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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외침과 함께 스스로 불꽃으로 변한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지 49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 결실을 보는 데 반세기가 걸린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여전히 우리 주위엔 노동의 가치와 존엄을 보장받지 못하고,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가 있다. 산업재해로 해마다 1천여 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고 있으며, 노동 권익을 보장받지 못한 취약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또 어려운 관문을 뚫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과 아르바이트생들은 부당한 노동 행위에 시달리기도 한다.
서울시는 2015년 노동자의 삶을 바꾸는, 노동이 존중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서울형 노동정책 모델’을 세우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을 매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생활임금제, 노동시간 단축 등은 다른 지자체와 정부의 노동정책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올해도 서울시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고용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나선다. 지난 4년여 동안 ‘노동 존중 사회’ 기틀을 세우기 위해 탄탄한 토양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더 많은 노동자’가 ‘더 안전하게’ 일하고, ‘더 공평한 노동복지’를 누리는 싹을 틔우기 위한 지원이 중심이다.
일단 서울의 지역·산업 특성상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취약계층 노동자의 노동 3권 보장과 권익 사각지대 해소에 힘을 쏟는다. 현재 특수고용을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은 2.9% 수준이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노동조합을 할 수 있는 진정한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리운전 기사, 퀵서비스 기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설립을 적극 지원한다.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는 기존 4곳에서 5곳으로 늘리고, 특성화고 청소년 대상 노동인권교육을 확대해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도록 한다. 영세 사업장에 무료 노무 컨설팅을 해주는 마을노무사도 3배 늘렸다.
두 번째 주안점은 산업재해 없는 ‘안전한 일터 조성’이다. 노동자가 일하다 위험을 느끼면 일손을 놓을 수 있는 ‘작업중지권’의 실질적 보장이 첫 단계다. 산업안전법 제26조에 “위험이 발생하면 노동자는 작업을 중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해고 등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현장에서 지키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는 7월까지 상세 요건과 작업 중지 노동자 면책 조항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와 시 투자출연기관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6년 0.1명이었던 사고 사망 만인율을 2022년까지 0.05명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모든 노동자의 ‘공평한 노동복지’ 실현이 세 번째다. 불합리한 처우나 권익 침해를 당했을 때 쉽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현재 12곳에서 운영하는 ‘노동자종합지원센터’를 2021년까지 모든 자치구로 확대한다. 권역별 1곳씩 모두 5곳은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는 컨트롤타워고, 나머지 20곳은 지역의 노동환경을 반영한 특화 지원센터다.
올해 서울시의 정책은 노동조건을 실제로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체감형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삶과 직결되는 노동의 변화에 집중한 것이다.
지난 4월30일 종로구 청계천로 105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 제공
노동절을 하루 앞둔 지난 4월30일,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의 상징인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이날 박원순 시장은 “전태일기념관은 노동과 평화와 인권이 만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노동, 평화, 인권 이 세 단어는 비단 전태일기념관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민의 땀과 기쁨과 노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노동의 현장에도 평화와 인권은 깊숙이 뿌리내려야 하고 함께 만나야 한다. 노동권이 올라야 시민의 삶이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서울시만의 움직임이 아닌 시민, 정부, 노동조합 등의 협치로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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