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하천 ‘불광천’에 문화를 입히는 이유

기고 l 김미경 은평구청장

등록 : 2021-04-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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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 별빛거리’로 야경이 빛나는 불광천 모습.

저녁 무렵, 은평 불광천을 걷다 보면 마주하는 별빛이 있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기를’ ‘힘내라 은평’ 등 코로나19에 지친 주민들은 희망의 메시지에 각자 시름을 덜고 힐링이 된다. 새절역 인근 불광천변에 조성된 ‘불광천 별빛거리’ 사업은 주민과 관광객에게 위안을 주는 문화와 휴식, 관광의 명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불광천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 사업 중 하나다.

은평 불광천은 2000년 초반만 해도 비가 와야 물이 흐르는 건천이었다. 그곳은 한때 쓰레기와 악취로 가득했지만 2002년 우수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물이 흐르게 함으로써 자연 하천으로 거듭났다. 불광천은 원래 북한산 비봉에서 시작해 불광동을 기점으로 역촌, 응암, 증산 등을 지나 한강으로 흘러가는 서울 북서부에 있는 하천이다.

구의원 시절 불광천 인근에서 살면서 불광천의 생태하천 복원에 관심이 높았고 개선 사업에 힘을 보탰다. 불광천은 자생식물 군락지 조성 사업 등을 통해 악취를 줄였고, 수질 개선과 정화 기능 등으로 스스로 자생하는 하천으로 거듭났다.

요즘 불광천을 걷다 보면 가족끼리,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평화로운 얼굴의 주민을 많이 만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내적 스트레스를 받는 주민들이 그나마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곧 화려하게 피어날 벚꽃도 불광천 볼거리의 하나다.

주민을 위해서 불광천의 보행자 도로도 넓힌다. 자전거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보행자 도로도 확대해 걷는 사람들의 편의를 높이고 자전거 안전사고에 유의하려는 취지이다.

이러한 불광천이 문화예술의 거리로 거듭난다. 문화는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화 사업이 국가 경제와 지자체 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불광천에 문화를 입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는 8월이면 불광천에 미디어센터가 건립된다. 라디오 스튜디오, 다목적 미디어실 등이 들어설 미디어센터는 마을미디어를 비롯한 지역의 문화 자원을 미디어로서 모아내는 역할로 기대된다.


또한 디지털 영상 디스플레이 장치인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 다문화박물관 건립, 케이(K)팝 뮤직센터 건립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기반시설이 들어선다. 이외에도 더 많은 문화예술 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지 검토 중에 있다. 불광천에 문화 콘텐츠와 시설이 들어서면서 불광천은 본격적인 문화예술의 거리로 다시 태어난다.

도시화가 이뤄지면서 서울 어느 곳도 자연하천과 주민, 그리고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런 여건에서 문화예술의 거리 불광천은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이고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수색역 맞은편인 상암동은 각종 방송국과 연예인이 많이 모여 있어 한류 문화 체험을 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불광천으로 모이면 문화관광벨트가 구축될 수 있다. 이를 문화관광산업으로 육성해나간다면 은평의 먹거리와도 연결되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은평은 불광천뿐만 아니라 진관동에 국립한국문학관이 건립되고 창작예술마을, 한문화 체험시설도 만들어진다. 기존 한옥마을과 진관사,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등과 맞물려 문화관광 기반시설로 손색이 없다.

은평은 산과 천이 조화로운 자연의 도시이다. 여기에 문화와 관광이 결합하면 은평 도시의 브랜드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별빛 불광천이 문화의 부가가치로 인해 더욱 빛나기를 기원해본다.

김미경 은평구청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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