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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박물관에 오지 못하는 연세암병원 병원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로봇을 활용한 원격 관람, 역사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지난해 유례없이 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도전과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여러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향해 한 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박물관은 ‘유물’과 ‘현장’을 바탕으로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창구를 만들어 시민과의 소통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용자는 온라인으로 전시를 관람하고 교육에 참여하면서 박물관을 직접 방문하는 기회는 줄었지만, 대신 언제 어디서든 박물관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비대면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은 상황 속에 디지털 기기 사용이 쉽지 않은 고령층, 정신적·신체적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박물관 문턱은 여전히 높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들의 박물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박물관에 오지 않고도 더욱 생생하게 전시를 관람하고 교육도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번에 도입한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tele) ‘함께 있는 것처럼’(presence) 느끼게 하는 차세대 화상회의 로봇이다. 관람자는 집에서 간단한 조작만으로 로봇을 원격조종해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이동시킬 수 있으며, 로봇에 설치된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전시물을 실제로 보는 것처럼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로봇에 장착된 모니터와 음향시스템을 통해 도슨트 등 박물관 관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해외에서는 주로 기업·학교·병원 등에서 원격회의·교육·진료 목적으로 사용해왔는데, 국내 박물관·미술관으로서는 처음 도입했다.
올해는 박물관에 직접 오기 어려운 환우를 대상으로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활용한 원격 관람과 역사 교육을 시범운영한다. 우선 병원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전시를 관람하며 강사와 질의응답할 수 있는 교육 운영을 통해 실제로 박물관에 온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시범운영이 끝나면 박물관을 직접 방문하기 힘든 장애인, 도서벽지 학급, 해외거주자 등 일반시민에게도 관람과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서울역사박물관은 시민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여러 시도를 해왔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유니버설디자인’을 주제로 한 ‘모두를 위한 박물관’ 학술대회를 열었고, 올해는 국립서울농학교(청각장애 학생 교육을 위한 국립 특수학교) 학생들과 공동으로 전시 수어해설 영상을 제작해 청각장애인에게 배포하는 참여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병원과 학교 등 외부 기관과의 협력관계를 다각적으로 확대해 박물관 문턱을 낮추려고 노력 중이다.
팬데믹 이후 미래의 박물관은 어떤 모습일까. 디지털 기술은 박물관의 변화보다도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AI), 홀로그램 등 기술이 적용된 실감체험 콘텐츠, 게임 방식을 결합한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 플랫폼,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3차원 가상세계에서의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메타버스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방식이 박물관의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도 현재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한층 강화한 실감 콘텐츠 및 체험존을 조성 중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지능정보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맞춤형 관람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텔레프레즌스 로봇 도입을 비롯한 서울역사박물관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노력을 통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경계를 초월해 박물관과 연결되고 더 쉽고 친근하게 교감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번 텔레프레즌스 로봇 도입을 비롯한 서울역사박물관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노력을 통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경계를 초월해 박물관과 연결되고 더 쉽고 친근하게 교감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배현숙 서울역사박물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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