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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마포·광진구 한 발 앞서 ‘남북협력조례 제정’

등록 : 2018-09-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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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중앙도서관에 마련된 남북문제와 평화 관련 책을 모은 특별 서가 ‘평화로 가는 길’. 2013년 2월 남북 교류 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마포구는 활발한 통일 기반 조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 남북 평화 분위기가 퍼져가는 가운데, 남북 교류협력 관련 조례와 기금을 설치해 운영하는 자치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강동·마포·광진 3개 구가 그 주인공이다.

강동구는 북한주민(단체)과의 경제·문화·체육 교류로 남북 화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2001년 10월 남북교류협력진흥기금 조례를 제정했다. 1984년 장대비가 내려 강동구 성내동이 수해를 입었을 때, 북한의 쌀과 생필품 등을 지원받았다. 1997년에는 강동구가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에 5천만원 상당의 구호품을 지원했다. 강동구는 이를 계기로 남북교류협력진흥기금을 설치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6억6천만원의 기금이 적립됐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단절된 뒤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활용한 실적은 없다.

강동구는 최근 남북 평화 분위기가 퍼지고 있어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진행되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동구 관계자는 “평양시 강동군과 ‘강동’이라는 지역명, 대도시 동쪽 외곽에 있다는 지리적 유사성, 선사문화 유적 보유지로서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다”며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면 강동군과 자매결연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마포구도 2013년 2월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2014년 5월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설치해 올해 6월 기준 2억5천만원의 기금을 적립했다. 마포구는 서울시나 중앙정부가 대북 지원사업을 추진할 때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을 세워놓았다. 마포구는 기금 조성을 위한 일반회계 전입금을 확대할 계획으로, 올해 추경을 통해 1억원의 기금을 추가 편성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6월 광진구가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곧 남북교류협력기금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04년 7월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기금을 설치·운용하고 있고, 올해 8월 기준으로 166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서울시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평양 조선종양연구소 지원, 북한 수해 복구 지원, 금강산 윤이상 음악회 지원 등의 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2010년 5·24 대북제재 조치로 남북 교류가 중단된 뒤부터는 6·15와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 학술회의 지원, 시민 대상 평화·통일 교육 등 통일 기반 조성에 치중해왔다. 올해 들어 남북 정상회담으로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2월 삼지연 관현악단 특별공연과 남북 태권도 합동 시범공연, 지난달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등 행사를 지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사진 마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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