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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버스 등 정책 구현
아파트 시세·핵심상권 영역 자료
대중교통 환승 데이터 등 눈길
자료 활용 위해 지방서도 상경
김보근 선임기자(오른쪽)가 빅데이터 전문가인 이원재 서울시빅데이터캠퍼스 주무관과 함께 지난 9월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빅데이터캠퍼스에서 ‘SKT 월별 유동인구 데이터’를 이용해 2016년 11월 촛불집회 참여 시민의 인적 구성을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에서 평일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이런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시빅데이터캠퍼스에서 에스케이텔레콤(SKT)이나 한국통신(KT)이 제공하는 월별·일별 유동인구 데이터를 활용해보면 좋다. 이들 데이터 속 유동인구 빈도를 시각화해 서울시 지도에 나타내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일수록 진하게 표시된다. 그렇게 지도에 표시된 진한 점들은 당연히 좋은 상권 후보지가 될 수 있다.
빅데이터캠퍼스는 이 밖에도 주거·교통·환경·교육 등 시민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빅데이터로 풀 수 있는 공간이다. 2016년 7월에 문을 연 캠퍼스는 현재 모두 4500여종의 데이터세트(자료 집합)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 데이터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보유 데이터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제공한 아파트시세 데이터, 중소기업청이 제공한 핵심상권 영역 자료, 서울시가 자체 생산한 대중교통 환승 데이터 등 빅데이터들이 눈에 들어온다.
빅데이터 캠퍼스 이용절차
빅데이터캠퍼스의 탄생 배경과 운영 방침은 ‘재활용과 공유’ 그리고 ‘협치를 통한 사회혁신’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빅데이터캠퍼스는 서울시가 2013년 이후에 진행했던 25개 빅데이터 분석에 쓰인 원본 데이터들을 재활용하는 데서 출발했다.
‘올빼미버스’로 불리는 심야버스 노선 최적 경로 분석, 우리 마을 골목상권 분석,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입지 선정 등 2013~2016년 서울시가 진행한 빅데이터 분석은 몇개의 빅데이터를 결합해서 종합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 결국 서울시 정책으로 구현됐다. 특히 2016년 2월1일 정식으로 개설한 골목상권 분석(golmok.seoul.go.kr)의 경우 택시 통행량, 매출과 소비 정보, 소득 데이터 등 모두 32개 분야 2100억개의 데이터를 분석해 골목상권 1008개를 지도 위에 구현한 것이다.
이상이 서울시 빅데이터기획팀장은 “이때 사용된 원데이터들을 모아 일반 시민들에게 열어놓은 장소가 빅데이터캠퍼스”라고 말한다. “많은 시민들이 빅데이터를 알게 되면 우리의 분석 목적과는 전혀 다르게 데이터 활용 방안을 찾아내는 등, 데이터의 용도가 무궁무진하게 넓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빅데이터캠퍼스의 자료들을 활용하기 위해 서울 시민들만이 아니라 울산 등 지방에서 아침에 여행가방을 끌고 오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고 전한다. 이렇게 여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시민들에게 열어놓는 공간이 아직까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런 ‘데이터 공유정책’ 실현을 위해 직접 독려에 나서기도 했다. 박 시장은 2014년 11월 서울시와 산하기관에 “지금까지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시민들에게나 앱 개발자에게 새로운 앱 개발의 가능성이 있는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발굴해 제공”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렇게 데이터를 모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협치’의 한 모델이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면서 사회혁신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더 많은 시민들이 빅데이터 분석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시와 시민이 함께 ‘사회혁신 생태계’를 구현하는 데 중요하다고 본다. 안정준 서울시 통계데이터담당관은 “빅데이터의 시민적 이용은 시민운동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지금까지 시민운동의 주된 자기표현 방식은 시위였지만,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사회 분석과 대안 제시도 중요한 영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빅데이터캠퍼스에 따르면, 지난 8월31일 기준으로 시민 참여 빅데이터 분석은 모두 10개 분야 269개 과제에 이른다. 그중 도시관리(68개), 산업경제(58), 교통(45) 등이 시민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분야이다. 빅데이터캠퍼스 누리집에는 현재 도시관리 부문에서는 ‘매출액 및 생존율 추정 모형을 통한 소상공인 맞춤형 정보 제고 방안’(2017년 8월17일)이, 산업경제 부문에서는 ‘데이터 리포트 엔진을 활용한 상권분석 보고서 고도화’(2017년 8월17일)가 가장 새로운 시민 참여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올라 있다.
최근에는 대학교의 교육 장소로 활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홍익대 도시공학과에서는 2016년 2학기부터 2017년 2학기까지 3학기에 걸쳐 ‘GIS와 도시공간분석 강의’를 빅데이터캠퍼스에서 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 학기 수업을 마칠 때 빅데이터캠퍼스가 보유한 자료로 빅데이터 분석을 해야 한다. 지난 1학기에는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서울시의 공원 입지, 공공 와이파이 효용성,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분포, 대학가 젠트리피케이션 등 다양한 주제로 분석을 진행했다.
정헌재 서울시 정보기획관은 “시민들이 빅데이터를 조금 더 가깝게 느끼고 활용하여 데이터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