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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도 모르던 생초보, 시민피디 되다

인터뷰 | 김미희 시민피디

등록 : 2018-09-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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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많은 사람이 서울문화재단 시민피디에 도전했으면 합니다.”

15명의 시민피디 중 한 명인 김미희(27·사진) 피디의 바람이다. 유튜브 채널 ‘여행자MAY’를 운영하는 김 피디는 시민피디가 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또한 시민피디가 되기 위한 조건이 촬영·편집과 같은 ‘기능’이 아니라 ‘관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 피디는 2017년 2월 다니던 스타트업 홍보 회사를 때려치우고 세계 여행길에 올랐다. 300여 일에 걸쳐 30여 개국을 여행했다. 동영상 촬영장비인 ‘고프로’를 갖고 떠났지만, 영상편집법도 몰랐다. 김 피디는 “며칠에 한 번씩 여행을 쉬는 날에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편집하는 법은 현지에서 유튜브로 배웠다. 초기에 만든 동영상들은 허접했지만, 점점 촬영과 편집이 좋아졌다 한다.

김 피디가 운영하는 채널에 하나둘 구독자가 생기더니,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동영상 100개에 구독자는 5만966명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전국 백화점 등지에서 강연 요청도 들어오고, <때때로 괜찮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더시드컴퍼니 펴냄)라는 여행 관련 책도 펴내면서 “회사 다닐 때보다 조금 수입이 나아졌다”고 한다.

이런 그에게 서울문화재단의 시민피디 활동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좀더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 피디는 스팍TV용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세계 여행이 아니라 ‘일상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생각하게 됐다. 사실 ‘인생이 여행’이라는 말이 있으니, 분명 일상은 인생이라는 긴 여행 중 한 토막을 이루는 작은 여행일 것이다. 이에 김 피디는 “앞으로 일상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일들을 일상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제작해 동영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시민피디 활동으로 얻은 소득이다. 김 피디는 “이전에는 서울에서 벌어지는 문화예술 행사를 전혀 몰랐는데, 시민피디 활동을 하면서 많이 알게 됐다”며 “이는 여행할 때 문화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어, 여행 크리에이터로서 나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

김 피디를 비롯해 현재 활동하는 시민피디들의 활동은 올해 말까지다. 내년에는 스팍TV가 또 다른 주인을 맞는다. 김 피디는 “문화예술, 영상제작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만나는 사람 누구라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글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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