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인상 뒤 승차 거부 줄어들까?…시 ‘택시경찰’ 도입 검토

이충신 기자, 택시회사에 취업하다 ⑦서울의 택시 정책

등록 : 2019-03-07 15:03 수정 : 2019-03-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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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요금 인상은 서비스 질 개선 위한 것”

여성 전용 택시서 완전월급제 시범 실시해 검토

구청에 위임했던 승차 거부 처분권 환수

승차 거부 완전 박멸 의지…민원 45% 감소

생존 위해 신기술 결합해 경쟁력 강화해야

적정 면허 대수보다 16% 공급 과잉

서울시 감차 계획 2017년 이후 중단 상태

3월부터 ‘택시산업 미래대응 회의체’ 운영


택시는 서울시에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과 자가용 승용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서울시 전체 교통수단 중에서 택시의 수송분담률은 1996년 10.4%였으나 점차 하락해 2006년 6.3%, 2017년 6.5%를 기록하고 있다. 택시 수송분담률의 하락은 외부적으로는 자가용 승용차 이용의 증가와 대리운전 보급, 전철 등 대중교통 개선 등의 변화가 주요한 원인이다. 이런 외부 환경의 변화는 택시 영업 수익의 악화와 택시 기사의 근무 환경 악화로 이어지면서 택시 서비스 질의 저하로 나타났다.

서울 택시는 하루에 약 130만 건씩 수송하는 준대중교통수단으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택시 기사 수와 운행 대수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일평균 법인택시 기사는 2014년에 견줘 21.7%인 6758명이 줄었고, 일평균 법인택시 운행 대수도 2143대(10.6%)가 줄었다.

택시업계는 현재 택시 기사의 승차 거부와 불친절 문제, 출퇴근 시간이나 심야 시간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택시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다. 이에 더해 우버에 이은 카카오 카풀 등 신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수송 서비스의 등장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카카오 카풀에 조심스럽다. 기술 혁신으로 시민의 편리성을 높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각종 규제를 받는 택시업계의 생존권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정부, 택시업계 등 이해 당사자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서울시는 택시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신기술을 결합해 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택시 요금 18.6% 인상, “불만 민원 이번엔 없었다”

서울시는 2월16일 새벽 4시부터 기본요금을 3천원에서 3800원으로 올렸다. 이번 택시요금 인상은 택시 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해 서비스 질을 높이도록 유도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전체 인상률 18.6% 중 6.8%는 운송 원가 보전분이고, 11.8%는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분이다. 사업자들은 기본요금 4천원과 심야 할증 시간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기본요금을 800원 올리는 선에서 결정됐다.

택시 기사 처우 개선분은 노사민전정 협의체에서 서울시 생활임금 수준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결정토록 권고한 것을 고려해 책정됐다. 서울시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평균 217만원이던 택시 기사들의 월수입이 275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양질의 운전기사 유입으로 서비스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택시업계는 이번 요금 인상이 업계가 요구한 기본요금 4천원과 심야 할증시간 확대 요구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5년4개월 만에 요금이 오른 터라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이다. 이와 비교해 시민들은 택시 비용이 늘어나 이용 횟수를 줄이거나 대체 수단을 이용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서울시는 이전에는 요금을 올리면 왜 요금을 올렸냐며 시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는데, 이번에는 요금 인상분을 택시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쓰기로 해서인지 신기하게도 시민들의 불만 민원이 조금도 없다고 주장했다.

완전월급제 시범 실시, 사납금 올려도 월급으로 되돌려받도록

서울시는 완전월급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택시회사와 운전기사들 사이에 세금 부담으로 경영 비용 증가, 운전기사들의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납입기준금(사납금)의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사문화된 전액관리제의 법적 취지를 살리고 서울시의 예산 부담 없이 택시 업계의 특성을 반영한 단계적 추진이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이를 위해 택시가맹사업자인 타고솔루션즈가 운영하는 여성전용택시 ‘웨이고 레이디’의 여성 기사를 대상으로 완전월급제를 시범 실시해 장단점 분석과 평가를 거쳐 확대 실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완전월급제에 가까운 급여 제도를 운용할 마카롱 택시도 이달 20일께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리스제를 도입했다. 일정액의 임대료를 내고 나머지 수입을 운전자가 가져가는 형태다. 대부분 시민이 택시요금 인상으로 늘어난 수입이 열악한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 사용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한편으로 택시회사만 배를 불리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이번 택시요금 인상은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택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가 가장 크다. 실제로 요금 인상으로 늘어난 수입이 택시 기사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는 서울의 전체 택시회사 254곳과 개별적으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요금 인상 후 6개월간 사납금을 동결하고, 이후 실제 늘어난 수입만큼 사납금을 올리고, 늘어난 사납금 중에서 4대 보험 등 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택시 기사 수입으로 되돌려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무 협약을 위반하면, 택시회사의 카드결제대금 중에서 처우 개선분만큼은 대금을 주지 않고 보류시키는 등의 불이익 조처도 포함했다.

승차 거부와 불친절, 뿌리 뽑겠다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의 가장 큰 불만은 승차 거부다. 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각 구에 위임했던 승차 거부 처분권을 전부 시로 환수했다. 서울시는 2월14일자로 승차 거부가 많은 택시회사 22곳, 730대에 대해 60일간 운행 정지 처분을 내렸다. 시민 불편을 덜기 위해 2월, 4월, 6월, 8월에 권역별로 나눠서 시행된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승차 거부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서울시는 처분 권한 환수 한 달이 지난 작년 12월, 승차 거부 민원이 307건으로 2017년 12월 553건에 견줘 45%(246건)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여 승차 거부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 전체 택시 불편 신고도 2018년 1356건으로, 2017년 1639건에 비해 283건 줄었다.

서울시는 프랑스 파리의 택시 경찰인 ‘보어’와 같은 제도 도입도 고민한다. 보어는 손님인 척하고 택시에 타서 불법 영업이나 승차 거부 등을 단속한다. 서울시는 일반 시민 중에서 모니터단을 모집해 이와 비슷한 제도를 만들겠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불량 사업자는 감차, 우량 사업자는 유지

2014년 서울시 용역조사 결과 서울시의 총 택시 면허 대수는 7만2171대로 적정 면허 대수 6만340대보다 1만1831대(전체 16.4%)가 과잉 공급됐다. 이 중 법인택시가 3786대, 개인택시가 8045대다. 서울시는 2016년 대당 보상액을 법인택시는 5300만원, 개인택시는 8100만원으로 책정하는 감차 계획안을 발표했다. 2016년 법인택시 24대, 개인택시 50대를 합쳐 총 74대를 감차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감차 계획은 진행되지 않았다.

택시 감차 보상 재원은 국비와 시비, 사업자 출연금과 부가세 경감액 인센티브로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사업자의 재원 부담액은 법인택시의 경우 국비 390만원, 시비 910만원, 사업자 출연금과 부가세 경감액 인센티브 4천만원씩을 분담한다. 개인택시는 국비 390만원, 시비 910만원, 사업자 출연금과 부가세 경감액 인센티브 6800만원씩을 분담한다.

하지만 감차 보상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이 감차 계획안을 보류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해 2017~2018년도분 감차 보상을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제4차 택시 총량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적용될 총량을 재산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불량 사업자는 감차, 우량 사업자는 유지’하겠다는 기조다.

택시산업 미래대응 회의체 운영

택시 기사의 고령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고령 운전자에게 택시자격유지검사제도를 시행한다. 65세 이상 69세까지는 3년, 70세 이상은 해마다 택시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령 운전자의 신규 택시업계 진입을 제한하기 위해 운전자격 응시 연령과 개인택시 사업면허 양수 연령을 65세로 제한하는 방안 등을 관련 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택시 기사 면허를 75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발달로 공유 경제 서비스의 확대에 따른 카풀과 ‘타다’ 등 택시 유사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서울시는 택시 산업과 상생·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3월부터 택시업계, 아이티(IT) 등 각계 이해관계자, 전문가, 시민단체, 공무원 등 15~20명 정도가 참여하는 ‘택시산업 미래대응 회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다. 택시 산업의 정책 방향 설정과 활성화 방안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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