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초구 "푸드트럭 창업 우리 구로 오세요"

이동 제한 규정 완화·창업아카데미 개최 등 ‘서리풀 푸드트럭’ 정책으로 활성화 지원

등록 : 2016-08-04 13:37 수정 : 2016-08-0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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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초구민회관 앞, 임재용 씨의 푸드트럭 ‘핫플와플’에서 손님 김영하 씨가 와플을 주문하고 있다. grimlike@hani.co.kr

“내 가게를 여는 꿈, 푸드트럭으로 가까워졌어요.” 자동차 딜러로 일하던 임재용(28) 씨는 6월23일 새 명함을 만들었다. ‘핫플와플’이란 이름을 가진 와플 전용 푸드트럭의 대표로 새 출발한 임 씨의 영업장소는 양재역 9번 출구에서 1분 거리인 서초구민회관 앞. 푸드트럭이지만 엄연히 지정된 장소를 갖고 있어 근처 다른 가게 주인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사업은 처음이라 준비만 3개월이 넘게 걸렸어요. 아직도 배워가는 중이에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이지만 손님을 맞고 조리를 하는 임 씨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임 씨가 파는 와플의 가격은 플레인와플 1500원부터 수제 블루베리크림치즈와플 2800원까지, 가장 비싼 것도 3000원을 넘지 않는다. 서초구가 지정한 자리라 임대료가 낮아서 가능한 값이다.

핫플와플과 나란히 선 푸드트럭 ‘순수이대떡갈비&청춘토스트’를 운영 중인 황도한(29) 씨 역시 ‘서리풀 푸드트럭’에 선정돼 창업과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하니 재료 구매부터 계약까지 스스로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불안했어요. 서초구청의 창업아카데미 수강도 도움이 됐지요.” 황 씨 역시 임대료 부담이 적기 때문에 육즙이 가득한 주먹 크기의 떡갈비를 1500원에 판다.

푸드트럭 ‘순수이대떡갈비&청춘토스트’에서 떡갈비를 굽고 있는 황도한 씨. 장수선 인턴기자 grimlike@hani.co.kr

임 씨와 황 씨의 새로운 출발을 가능하게 한 ‘서리풀 푸드트럭’ 사업은 청년창업 촉진과 푸드트럭 영업 활성화를 위해 서초구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중앙정부가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을 준다며 2014년부터 푸드트럭 유치를 추진했지만, 이동 제한과 비수기 수익 감소에 대한 보전 대책이 없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서 서초구가 직접 지원에 나선 것이다.

서초구는 지난 1월부터 푸드트럭 운영자들의 의견을 모으면서 지역 내 도시공원, 체육시설, 구청사 등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시설 15개소에 푸드트럭 영업 사전조사를 마쳤다. 2월에 푸드트럭 영업자 모집을 시작해 사업자 설명회, 영업자 선정과 계약을 한 달 만에 마무리했다. 3월에는 지역의 축제나 행사에 푸드트럭을 유치하도록 하는 ‘푸드트럭 활성화 계획'도 세웠다. 허가된 장소 안에서 이동해도 되는 ‘프리 존’ 실시는 푸드트럭의 장점인 이동성을 보장해 운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초구는 푸드트럭 운영자에게 창업아카데미 강좌 제공, 임대료 감면, 계약 기간 5년까지 연장 등의 지원과 함께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위생 상태 점검과 지도에도 행정력을 쏟고 있다. 뿐만 아니라 푸드트럭의 디자인도 지역 특성과 운영자 개성을 살릴 수 있게 했다.

서초구의 이런 노력으로 서리풀 푸드트럭에 대한 주민들의 호감도도 높아지고 있다. 임 씨의 푸드트럭에서 와플을 산 김영하(64) 씨는 “귀국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외국에서도 서울에 푸드트럭이 인기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한국 오면 꼭 먹어 보고 싶었는데, 맛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하반기부터 지난 4월 2차로 선발된 푸드트럭 8대가 문화예술공원, 양재천 등에 문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앞으로 청년 창업자뿐만 아니라 65세 이상 은퇴자, 한부모 가정,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에게도 푸드트럭 선발 우선권을 부여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 더불어 ‘프리 존’ 같은 서초형 푸드트럭 완화 방안이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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