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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청년동행센터 상담관이 서울&과 인터뷰하고 있다.
화려한 빌딩 숲과 성공을 향한 뜨거운 에너지가 가득한 서울 테헤란로. 이곳은 대한민국 정보통신(IT)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의 심장부로, 매일 아침 성공의 꿈을 안고 출근하는 2030 세대 청년이 가득한 ‘젊은 영토'다.
그러나 화려한 만큼 그 이면에는 급격한 자산 시장의 변동성과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재무적 벼랑 끝으로 내몰린 젊은이들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복지재단(대표 진수희) 산하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오직 2030 청년만을 위한 특화 조직 ‘청년동행센터’를 선릉역 앞에 설치한 이유다. 청년동행센터는 2022년 문을 연 뒤 청년들의 재기를 돕는 강력하고 따뜻한 공적 ‘구원투수'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청년들의 재무 주치의로 활약 중인 상담관은 모두 9명이다. 모두 저마다 훌륭한 경력을 갖췄지만 그중에서도 이재원 상담관의 이력은 독특하다. 미래가 탄탄한 대기업 엔지니어였던 그는 ‘기계보다는 사람에게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싶다’는 열망으로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계기는 가족의 아픔이었다. 채무조정이라는 가혹한 과정을 겪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돈이 인간의 삶과 행복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그는 곧바로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등 각종 재무상담 관련 자격을 취득했다. 무직 시기와 기초지자체 계약직 상담관을 묵묵히 버텨낸 끝에 2017년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에 안착했다. 그가 연간 1천 건이 넘는 일대일 상담을 소화하며 청년들의 보이지 않는 아픔에 온전히 공감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이 치열한 이력에 있다.
이재원 상담관은 기존 일대일 상담이나 일방적 대규모 강의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지난 4월부터 7월2일까지 10주간 진행된 ‘청년 집단재무 코칭’이 바로 그것이다.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와 손잡고 격주로 총 5회 열린 이 프로그램은 지식 전달을 넘어 참여자들이 스스로 매회 과제를 수행하고 치열한 집단 토의를 거치는 밀도 높은 참여형 코칭 방식으로 운영됐다. “자산관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참여한 청년 16명은 자신의 실제 소비 지출 패턴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좋은 계기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이 상담관은 교육이 끝난 뒤에도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조 소모임’을 결성해 재무관리 모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1인가구 청년들이 돈이라는 공동의 고민을 매개로 서로 연대하고 응원하며 자발적으로 따뜻한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해낸 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상담관의 평상시 주요 업무는 하루 3건 정도 1인당 최소 1시간 이상 이뤄지는 일대일 상담이다. 매일 마주하는 청년들의 재정적 위기는 표면적으로 무분별한 소비나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 또는 외부 상황 탓이지만 그는 그 결과 이면에 있는 심리적 결핍이 빚어낸 ‘머니 스크립트’(돈에 대한 무의식적 믿음)에 주목하고 있다.
“월 소득이 제법 있는데도 보증금 없는 고시원에 거주하면서 월 백수십만원을 배달 음식 식비에 쏟아붓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어릴 적 제대로 먹지 못해 생긴 심리적 결핍이 원인이더군요. 또 다른 청년은 운동화를 한 번에 여러 켤레를 사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돈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심 탓에 사라지기 전 최대한 써버려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이죠. 어떤 내담자는 모든 지출을 카드로 최장 기간 할부로 결제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돈을 다룰 통제력이 없다고 지레 포기한 탓이죠.”
이 상담관은 “돈은 단순한 통장 속 숫자가 아니라 개인의 내면적 감정과 결핍이 투영되는 거울”이라며, 청년들의 재무관리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돈을 대하는 상처받은 마음부터 조심스럽게 어루만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을 다루는 비합리적인 행동 뒤에는 늘 심리적 상처와 결핍이 숨어 있습니다. 상담관으로서 저희가 할 일은 재무행동의 결과에 대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그들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그분들에게 안도감부터 주는 것입니다.” 그는 최근 레버리지를 활용해 단기간에 막대한 돈을 벌어보겠다는 ‘영끌·빚투’ 열풍과 소외 불안(FOMO) 증후군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을 향해 단호하게 조언했다. “자산 시장에는 언제나 오르고 내리는 주기적인 사이클이 존재하므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조급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진정한 자산 형성의 시작은 내가 주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일상의 ‘지출 관리’에서 출발합니다. 지출 관리 능력이 준비되지 않은 채 남을 쫓다보면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하거나 큰 곤경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는 청년들에게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 통장을 철저히 분리해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비상금 통장도 우선적으로 개설해 완충지대를 만들어둬야만 적금을 중도에 해지하는 실패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적금 만기의 성취감을 온전히 체화해보는 경험이 청년들의 금융 자립을 이끄는 가장 튼튼한 기초체력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채무 위기에 직면한 청년들이 고비용의 사설 법률대리인 사무실이나 불법 대부업체의 유혹에 빠지기 전 반드시 공적 구제망의 문을 두드릴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광고 탓에 빚을 정리하기 위해 또다시 대리인 수임료라는 빚을 진 청년들을 볼 때가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청년동행센터(1644-0120)는 전액 무료로 채무상담과 공적 채무조정(개인회생·파산·워크아웃) 연계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마음건강 지원 사업에 연계하고 긴급 생계비까지 원스톱으로 아우릅니다”라며 공적 상담센터 활용을 당부했다. “실패는 청춘의 과정일 뿐이며 넘어졌더라도 모든 책임을 청년 혼자 짊어질 필요는 없다”고 단호히 말하는 이재원 상담관. 그의 흔들림 없는 공감과 청년동행센터의 따뜻한 손길이 있기에 빌딩숲 그늘 속에서도 우리 시대 청년들은 다시금 내일의 희망을 설계할 위로와 용기를 얻고 있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이 상담관은 “돈은 단순한 통장 속 숫자가 아니라 개인의 내면적 감정과 결핍이 투영되는 거울”이라며, 청년들의 재무관리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돈을 대하는 상처받은 마음부터 조심스럽게 어루만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을 다루는 비합리적인 행동 뒤에는 늘 심리적 상처와 결핍이 숨어 있습니다. 상담관으로서 저희가 할 일은 재무행동의 결과에 대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그들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그분들에게 안도감부터 주는 것입니다.” 그는 최근 레버리지를 활용해 단기간에 막대한 돈을 벌어보겠다는 ‘영끌·빚투’ 열풍과 소외 불안(FOMO) 증후군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을 향해 단호하게 조언했다. “자산 시장에는 언제나 오르고 내리는 주기적인 사이클이 존재하므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조급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진정한 자산 형성의 시작은 내가 주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일상의 ‘지출 관리’에서 출발합니다. 지출 관리 능력이 준비되지 않은 채 남을 쫓다보면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하거나 큰 곤경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는 청년들에게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 통장을 철저히 분리해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비상금 통장도 우선적으로 개설해 완충지대를 만들어둬야만 적금을 중도에 해지하는 실패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적금 만기의 성취감을 온전히 체화해보는 경험이 청년들의 금융 자립을 이끄는 가장 튼튼한 기초체력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채무 위기에 직면한 청년들이 고비용의 사설 법률대리인 사무실이나 불법 대부업체의 유혹에 빠지기 전 반드시 공적 구제망의 문을 두드릴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광고 탓에 빚을 정리하기 위해 또다시 대리인 수임료라는 빚을 진 청년들을 볼 때가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청년동행센터(1644-0120)는 전액 무료로 채무상담과 공적 채무조정(개인회생·파산·워크아웃) 연계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마음건강 지원 사업에 연계하고 긴급 생계비까지 원스톱으로 아우릅니다”라며 공적 상담센터 활용을 당부했다. “실패는 청춘의 과정일 뿐이며 넘어졌더라도 모든 책임을 청년 혼자 짊어질 필요는 없다”고 단호히 말하는 이재원 상담관. 그의 흔들림 없는 공감과 청년동행센터의 따뜻한 손길이 있기에 빌딩숲 그늘 속에서도 우리 시대 청년들은 다시금 내일의 희망을 설계할 위로와 용기를 얻고 있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