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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북한산행, 오후 청장실 개방
민선 6기 중 500여 건, 1700여 명 면담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 접근성 향상
역사문화도시 세부 계획 착착 진행
근린 재생 활성화 사업 올해 말까지
1박2일 스토리텔링 코스 완성 목표
청소년 유해업소 100% 퇴출이 과제
강북 도시재생 성공에 매진할 터
최근 강북구는 우이신설 경전철이 개통돼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하늘이 도와 우이신설 경전철이 개통되고 역세권도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강북구는 이런 역세권 개발과 자연역사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 사업이 잘 융합한다면 서울에서도 으뜸가는 도시재생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박 구청장이 구청 옥상에 올라 북한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세 번째 구청장 임기를 시작한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여전히 매일같이 북한산을 오르고 날마다 오후 열린구청장실에서 민원을 들고 오는 주민들과 만난다. 3선 구청장으로서 정치적 계획을 묻자 그는 구청장실에 걸린 ‘事人如天’(사인여천·사람을 하늘같이 섬긴다는 뜻)늘 네 글자를 가리키며 “향후 진로? 그런 거 아예 생각 안 한다. 지금은 오로지 구민에 대한 봉사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역사문화 유산이 많은 강북구의 미래는 “역사문화관광도시로 특화되는 데 있다”면서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에 따른 역세권 개발과 도시재생 사업이 강북구만의 자연환경, 역사문화 유적과 잘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활성화되는 것이 발전의 관건이다. 강북 도시재생이 성공하면 대한민국이 다 되는 것이라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지도 반년이 지났다. 요즘 어떤 일에 주력하는가?
“매일 새벽 북한산에 오르며 주민들을 만나고 오후 2시부터는 구청장실을 개방해 민원을 듣는 등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데 집중한다. 구민 목소리 경청은 구정 운영의 기본이자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첫 임기를 시작한 2010년부터 하루 2시간씩 열린구청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민선 6기 4년 동안에는 500여 건 면담에 17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찾아주셨다. 민선 7기에도 이 원칙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
평소 강북구의 미래는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성과와 계획을 듣고 싶다.
“강북구는 역사문화관광의 중심 도시,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과 더불어 그동안 부족했던 교통 여건이 개선된 데 이어 지역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많은 시민이 우리 지역을 찾는다. 이에 발맞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역세권 개발 사업, 4·19사거리 일대 도시재생 사업을 비롯해 ‘너랑나랑우리랑 스탬프 힐링 투어’ 활성화, 우이동 만남의 광장 이용 활성화 사업, 진달래 어울림 숲 조성, 우이동 가족캠핑장 조성 등 관광벨트 세부 사업을 차분히 시행해나가겠다. 민선 7기에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는 우이구곡 관광 명소화 사업이 있다.”
강북구는 <강북으로의 특별한 여행>이란 책자도 펴낼 만큼 많은 근현대 역사문화 유산을 자랑하고 있다.
“강북구의 역사문화 유산은 동학혁명에서 4·19혁명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아우르고 있다. 3·1운동의 발상지인 봉황각, 민주화의 성지인 4·19묘지, 그리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6분의 묘역이 우리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역사와 문화를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애국선열을 선양하는 일이 된다고 생각한다. 관광벨트 사업의 가장 중요한 결실은 2016년 5월에 건립된 근현대사기념관이다. 기념관은 이준 열사를 비롯해 손병희, 이시영, 신익희, 김창숙, 여운형 선생 등 애국 순국선열 묘역 주변에 있어 이곳을 찾는 시민과 학생, 관광객들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예술인들이 일정 공간에 살면서 창작 활동을 하고 관광객에게 체험 기회도 주는 ‘예술인촌’ 완성과 우이동 먹거리마을 도로 확장 공사 등 주요 세부 사업이 마무리되면 시민들이 가족, 친지들과 함께 북한산 주변의 자연과 역사문화 자원들을 즐기는 1박2일 스토리텔링 관광 코스가 완성될 것이다.”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 후 주민들의 개발 욕구가 높아졌을 듯하다. 민선 7기 강북구 개발 정책의 기본 방향이라면?
“강북구의 도시개발 정책은 도시재생에 무게를 두고 추진한다. 먼저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높이는 일이 필수다. 그래서 도시재생 설명회, 워크숍 등을 열어 주민의 참여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 앞으로 강북구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재생을 위해 공동체 활성화에 주력하는 한편, 주민과 주민, 관과 주민 사이에 유기적 협력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강북구에서 추진하는 도시재생 사업 내용도 궁금하다.
“강북구의 도시재생 사업은 크게 다섯 분야에서 추진된다. 수요자 맞춤형 주택 공급을 비롯해 4·19사거리와 우이동 유원지 일대 도시재생, 주거 환경 관리 사업, 근린 재생 활성화 사업, 희망지 사업 등이 그것이다. 특히 개발 억제로 나타난 지역경제 침체, 산업의 쇠퇴, 건물 노후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근린 재생 활성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 올해 말까지 서울시 승인 절차를 거쳐 활성화 계획을 세우고 내년 상반기 실시설계(문건과 도면을 보고 건설할 수 있도록 항목별로 상세하게 한 설계) 후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도시재생 사업 추진으로 지역 발전 기반을 만들고 역사·문화 특화 중심지 사업에 힘쓰겠다.”
4·19사거리 일대 도시재생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4·19사거리 일대는 지난해 2월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지로 선정돼 앞으로 2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다. 지역 특색인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원 간 연결을 중심축으로 새로운 지역 가치를 창출할 생각이다. 우이동 일대 면적 약 63만㎡(약 19만910평)를 대상으로 풍부한 문화자원이 어우러진 중심 거점으로 조성할 것이다.”
얼마 전 수유1동 도시재생 활성화 대상지가 정부의 뉴딜 사업지로 선정됐다. 앞으로 이곳은 어떻게 바뀔까?
“수유1동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은 주민의 주거복지 증진과 생활 인프라 확충이 핵심이다. 이 사업의 정식 명칭은 ‘함께 사는 수유1동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이다. 주민과 함께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내면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뜻에서 정했다. 총 722억이 투입될 예정으로 저층 주거지를 보전하고 생활 편의 시설을 확충해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 구는 이 사업을 서울시 전체 도시재생 사업의 롤모델로 만들 생각이다.”
지역에서 풀어야 할 과제 한 가지를 꼽자면?
“우리 지역의 남은 과제는 청소년 유해 업소 100% 퇴출이다. 2015년 5월부터 청소년 유해업소 단속 활동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쯤 지난 현재 170개 업소 중 153곳이 없어졌다. 약 90%를 퇴출한 놀라운 성과다. 유관기관 합동으로 이룬 퇴출 운동의 성과는 구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대규모 캠페인과 홍보 활동을 펼친 덕분이다. 강북구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서를 위해 남은 유해 업소 17곳이 완전히 퇴출될 때까지 이 사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 구민들도 우리가 먼저 이런 업소를 절대 이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함께 목표를 이뤄주시길 당부드린다.”
마지막으로 주민 여러분께 한 말씀 하신다면.
“그동안 강북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개통된 우이신설 경전철은 구의 변화에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민선 7기에도 역사문화관광의 도시나 지속가능한 발전 도시 등 구의 역점 사업들이 지역 접근성 향상 덕에 더욱 많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 민선 7기 ‘희망강북’호는 흔들림 없는 여정을 이어갈 터이니 강북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저도 구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민생을 살피는 행정으로 보답드리겠다.”
3선 연임 제한으로 구청장 임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개인적으로 향후 정치적 진로에 대한 생각은?
“전두환 덕분에 정치판에 뛰어들어 오늘날까지 왔다. 인복이 많아 구청장 선거에서도 세 번이나 당선했지만, 만약 우리나라가 일찍 민주화됐다면 아마도 다른 일을 했을 것이다. 정치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나름 참 힘든 직업이다. (웃음) 정치적 진로나 계획을 지금 생각한다고 생각대로 되는 것인가? 인생이 원한다고 되고 싫다고 안 되고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현재는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구민들에게 봉사하는 데 집중한다는 마음뿐이다. 아무 생각 없이, 말 그대로 백지상태로. 지금부터 고민하면 마음만 흩날릴 뿐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인복이 밑천”…오랜 야당 당료 거친 3선 구청장
△민선5~6기(2010~2018) 강북구청장 △제4~5대(1995~2002) 서울시의원 △민주당 중앙당 기조실장(2008) △김대중(1998)·노무현(2002) 대통령 후보 강북갑 선대위 부본부장·위원장 △민추협(1984), 신한민주당(1985), 평화민주당(1987) 당료 △광주광역시 조선대 부속고, 조선대 정외과 △1959년 광주광역시 출생, 부인 최종임(62)씨와 1남1녀
박겸수(59) 강북구청장은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64.6%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했다. 정계 입문 후 구청장이 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기간을 민주당 계열에서 당료(정당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은 사람)로 활약했다. 민주당이 열린우리당 계열과 다시 통합한 뒤인 2010년 민선 5기 강북구청장 선거에서 이기고 6기를 거쳐 세 번째 구청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전투경찰 복무 중 광주민주화운동을 목격하고, 시민군의 일원이었던 대학 선배에게 감화돼 민주화운동 진영에 가담했다. 20대 때 재야 조직인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청년 회원이 되었으며, 평화민주당 당료로 일하던 1995년 첫 동시 지방선거 때 ‘당직자 전원 출마’라는 당의 결정에 따라 강북구 시의원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인 지역정치인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광주 출신인 그가 일찍이 강북구에 정치적 터를 잡은 것은 고모님이 살던 수유리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것이 인연이 됐다.
2002년 구청장에 도전했다가 2%가 부족해 낙선하고,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분당한 뒤인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명함도 안 받아주는 민심만 확인”하고 낙선했다. 그 뒤부터 열렬한 야권 통합파가 됐다. 2008년 민주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협상 때는 민주당 기조실장으로 있으면서 협상단에게 “민주당 당명만 살릴 수 있으면 다 주고 와도 좋다”고 했다 한다. 꼬마민주당 시절 노무현 의원을 처음 보고 “디제이(김대중 대통령) 다음은 저 사람”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구청장이 된 뒤 8년째 ‘사인여천’ 네 글자를 강북구정의 모토로 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정치 역정에 대해 한마디로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스스로 능력이 출중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역사는 진보하는 법이니, 군사독재는 절대 오래 못 간다는 대학 선배의 말에 감명을 받고 민추협을 제 발로 찾아갔고, 거기서부터 시작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같은 위인을 가까이 알게 됐다. 품 넓은 국회의원(김원길 전 의원)을 만나 젊은 나이에 시의원도 두 번 했다. 구청장이 된 것도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몇 번 떨어졌으니 이번엔 박겸수 한번 시켜보자고 한 분들이 많아서 될 수 있었다. 나는 인복이 많다. 그게 전부다.”
‘운빨’과 인복이 “정치적 밑천”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박 구청장의 좌우명은 <논어>의 ‘덕불고(德不孤) 필유린(必有隣)’이다. ‘덕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좋은 이웃이 있기 마련이다’는 공자 말씀은 본래 할아버지의 좌우명이었다. 그 할아버지는 손자의 이름에까지 겸손할 ‘겸’(謙)자를 넣어 일찍이 자신을 낮추는 자세를 가르치고자 했던 것 같다.
나를 있게 한 이것
하숙집 밤샘토론, “역사는 진보한다”
대학 시절 하숙방에서 밤을 새우며 박정희 유신 체제에 대해 토론했다. 충남 금산 사람으로 해병대 제대하고 복학한 선배가 열변을 토했다. “유신은 오래 못 간다. 역사는 진보하고 민주주의는 필연이니까. 그때가 되면 김대중도, 김영삼도 다 대통령이 될 거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삽화 김경래 기자 kkim@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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