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캠프’에서 본 성공 스타트업

“복지에 힘을 쏟는다, 스타트업 성공의 다리를 놓는다”

‘디캠프’에서 본 성공스타트업 ⑩ ‘아이돌봄 서비스에서 정신건강 상담까지’ 디캠프의 다양한 복지정책

등록 : 2022-10-06 15:51 수정 : 2022-11-2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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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프론트원 1층에 위치한 아이돌봄시설인 ‘자란다 키즈존’. 2021년 4월 문을 연 키즈존은 은행권창업재단 디캠프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복지정책 중 하나다. 디캠프는 입주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초기 스타트업의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자란다 키즈존’은 여성 인력이 좀더 쉽게 스타트업계에 참여할 수 있게 하려는 디캠프의 의지가 반영된 복지사업이다. 사진 디캠프 제공

유명 스타트업의 복지 뛰어나지만

신생 스타트업에는 ‘먼 나라’ 얘기

하지만 복지는 성장 위한 ‘필수 요소’

디캠프, ‘다양한 복지 시행’ 갈증 해소

여성들 스타트업 참여 높이는 키즈존

신체 및 정신건강 위한 프로그램 운영


복지몰 운영과 문화공연, 큰 호응 얻어

“복지정책 덕에 좋은 인재 영입 가능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꼭 보답할 것”

‘멋진 성공과 풍성한 복지로 가기 위한 마중물.’

은행권창업재단 디캠프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복지정책의 역할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디캠프는 현재 선릉 디캠프 본사와 마포 프론트원에 입주한 160여 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구내식당에서부터 아이돌봄서비스, 웰니스, 그리고 정신건강 상담과 문화에 이르는 다양한 복지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마중물’이라는 평가는 디캠프에서 실시되는 이런 복지정책들이 결국 스타트업 성공에 보탬이 되면서 구성원들에게 더 큰 복지로 돌아가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마포 프론트원 지하 1층에 있는 구내식당과 식당에서 제공하는 점심. 디캠프는 “저렴한 가격에 잘 짜인 식사를 매일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복지”라고 판단해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디캠프 제공

사실 ‘스타트업과 복지’는 가깝고도 먼 관계다. 잘나가는 스타트업의 복지는 대기업 못지않다. 아니 대기업보다 좋은 복지제도를 갖춘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곳들은 대부분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복지정책은 엠제트(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인재를 유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층은 급여 못지않게 복지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생 스타트업은 얘기가 다르다. 생존과 성장을 위한 투자 유치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신생 스타트업의 경우, 직원 복지에 신경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직원들을 만족시킬 만한 복지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재원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지만, 좋은 복지 기획을 짜는 데도 전문 인력을 비롯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복지제도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다. 복지가 약하면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좋은 인재가 들어오지 않으면 스타트업은 성장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신생 스타트업에 복지는 부담스럽지만 꼭 필요한 일인 셈이다. 디캠프가 전체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복지제도는 이런 ‘현실’과 성공한 ‘미래’를 연결하는 마중물이자 다리 구실을 한다.

복지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한 디캠프의 복지정책도 빠르게 증가해왔다. 특히 디캠프가 마포에 있는 프론트원을 운영하기 시작한 2020년 7월 이후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프론트원은 지상 20층에 연면적 3만6259㎡ 규모로, 스타트업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기관이다.

디캠프가 프론트원 운영 2년차인 2021년에 1차적으로 시행한 복지제도는 구내식당과 아이돌봄시설이다.

2021년 2월 문을 연 지하 1층 구내식당의 경우 현재 식대가 5500원이다. 디캠프는 구내식당을 운영과 관련해 “저렴한 가격에 잘 짜인 식사를 매일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복지”라고 설명한다.

마포 프론트원 지하 1층에 있는 구내식당과 식당에서 제공하는 점심. 디캠프는 “저렴한 가격에 잘 짜인 식사를 매일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복지”라고 판단해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디캠프 제공

디캠프는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프론트원 건물 1층에서 아이돌봄시설 ‘자란다 키즈존’ 운영을 시작했다. 사실 가장 접근성과 활용도가 좋은 건물 1층에 아이돌봄시설을 두는 것에 디캠프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디캠프 입주 스타트업 중 아이를 키우는 임직원은 10% 남짓이기 때문이다. 만일 1층 공간을 홍보존 등으로 운영하면 전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아이돌봄시설을 설치하면 10% 정도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디캠프는 홍보존이 아니라 아이돌봄시설을 택했다. 무엇보다 여성 인재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재 디캠프 입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 임직원은 전체의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 고용 비율 38~40%와 비교할 때 상당히 낮은 수치다. 디캠프는 이런 낮은 여성 임직원 비율이 스타트업 특유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스타트업의 경우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 수시로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해야 하는 등 변수가 많다. 이런 상황 탓에 특히 육아기 아이를 둔 여성의 경우 스타트업에서 일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디캠프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스타트업에서도 아이를 돌보며 일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디캠프 제공

디캠프는 올해 들어서면서 복지 서비스를 △건강검진 지원 △복지몰 운영 △문화프로그램 △웰니스와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으로 더욱 폭을 넓혔다.

먼저 디캠프는 2022년 스타트업 대표와 임직원들의 건강검진 비용 25만원을 지원하는 ‘건강검진 지원 프로그램’과, 1인당 최대 40만원까지 복지플랫폼 ‘베네피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복지몰 프로그램’를 시행했다. 복지몰 프로그램은 전국 3700여 개 기업이 이용하는 ‘베네피아’에서 건강관리, 자기계발, 영화나 공연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두 프로그램은 지난여름 공지됐는데, 곧바로 건강검진은 101명이, 복지몰은 400명이 지원해 조기 마감됐다. 이 두 프로그램은 디캠프가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협약을 맺고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디캠프는 올해 입주 스타트업 임직원들의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우선 디캠프가 신체건강을 위해 지난 8월부터 새롭게 시행한 ‘웰니스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프론트원 19층 웰니스존에서 일주일에 3~4차례 점심과 저녁 시간을 활용해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으로 진행됐다. 1회 15명의 신청자는 ‘행동분석 헬스케어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캠프의 패밀리사 ‘임프레시보 코리아’ 소속 전문 강사들의 지도를 받는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은 입주기업들의 좋은 반응에 힘입어 10월에도 다시 진행되고 있다.

스타트업 임직원들이 특히 취약한 분야인 정신건강을 위해서 지난 9월 한국성장금융의 후원으로 프론트원 3층에 ‘찾아가는 심리 상담실’을 열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심리 상담실에서는 9월부터 마포 프론트원 입주사 임직원 약 990명을 대상으로 무료 상담을 지원해오고 있다. 선릉 디캠프는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지난 9월부터 프론트원 3층에 문을 연 ‘찾아가는 심리상담실’에서 진행되는 상담 모습. 사진 디캠프 제공

디캠프는 10월부터는 선릉에 위치한 디캠프의 입주사 임직원을 위한 비대면 온라인 상담도 지원한다. 종합 마음 검진을 제공하는 이번 비대면 상담 프로그램은 ‘오웰헬스’가 맡았다. ‘오웰헬스’는 서울의대 출신 의사 창업자들과 네이버 출신의 개발자, 디자이너가 모여서 설립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디캠프는 또 올해 ‘문화를 통한 복지’ 정책도 시행했다. 지난 6월8·9일 선릉디캠프와 프론트원에서 진행한 ‘고마워 엔니오’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고마워 엔니오’는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에 참여했던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1928~2020)의 음악을 실내 5중주(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건반) 라이브로 연주하고, 모리코네와 관련된 영화도 함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디캠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입주기업 임직원들의 감성에너지가 높아지기를 기대했다고 한다.

디캠프가 이렇게 다양하게 복지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데 대해 입주기업 임직원들은 회사의 성장과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영어 선생님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제로엑스플로우의 김홍현 대표는 “정신건강 상담과 건강검진, 그리고 복지몰과 문화프로그램까지 디캠프의 복지 프로그램은 종합선물세트 같다”며 “디캠프가 이렇게 복지에 신경을 써준 덕에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해 좋은 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제로엑스플로우가 지난 8월 초 18억원 규모의 프로A시리즈를 마칠 수 있었던 데도 복지 프로그램 등 디캠프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며 “앞으로 더 노력해서 꼭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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