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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래로 활기찬 인생 2막을 여셨으면 합니다”

사람& ‘동작스타 노래자랑’ 행사 기획 원혜난 동작구청 어르신정책팀 팀장

등록 : 2026-08-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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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동작구청 회의실에서 서울&과 인터뷰 중인 원혜난 팀장.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청 어르신정책과와 상도1동 주민센터는 여느 때보다 분주했다. 13일 열리는 상도1동 ‘동작스타 노래자랑’ 행사 막판 준비 때문이다. 노래자랑 행사는 상도1동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장장 5개월간 10회에 걸쳐 구 전역을 순회하듯 예선을 치른 뒤 12월 결선을 개최하는 방식으로 계속된다.

“올여름 폭염이 워낙 심각하다보니 어르신 안전을 위한 140개에 이르는 무더위 쉼터 점검과 수급자·홀몸노인들이 밤에 주무실 수 있도록 모텔을 연계한 야간 ‘안전 숙소’를 관리하는 업무까지 우리 부서가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13일 첫 예선을 앞두고 긴장과 설렘 속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획을 맡은 원혜난 팀장의 목소리에는 바쁜 일과 속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했다. 행사하기 좋은 계절 중 하루를 골라 일회성 행사로 치르면 훨씬 수월했을 터이지만 동작구의 판단은 달랐다. 구는 이번 행사에 단순한 노래자랑을 넘어 관내 152개 경로당 어르신들의 화합과 건강한 여가 생활을 위해 고안된 ‘경로당 대항전’ 성격을 부여했다. 나아가 행사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고덕진 대한노인회 동작구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민관 협력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구립사당어르신종합복지관이 행사를 주관하도록 했다.

“이 행사는 류삼영 구청장께서 타 지자체 사례를 들은 뒤 우리 과에 검토를 지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벤치마킹을 위해 전남광주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경로당을 떠올려보면 주로 식사를 하시거나 바둑이나 장기를 두며 단조로운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5개월 동안 10개 동을 순회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기획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수시로 모여 연습하고 응원하는 과정을 통해 무엇보다 건강과 일상에 활력이 되는 ‘노래 부르기의 일상화’를 이뤄내고자 개인전뿐만 아니라 경로당별 단체전 형식을 결합했습니다.”

원 팀장이 이 행사에 큰 관심과 애정을 쏟는 데는 개인적 이유도 있었다. 그의 조부와 부친 모두 남다른 ‘노래 사랑’을 실천했던 분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항상 텔레비전 노래 채널을 틀어두고 주무실 정도로 노래를 좋아하셨어요. 재작년 10월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뒤 요양원과 병원에서 권유한 치료법 중 하나가 바로 ‘노래 부르기’였습니다. 말씀이 자꾸 어눌해지니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면서 입을 열고 뇌를 계속 쓰도록 유도한 것이죠. 아버지는 요양원에서 트로트 곡들을 따라 부르며 큰 위안과 활력을 얻으셨습니다.”


동작구는 매월 의대 교수를 초빙해 어르신 건강 장수 프로그램을 개최하는데 치매에 대한 얘기도 단골 주제다. 원 팀장은 “귀담아들어보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잘 듣는 귀’와 ‘뇌 활동’의 연결성입니다. 귀로 소리를 잘 입력받아야 뇌가 활동하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죠. 노래는 반주를 듣고 가사를 생각하며 입으로 부르는 과정입니다. 새로운 노래를 배우고 가사를 외우면 금상첨화겠지요. 노래는 훌륭한 인지 훈련이자 우울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노래자랑에 대한 관심은 행사 제안자인 류삼영 구청장도 무척 높다. 원 팀장은 “류 구청장님은 경로당이나 동네 행사에서 어르신들이 노래 한 곡을 청하시면 빼는 법 없이 마이크를 잡고 애창곡을 열창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구는 첫 예선 무대를 코앞에 두고 ‘안전’과 ‘현장 진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르신들이 무대에서 이동하다 돌발적인 사고가 생기지 않을지도 걱정이다. 그런 걱정 와중에도 구는 좀 더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에 신경 쓰고 있다.

“첫 예선이 진행되는 상도1동에서는 동장님과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으로 이 동네 ‘은방울 자매’로 유명한 80대 구립 경로당 어르신 듀엣을 포함해 벌써 개성 넘치는 열여섯 분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지역 방송사인 케이티에이치시엔(kt HCN) 동작방송과 협업해 예선과 결선 무대를 유튜브로 생중계할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에게 친숙한 티브이(TV) 방송 채널 999번을 통해 정규 편성으로 송출될 예정입니다. 복지국과 15개 동 주민센터 직원들도 직접 경로당을 돌며 TV와 유튜브 시청 방법을 친절히 안내해드릴 계획입니다.”

한편, 동작구는 이번 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동 주민센터 강당 무대에 서는 것조차 쑥스러워하거나 거동이 불편해 참여하지 못하는 어르신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에는 3월부터 11월까지 총 30회에 걸쳐 경로당 곳곳을 직접 찾아가는 노래자랑으로 사업을 대폭 확대할 구상을 하고 있다. 원 팀장은 “평소 익숙한 경로당이 무대라면 더 많은 어르신이 부끄러움 없이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설명했다.

12월 최종 결선에서 탄생할 1~3위 수상자들은 ‘동작스타’로 임명해 구의 공식 행사나 축제 무대에 초청 가수로 당당히 서도록 할 계획이다. 동네를 대표하는 ‘로컬 연예인’이 탄생하는 셈이다.

원 팀장은 어르신들의 새로운 도전을 향해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노래는 나이라는 숫자를 잊게 만들고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 마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동작스타 노래자랑’이 도전하시는 어르신의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서로 응원하며 행복을 나누는 신명 나는 마당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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