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산율 반등 이끈 ‘밀착형 돌봄’

초점& 성동·노원·강동구, 현금성 지원 대신 ‘돌봄 공백 메우기’로 반전 성과

등록 : 2026-03-12 10:33 수정 : 2026-03-1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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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내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와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리고 있는 모습. 성동구 제공

부모 고충 해결한 ‘밀착형 행정’
성동구, 임신부터 입학까지 풀케어
노원구, 24시간 촘촘한 초등 돌봄
강동구, 다자녀 혜택과 특화 교육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며 끝없이 추락하던 대한민국의 출산 지표가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희망적인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0.80명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2025년 출생아 수의 경우 25만4500명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함으로써 인구 절벽의 끝자락에서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였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전국 최저 수준을 보였지만, 0.5명대에서 벗어나 0.6명대로 재진입하며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반등은 혼인 건수의 증가와 더불어 각 자치구의 밀착형 출산 지원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둔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0.8명을 회복한 성동구는 2년 연속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어 0.77명을 기록한 노원구(구청장 오승록), 0.76명인 강동구(구청장 이수희)가 그 뒤를 이으며 서울의 합계출산율 상승을 이끌었다.

합계출산율 상위 세 자치구 정책은 모두 돌봄 공백을 메꾸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일회성 현금 지원이라는 단편적인 해결책 대신 부모들이 실제 육아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정교한 행정 시스템으로 보완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환경을 구축한 것이 실질적인 수치 반등으로 이어진 셈이다.


서울 자치구 합계출산율 1위를 지킨 성동구의 비결은 임신부터 초등학교 입학 이후까지 이어지는 ‘단절 없는 돌봄’에 있다. 대표 정책인 ‘임산부 가사 돌봄 지원사업’은 2020년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도입돼 소득 기준과 상관없이 모든 임산부에게 가사 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성동구는 공보육 환경 조성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현재 총 80개의 국공립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며,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은 73.8%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한부모 가정에 대한 가사 돌봄 지원 횟수를 최대 15회까지 확대하고 장애인 가정 출산지원금 100만원을 신설했다. 산후조리비용 바우처 지원금 역시 기존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저출생 대응 종합계획 4대 분야 예산으로 총 1044억원을 편성하며 보육 안전망을 더욱 두텁게 만들고 있다.

노원구는 특히 맞벌이 부부의 긴급한 상황을 해결해주는 ‘안전한 보육 특구’ 전략이 돋보인다. 노원형 초등 돌봄 시설인 ‘아이휴센터’는 정책 효과를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다. 맞벌이 가정 등의 초등학생 자녀를 방과후에 안전하게 돌봐주는 이 시설은 전국 최초로 시작돼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으며, 현재 노원구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29곳을 운영 중이다. 구 직영 서비스인 ‘아픈아이 돌봄센터’는 48개월부터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병원 동행 서비스와 병상 돌봄 서비스를 무상 제공해 맞벌이 부부의 절실한 고민을 해결했다. 밤 12시까지 운영하는 ‘야간 안심 돌봄’ 서비스 또한 양육자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며 실질적인 양육 환경 개선을 이끌어냈다.

합계출산율 0.76명으로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강동구는 보편적 지원과 취약계층을 향한 선택적 돌봄을 조화롭게 결합했다. 이에 강동구는 강동형 다자녀특별장려금을 지원한다. 강동구에 동일 세대로 구성된 3자녀 이상인 양육가정에 신청 익월부터 막내가 6살이 되기 직전 달까지(71개월) 월 10만원을 지원한다. 4자녀 이상인 가정은 월 20만원이 지급된다. 또한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사업으로 관내 어린이집 교사 1인당 아동 수를 법정 기준보다 낮춰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드림스타트’ 사업을 통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아동에게 가정방문 상담과 장기 성장 계획을 제공하며 촘촘한 그물망 행정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아 코딩과 금융 교육 등 29개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신설해 교육적 수요가 높은 젊은 부모 세대의 필요를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치구들이 현장에서 증명해낸 ‘돌봄의 공공성’은 이제 서울 전역의 정주 여건 개선과 보육 인프라 확충의 기준이 되고 있다. 지역사회가 함께 정성을 다해 키워낸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인구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알리는 반전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채소라 객원기자 mylovelypizza@naver.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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