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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제4회 위례 트리니팅 행사에서 서강석 구청장 등 참석자들이 어린이들의 작품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
트리니팅×북적북적 로스쿨 협력
위례 세 지역 상징 꽃으로 엮어 화합
주민이 주도하고 기관은 돕고 배려 송파구 위례호수공원 나무 132그루가 겨울을 나기 위해 알록달록한 뜨개옷을 입었다. 지난 8일 열린 ‘제4회 위례 트리니팅(뜨개옷 입히기)’ 행사는 위례동 주민들이 주도해 기획하고 주민센터와 구청이 돕는 공동체 축제였다. 2022년 주민 주도로 구성된 봉사 모임인 ‘트리니팅’(tree-knitting)은 위례의 대표적인 마을 공동체 사업으로 주민들이 직접 짠 뜨개 작품을 나무에 입혀 따뜻한 거리 풍경을 만드는 활동이다. 올해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또 다른 마을 공동체 모임인 ‘북적북적 로스쿨’과 함께해 행사 규모를 키웠다. 이날 행사에는 서강석 구청장 등 주요 인사와 주민 등 약 100명이 참석해 뜨개옷 입히기를 축하했다. 30분에 걸쳐 내외빈 소개와 인사말 등이 끝나자 어린이 도슨트들이 나서 참석자들에게 뜨개 작품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이어 북적북적 로스쿨의 그림 전시회에 출품된 어린이 작품에 대한 설명도 뒤를 이었다. 두 공동체 모임은 뜨개질과 동화책 읽기 활동도 다르고 어른들과 아이들로 회원도 달라 공통점이라고는 없어 보였지만 주민들이 나서니 하나가 됐다. 법과 관련한 책을 읽어주는 ‘북적북적 로스쿨’을 올해 처음 시작한 강민정씨는 “뜨개옷 입히기 모임에서 우리 활동을 알고 아이들에게 정직을 가르치는 취지에 맞춰서 뜨개질 주제를 찾아보겠다고 먼저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협업을 제안한 이는 주민 봉사자인 강보영 뜨개질 강사였다. 그는 북적북적이 사용하는 동화책 내용에서 정직을 소재로 삼아 뜨개 문양으로 표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서로 머리를 맞댄 결과 올해 행사 주제를 ‘정직·배려·포용'으로 정하고 두 모임은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 뜨개옷 입히기는 송파뿐만 아니라 경기도 하남·성남까지 세 지역 주민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례 지역이 송파·하남·성남이 맞닿은 곳이기에 봉사자의 3분의 1가량이 하남과 성남 주민이다. 강보영 강사는 “뜨개는 여러 마을을 잇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로 엮는 과정”이라며 “정직뿐 아니라 하남의 은방울꽃, 송파의 왕벚꽃, 성남의 철쭉 등 세 지역을 상징하는 꽃들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만들어 배려와 포용의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뜨개옷 입히기 주민 봉사단 대부분인 60여 명이 올해 뜨개질에 참가해 8월부터 약 석 달 동안 매주 두 시간 씩 모여 작품을 완성했다. 북적북적 로스쿨은 강민정씨가 현직 변호사인 배민철씨와 함께 동화책을 읽어주며 법과 정직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마을 공동체 모임이다. 위례동 어린이집 3곳의 6~7살 어린이와 초등학교 1곳 2학년 아이들 약 300명을 대상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수업을 진행했다. ‘법’을 주제로 한 동화책을 읽고, ‘정직’ 등의 의미를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이 가운데 선정된 그림 작품 48점이 이날 행사에 전시돼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아낸 ‘정직한 마을 만들기'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림들은 ‘정직’에 대해 새롭고 넓은 의미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강민정씨는 “아이들에게 ‘정직한 게 뭐야?’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나라를 지키는 것’ ‘빨간불에 건너지 않는 것’ ‘동생 걸 몰래 먹었다가 솔직하게 말한 것’ 등 다양한 답을 내놓는다”며 “어른들은 정직을 단순히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틀에 박힌 생각을 하기 마련이지만 아이들은 훨씬 다양한 생각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의 이런 다양한 생각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라며 이런 주제를 담아 그림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마을 공동체 모임의 협업 과정은 구청과 주민센터 등 여러 기관의 도움도 빛났다. 특히 행사 준비 과정에서 주민센터는 중심 역할을 맡았으며 도서관에 협조를 요청해 그림 전시에 필요한 책을 마련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강민정씨는 “이번 행사는 서로 다른 활동을 해오던 주민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 만들어낸 결과”라며 “주민과 아이, 공무원까지 모두가 함께 움직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두 마을 공동체 모임이 나선 이날 행사는 주민이 스스로 기획하고 함께 실행함으로써 주민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계기가 됐다. 위례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설치된 뜨개옷 작품은 내년 3월 초까지 전시된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위례 세 지역 상징 꽃으로 엮어 화합
주민이 주도하고 기관은 돕고 배려 송파구 위례호수공원 나무 132그루가 겨울을 나기 위해 알록달록한 뜨개옷을 입었다. 지난 8일 열린 ‘제4회 위례 트리니팅(뜨개옷 입히기)’ 행사는 위례동 주민들이 주도해 기획하고 주민센터와 구청이 돕는 공동체 축제였다. 2022년 주민 주도로 구성된 봉사 모임인 ‘트리니팅’(tree-knitting)은 위례의 대표적인 마을 공동체 사업으로 주민들이 직접 짠 뜨개 작품을 나무에 입혀 따뜻한 거리 풍경을 만드는 활동이다. 올해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또 다른 마을 공동체 모임인 ‘북적북적 로스쿨’과 함께해 행사 규모를 키웠다. 이날 행사에는 서강석 구청장 등 주요 인사와 주민 등 약 100명이 참석해 뜨개옷 입히기를 축하했다. 30분에 걸쳐 내외빈 소개와 인사말 등이 끝나자 어린이 도슨트들이 나서 참석자들에게 뜨개 작품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이어 북적북적 로스쿨의 그림 전시회에 출품된 어린이 작품에 대한 설명도 뒤를 이었다. 두 공동체 모임은 뜨개질과 동화책 읽기 활동도 다르고 어른들과 아이들로 회원도 달라 공통점이라고는 없어 보였지만 주민들이 나서니 하나가 됐다. 법과 관련한 책을 읽어주는 ‘북적북적 로스쿨’을 올해 처음 시작한 강민정씨는 “뜨개옷 입히기 모임에서 우리 활동을 알고 아이들에게 정직을 가르치는 취지에 맞춰서 뜨개질 주제를 찾아보겠다고 먼저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협업을 제안한 이는 주민 봉사자인 강보영 뜨개질 강사였다. 그는 북적북적이 사용하는 동화책 내용에서 정직을 소재로 삼아 뜨개 문양으로 표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서로 머리를 맞댄 결과 올해 행사 주제를 ‘정직·배려·포용'으로 정하고 두 모임은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 뜨개옷 입히기는 송파뿐만 아니라 경기도 하남·성남까지 세 지역 주민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례 지역이 송파·하남·성남이 맞닿은 곳이기에 봉사자의 3분의 1가량이 하남과 성남 주민이다. 강보영 강사는 “뜨개는 여러 마을을 잇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로 엮는 과정”이라며 “정직뿐 아니라 하남의 은방울꽃, 송파의 왕벚꽃, 성남의 철쭉 등 세 지역을 상징하는 꽃들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만들어 배려와 포용의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뜨개옷 입히기 주민 봉사단 대부분인 60여 명이 올해 뜨개질에 참가해 8월부터 약 석 달 동안 매주 두 시간 씩 모여 작품을 완성했다. 북적북적 로스쿨은 강민정씨가 현직 변호사인 배민철씨와 함께 동화책을 읽어주며 법과 정직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마을 공동체 모임이다. 위례동 어린이집 3곳의 6~7살 어린이와 초등학교 1곳 2학년 아이들 약 300명을 대상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수업을 진행했다. ‘법’을 주제로 한 동화책을 읽고, ‘정직’ 등의 의미를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이 가운데 선정된 그림 작품 48점이 이날 행사에 전시돼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아낸 ‘정직한 마을 만들기'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림들은 ‘정직’에 대해 새롭고 넓은 의미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강민정씨는 “아이들에게 ‘정직한 게 뭐야?’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나라를 지키는 것’ ‘빨간불에 건너지 않는 것’ ‘동생 걸 몰래 먹었다가 솔직하게 말한 것’ 등 다양한 답을 내놓는다”며 “어른들은 정직을 단순히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틀에 박힌 생각을 하기 마련이지만 아이들은 훨씬 다양한 생각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의 이런 다양한 생각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라며 이런 주제를 담아 그림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마을 공동체 모임의 협업 과정은 구청과 주민센터 등 여러 기관의 도움도 빛났다. 특히 행사 준비 과정에서 주민센터는 중심 역할을 맡았으며 도서관에 협조를 요청해 그림 전시에 필요한 책을 마련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강민정씨는 “이번 행사는 서로 다른 활동을 해오던 주민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 만들어낸 결과”라며 “주민과 아이, 공무원까지 모두가 함께 움직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두 마을 공동체 모임이 나선 이날 행사는 주민이 스스로 기획하고 함께 실행함으로써 주민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계기가 됐다. 위례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설치된 뜨개옷 작품은 내년 3월 초까지 전시된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