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비인가 대안학교 교육비, 공교육 수준 지원

서울시, 서울형 대안학교 육성…3년간 45개 학교 지정, 1인당 교육비 880만원 지원 확대

등록 : 2019-02-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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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밖 청소년 8만여 명 추산

매년 1만 명씩 발생

55%가 고1 때 학교 그만둬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운영하는 비인가 대안학교인 하자작업장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각자 의견을 내놓고 교사들과 토론한다. 불안하지 않은 삶, 여유 있는 삶에 붙은 스티커들로 학교밖 청소년들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다. 서울시 청소년정책과 제공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 서울에만 8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이들 ‘학교밖 청소년’의 학습권을 위해 ‘서울형 대안학교’ 육성에 나선다. ‘학교 밖 청소년’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취학을 미뤘거나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 자퇴 등의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는 청소년”을 뜻한다.

서울시는 제도교육 밖에서 진학과 진로를 모색하는 서울 시내 청소년을 위한 ‘학교 밖 청소년 종합지원계획’을 지난달 확정하고, 시내 비인가 대안학교 가운데 자격 조건을 갖춘 학교를 서울형 대안학교로 지정해 공교육 수준에 준하는 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비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시비 지원이 기존 학교운영비의 40% 수준에서 70%대로 확대돼 학생 1인당 연간 교육지원비가 기존의 500만원 선에서 880만원 선으로 크게 높아진다. 이는 1인당 942만원에 이르는 공교육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올해 중에 서울 시내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를 벌여 실정에 맞는 학교밖 청소년 지원사업을 확대·강화하고,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밖 청소년들을 발굴·지원하기 위한 정부 각 기관 간의 협업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안학교 지원

서울시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총 45개의 비인가 학교를 순차적으로 서울형 대안학교로 전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서울형 대안학교에 대해 “입시 경쟁과 교과목 중심의 제도권 교육이 아닌 다른 틀의 교육이나 진로를 선택한 청소년들에게도 차별 없는 교육 환경과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형 대안학교가 되면 공교육 수준의 학생 교육비 외에도 교사 인건비 지원을 기존 2인에서 3인으로 늘리고, 1인당 지원금액도 월 20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늘어난다. 서울시는 기존의 82개 비인가 대안학교 가운데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3년에 걸쳐 해마다 15개의 학교를 단계적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 시내 비인가 대안학교들은 서울형 대안학교를 대체로 환영하면서, 대상 선정에서는 “전문 교육 분야, 학교의 특수성 등을 다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서울시는 비인가 대안학교 82곳 중 44개 학교(학생 950명)에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외에도 학교밖 청소년들의 진로 모색 활동을 돕기 위해 바리스타, 의상, 공작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 실습(인턴) 지원을 기존의 100명에서 300명으로 확대한다. 인턴십 대상자가 되면 한 해 동안 최대 2회에 걸쳐 석 달 동안 다달이 교통비·식비·학습비 명목으로 30만원을 지원한다. 또 검정고시와 각종 자격증 취득도 지난해 130명에서 300명으로 대상을 늘려 연간 100만원의 교육활동비를 지원한다. 대안학교 재학생 가운데 100명을 선정해 연간 150만원의 장학금도 지원한다.

학교밖 청소년 실태

2017년 현재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의 학교밖 청소년은 2015년 1만1144명, 2016년 1만950명, 2017년 1만1546명 등 해마다 평균 1만여 명씩 발생해 총 8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시기는 전체의 55%가 고등학교 1학년에 집중되고 있다. 학업 중단 이유로는 유학·출국이 60.2%로 가장 많고, 기타와 부적응이 36.7%에 달했다. 학교에서 벗어난 뒤에는 학업 활동 50.4%, 직업 활동 32.4%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6개월 동안 서울 시내 학교밖 청소년의 발생 원인, 이행 경로(교육·진로·사회참여 등)별 실태와 활동 상황, 공공·민간의 지원 현황과 청소년들의 정책적 욕구 등 학교밖 청소년 전반에 대한 종합 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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