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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 제18기 신입생들이 지난 3월19일 입학식을 마친 뒤 교수,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노숙이란 말이 우리 사회에서 만들어지기 전에는 ‘부랑인’ ‘걸인’ 등으로 불리곤 했다. 단어는 분명한 철학적 가치를 동반한다. 노숙인은 필요에 따라 단속이나 정화하면 되는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실업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그리고 국가의 구조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서울역에는 사회구조적 문제로 실업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런 현상은 전국적 현상이기도 했다. 서울역 앞 거리에 노숙인이 집결하기 시작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적극적으로 일어났다. 이들을 위한 자립과 자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노숙인 권리선언이 2012년 정립됐다. 이러한 노력으로 노숙인 규모가 2016년 1만1340명에서 2021년 8956명으로 21% 정도 줄어든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노숙과 인문학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사실 인문학 교육과정을 18년간 이끌어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하며, 거리 노숙인분들에게 처음 인문학을 홍보할 때 가장 설득하기 어려운 점도 인문학이 자신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은 미국 얼 쇼리스 교수의 클레멘테 코스 인문학이 사회적 취약계층이 살아가는 데 큰 영향과 효과를 줬다는 검증을 기초로 시작됐다.
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시작된 성프란시스대학은 18년 동안 서울역 노숙인을 대상으로 인문학교육을 펼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10년 만에 ‘희망의 인문학’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성프란시스대학은 17년 동안 393명이 입학을 신청했고 269명이 수료해 입학생 68%가 수료증을 받았다. 수치상으로는 낮은 듯하지만 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보면 하루 일을 마치고 매주 3회 강좌와 1회 심화강좌를 1년 동안 성실히 임해야만 수료가 가능한 일이기에 매우 의미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입학을 위해서는 면접과정을 거치게 돼 있다. 신청한다고 무조건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면접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기도 하고 긴장이 흐르기도 한다. 교수진의 질문은 자신의 삶을 돌아볼 준비가 돼 있는지 등 구체적이다.
서울역 노숙인의 삶은 몸과 심리, 모든 것이 무너진 상태이기도 하다. 무엇을 먼저 세워야 할지 그리고 자신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를 되돌아봐야 하지만 자기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곤혹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자기 인생의 역사와 마주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란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편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봐야만 다시 설 수 있다. 성프란시스대학이 철학, 역사, 예술, 문학 등 인문학 강좌를 그동안 줄곧 고집해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번쯤은 죽음을 결심했던 당사자들에게 자기 자신의 과거와 전 영역을 되돌아보게 하는 인문학의 방법은 어찌 보면 가혹할 수 있지만,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18년 동안 목도해왔다. 과연 인문학이 노숙인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해 17년 동안 인문학 수료생 26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수료생 85%가 지역사회의 시민으로서 삶을 살고 있었다. 수료생들은 인문학을 통해 ‘인간관계 회복’ ‘자존감 향상’ 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인문학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노숙인’에서 ‘우리 사회의 시민’으로서의 삶을 세워준 힘에 인문학이 자리매김했다는 의미 있는 결과다. 이런 배경에서 서울시가 10년 만에 ‘희망의 인문학’을 다시 시작한다니 노숙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희망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서울역 노숙인의 삶은 몸과 심리, 모든 것이 무너진 상태이기도 하다. 무엇을 먼저 세워야 할지 그리고 자신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를 되돌아봐야 하지만 자기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곤혹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자기 인생의 역사와 마주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란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편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봐야만 다시 설 수 있다. 성프란시스대학이 철학, 역사, 예술, 문학 등 인문학 강좌를 그동안 줄곧 고집해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번쯤은 죽음을 결심했던 당사자들에게 자기 자신의 과거와 전 영역을 되돌아보게 하는 인문학의 방법은 어찌 보면 가혹할 수 있지만,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18년 동안 목도해왔다. 과연 인문학이 노숙인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해 17년 동안 인문학 수료생 26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수료생 85%가 지역사회의 시민으로서 삶을 살고 있었다. 수료생들은 인문학을 통해 ‘인간관계 회복’ ‘자존감 향상’ 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인문학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노숙인’에서 ‘우리 사회의 시민’으로서의 삶을 세워준 힘에 인문학이 자리매김했다는 의미 있는 결과다. 이런 배경에서 서울시가 10년 만에 ‘희망의 인문학’을 다시 시작한다니 노숙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희망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허용구ㅣ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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