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 핫 플레이스

책과 음악이 있는 청소년 열린공간

성북구 월곡꿈그림도서관

등록 : 2018-01-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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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월곡동 동덕여대오거리에 오면 조금은 낯선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좌우로 기다란 하얀 외양에 창가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책이 감각적으로 진열되어 있다.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눕거나 서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 사람, 또는 헤드셋을 끼고 음악에 푹 빠진 사람들이 보인다. 성북구의 열 번째 공공도서관이자 청소년특화도서관인 월곡꿈그림도서관(사진)이다. 지상 1층 340㎡(약100평)의 작은 도서관이지만 ‘마을민주주의’가 오롯이 담긴 공간이다.

‘도서관과 마을민주주의?’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도서관을 가장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당연히 마을 주민이다. 그러나 이들이 도서관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은 도서관 시설이 완성된 뒤, 개관식 행사에서이다. 그 뒤로는 위탁기관이 운영하고 주민은 이용객이 된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월곡꿈그림도서관은 시설의 건립, 도서관 운영까지 주민이 중심에 있다. 단순히 건물을 지어 제공하는 방식을 탈피하겠다는 성북구청의 의지와 도서관의 콘셉트부터 운영 방식까지 직접 참여한 주민의 의지가 어우러졌다.

성북구는 관장과 사서를 지난해 개관 7개월 전에 채용하고 이들이 주민과 마을 속으로 들어가 도서관의 콘셉트를 잡도록 했다. 지역 공동체와 종교기관, 인근 초·중·고·대학교까지 37개 단체 148명에게 건립과 운영 방향을 물었다. 사흘에 걸쳐 진행된 거리투표에는 주민 1130명이 참여했다. 주민투표 참가자 70%(788명)가 청소년 특화도서관을 원했고, 그렇게 7월22일 청소년이 주인인 도서관이 탄생했다.

운영 방향을 결정한 뒤로는 청소년 52명으로 구성된 ‘독(讀)한 친구들’이 도서관의 동행 주체로서 창립총회를 열고 5개 분과를 꾸려 도서관에 담고 모을 내용, 또래들에게 알리고 만날 방안을 고민했다. 이들은 청소년 우선 좌석 운영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소장 자료도 청소년 특화도서관이라는 특색을 듬뿍 담았다. 최신 만화와 웹툰은 물론 에스디(SD·외장메모리)앨범, 청소년 징검다리 문학, 진로·직업 관련 서적 등 1만여 권의 자료를 구비했다. 일반 성인을 위한 문학·비문학 자료도 더해 지역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이 가장 만족하는 서비스는 단연 공공도서관 최초로 도입한 청음 코너다. 아이리버·그루버스와 협력해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디지털 공간, 소규모 세미나실, 전시 공간 등을 갖춰 열린 도서관을 만들었다. 인근 대학 청년 모임, 주민 생활문화단체가 특기를 살려 마을강사로 참여하거나 도서관 내 갤러리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등 청소년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도서관은 청소년을 주축으로 지역 청년과 주민이 함께하는 민·관·학 협치의 장이 되었다.

월곡꿈그림도서관은 성북구와 성북문화재단이 공유성북원탁회의, 동별 예술마을 만들기 등 축적한 마을민주주의를 도서관에 도입한 첫 사례로, 모두가 주인이며 또 모두에게 열린 도서관이다.


신은주 월곡꿈그림도서관장, 사진 성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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