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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지하보도, ‘청소년 끼 공간’ 변신

영등포 청소년 자율문화공간 ‘언더랜드’

등록 : 2019-04-25 16:15 수정 : 2019-04-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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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오래되어 방치된 지하보도였다. 사람이 다니지 않아 우범화가 우려되던 곳이다. 2009년 폐쇄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한양아파트 앞 교차로 지하보도 얘기다.

반전이 일어났다. 이곳의 쓰임을 고민하던 영등포구가 2년가량 공사한 뒤 2019년 4월, 청소년을 위한 쉼터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바로 청소년 자율문화공간 ‘언더랜드’(사진)다. 작년 말에 청소년 100명이 모여 청소년 정책을 논의했던 ‘청소년 타운홀미팅’에서 가장 많았던 의견이 ‘청소년들을 위한 휴식 공간과 쉼터’였던 만큼, 청소년 전용 공간은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언더랜드는 오롯이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다. ‘청소년들이 자율적으로 만들어가는 청소년만의 지하세계’라는 의미로 청소년들이 이름을 지었다. 약 853.79㎡(258평) 공간에 동아리실·북카페·오락실·휴게실·소극장까지 갖추고, 영등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위탁관리를 맡아 직원 2명이 상주하며 관리한다.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여가생활을 즐기는 동시에 공연, 동아리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하면서 자기 안에 끼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언더랜드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자유로운 분위기다. 오락실에는 당구대와 농구대, 에어하키와 코인노래방까지 실제 오락실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놀거리가 가득하다. 북카페에는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과 책이 벽면 가득히 차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보드게임을 하면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거나 푹신한 소파에 앉아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정기적으로 영화를 상영하고, 밴드 공연도 열어 다양한 문화 활동을 누릴 수 있다.

언더랜드에서는 다양한 동아리 체험도 할 수 있다. 요일별로 다른 프로그램이 상시적으로 운영되는데,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고 한 달에 한 번 저자와 만나기도 하는 ‘독서&글쓰기 모임’, 춤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모여 함께 댄스를 배우는 ‘댄스 동아리’, 보드게임을 만들어볼 수 있는 ‘보드게임 제작 동아리’ 등이 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면서 관심 있는 분야를 직접 경험하고, 진로를 고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상시 프로그램 말고도 5월25일에는 청소년들의 댄스 경연대회인 ‘언더랜드 댄스대회 101’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행사도 열어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언더랜드는 13~19살의 청소년으로 구성된 청소년자치기획단이 주체가 되어 동아리 활동과 자치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자기들만의 아지트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시험하면서 꿈과 미래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언더랜드의 운영 시간은 화요일에서 금요일은 오후 1~9시,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10시~오후 6시이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가는 방법은 9호선 샛강역 2번 출구로 나와 450m 직진하면 된다.

여의주 영등포구 홍보전산과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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