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인왕제색도’가 있는 정선미술관 꿈꾼다

겸재 전문 미술관인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

등록 : 2021-09-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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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장하던 미술품 2만3천여 점을 국가에 기증하기로 해 큰 화제가 됐다.

국보급 미술품들이 즐비한 가운데서도모두가 대표작으로 꼽는 작품이 있다. 조선진경산수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그것. 겸재 정선의 최대 걸작인 <인왕제색도>를 유치하고자 세간의 관심을 받은 곳이 있으니 바로 겸재정선미술관이다.

겸재 정선은 65살부터 70살까지 양천현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지금의 강서구를 포함한 인근 지역을 수차례 거닐며 강서 지역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강서구는 조선 화단에 진경산수화라는 독보적인 화풍을 세운 겸재의 업적을 기리고 진경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자 2009년에 작품 활동 주 무대였던 가양동 궁산 부근에 겸재정선미술관을 건립했다.

겸재 정선 선생이 양천현령을 지내며 <경교명승첩>과 <양천팔경첩> 등 독보적인 화첩들을 탄생시킨 만큼 미술관에서는 그가 그린 강서구 일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3층 규모의 미술관은 기획전시실과 겸재기념실, 진경문화체험실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6월 각고의 노력 끝에 확보한 <동작진도>를 포함해 겸재의 원화 24점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겸재 정선의 생애와 작품세계가 망라된 대한민국 유일의 겸재 전문 미술관인 겸재정선미술관은 강서구 궁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행주산성에서 한강 건너편 개화산 왼쪽으로 보이는 둥근 언덕이 바로 궁산이니 차만 막히지 않으면 잠깐이면 닿는 거리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1번 출구로 나와 10분정도 걸어도 겸재정선미술관에 닿는다.

미술관 입구에 편안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 겸재 정선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겸재의 작품 <독서여가도>에 그려진 자화상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동상 옆 공덕비에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어 겸재와 함께 사진을 찍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먼저 기획전시실을 관람할 수 있다. 1층에 자리한 1·2 기획전시실에서는 겸재 정선과 관련한 다양한 특별기획 전시가 연중 열린다. 전시를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가면 겸재정선기념실과 원화전시실, 진경문화체험실을 마주한다. 이곳에는 겸재가 직접 그린 진품이 있는 곳으로 그의 일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작인 <금강전도>는 물론 현재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인왕제색도> 또한 이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비록 영인본이지만 큰 붓을 죽죽 아래로 내리그은 대담한 필치는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진경문화체험실은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진경산수화에 대해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스탬프와 탁본 찍기, 퍼즐 맞추기, 종 이접기 등 아이들 취향에 딱 맞는공간이다.

미술관 3층 에는 겸재정선이 근무했던 양천현의 모습을 구현한 모형도와 다양한 모습의 디지털 병풍 그리고 겸재 정선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차 한 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카페테리아도 있다. 겸재정선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시간이 남으면 궁산소악루에 올라 <안현석봉>과 <소악후월>을 감상해보자.

겸재정선미술관은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한다. 선뜻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요즘, 겸재정선미술관에서 풍경을 그린 작품들과 겸재 정선 선생의 일대기를 살펴보며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문민주 강서구 홍보정책과 주무관

사진 강서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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