1~3시에 5만 원 이상 사는 손님 전원에게 온누리상품권을 증정한다.

주소: 중구 을지로36길 35(중구 오장동 139-11) 운영:4:00~19:00 전화: (02)2267-5617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7번 출구

가락시장 가락몰
지하철역에서 한 번에 갈 수 있는

가락시장 가락몰

16만5000여 평의 거대한 부지에 총 47동의 건물이 있는 가락시장은 1985년에 개장했다. 수도권에서 유통되는 농수산물의 50%가 가락시장을 통과한다. 서울시가 2011년부터 추진한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의 하나로, 지난 7월1일 ‘가락몰’이 가락시장 터 안에 문을 열었다. ‘가락몰’은 소매권 소비자들을 위한 종합식품시장이다. 수산, 축산, 청과, 식자재 등을 판다. 서울특별시 농수산식품공사가 운영하는 시장으로, 이곳에서 파는 식자재는 원산지 이력 표시가 되어 있고 안전성 검사도 마쳤다. 지하철역에서도 바로 연결되고, 지하 주차 공간도 넉넉하다. 직장인들과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추석 이벤트: ~9월14일 고객 전용 주차장 확대 운영(1000여 대 이상 주차 가능). 3시간 무료. 휴장일(14~18일) 주차장 무료 개방.

주소: 송파구 양재대로 932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송파구 가락동 600) 운영: 24시간 내내 전화: (02)3435-1000 지하철: 3호선 가락시장역 1번, 2번 출구

통인시장
외국 관광객도 찾는 시장

통인시장

경복궁 옆 서촌 골목에 있어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통인시장’은 역사도 깊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효자동에 사는 일본인들을 위한 공설시장으로 자리 잡았다가, 점차 노점과 상점이 늘어나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다. 전체 70여 개 점포가 쭉 뻗은 골목을 빼곡하게 채웠다. 식당가와 반찬가게가 유명하다. 채소와 과일, 생선도 주요 품목이다. 그밖에 공산품 가게와 수선집도 있다. 주변 골목상권에 카페와 공방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아 함께 둘러보기 좋다.

주소: 종로구 자하문로 15길 18(종로구 통인동 10-3) 운영: 7:00~21:00 전화: (02)722-0911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남대문시장
‘없는 것이 없는’ 서울 대표시장

남대문시장

남대문시장에 가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 점포 수 1만여 개를 자랑하는 남대문시장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하루평균 내국인 40만 명, 외국인 1만 명이 이곳에 들른다. 조선 후기 ‘칠패시장’ 자리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서민들의 삶이 곳곳에 녹아든, 그 자체로 역사가 된 공간이다. 단, 발품을 팔아야 그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장을 보고 난 뒤 시장기가 돈다면 시장 안 ‘칼국수 골목’으로 가 보자. 한국전쟁 이후 50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쫄깃한 칼국수가 시장 여행의 별미가 되어 줄 것이다.

주소: 중구 남대문시장4길 21(중구 남창동 49) 운영:0:00~23:00 전화: (02)753-2805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

글·사진 전현주 <서울&> 객원기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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