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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개정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헌법을 개정할 때 국민의 건강권을 새롭게 추가하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 물론 현행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도록’(제36조 3항)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조문은 국가의 책임을 추상적이고 소극적으로 규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왜 그런가? 취약계층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건강 보호를 받아야 하고, 단순히 질병 치료만이 아니라 건강증진과 재활 등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등 국민의 건강에 대한 국가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건강권의 헌법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최근 퍼지고 있다.
이번 대통령 개헌안에서도 ‘모든 국민은 건강하게 살 권리를 갖는다’며 건강권을 천명했고, ‘국가는 질병을 예방하고 보건의료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해 기존 헌법 조문과 견줘 국가의 임무를 더 강조한 사항이 보인다. 이후 건강권을 두고 더 활발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여 반갑다.
지난 4월 초 서울시에서는 ‘모두가 차별 없이 누리는 건강서울’을 만들기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서울시 정책 여건을 분석해보니 서울 시민의 기대수명이 2010년 81.68살에서 2015년엔 82.28살로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건강 수준은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강 형평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 자치구 간 기대수명은 2015년 2.74살이나 차이가 났으며,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간 기대수명 격차도 5.9살이나 돼 대책이 시급하다.
이번 건강서울 발전 방안을 마련하면서 각종 통계뿐 아니라 직접 만난 대리기사나 노점 상인의 이야기 속에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국민의 건강 보호 과제가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벌이로 살아가는 분들은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더욱이 수술이나 입원을 하게 되면 치료하는 동안 일을 할 수 없어 더욱 빈곤하게 되는 실상을 호소했다. 즉, 건설 일용직 등 비정규직 취약 노동자는 몸이 아파도 쉴 수가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급여 수급자 간 만성질환 재입원율도 2배 이상 차이가 있어 지역·계층 간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시는 건강 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에 먼저 보건지소를 대폭 늘리고, 서울시 어디에 있든지 필수의료 서비스를 갖춘 공공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립종합병원을 권역별로 규모 있게 육성할 계획이다. 또 자치구 지역보건의료계획을 평가해 사업비를 차등 지원하는 등 지역 간 건강 격차 완화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계층 간 건강 격차 완화를 위해서도 일용직 등 비정규직 취약 노동자를 위해 입원할 때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찾아가는 방문간호사제도와 연계해 보건소 중심 마을 의사 제도를 시행해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만성질환 관리도 강화해나가겠다.
하지만 좀더 근본적으로 시민의 건강을 고르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더 많은 제도 변화가 필요하며 이때 헌법의 건강권 규정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새로 논의되는 헌법의 건강권 조문에 ‘질병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함이 훼손되지 않으며, 사회적 지위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나 ‘지역별로 국가 필수의료 이용에 차별이 없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 좋겠다. 더 나아가 국민 스스로 해당 지역사회의 건강문제 해결에 대한 자기 결정 권한을 보장하고, 이러한 국민의 건강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기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의 건강 문제를 더 자세히 살필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 이런 큰 방향의 보건의료 정책 패러다임을 헌법 조문이 제시한다면 실질적인 보건의료 분야의 지방분권도 더 큰 힘을 받지 않을까 기대한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소속 방문간호사가 어르신을 찾아가 건강 상담과 복지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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