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도봉구 창동 청소년수련관 4층 자기주도학습관에서 자신의 변화를 자랑하는 차승우군. 김혜영 코치는 학습은 능력보다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원에서는 시켜서 하지만, 여기서는 내가 알아서 해야 해요. 풀고 싶은 문제도 공식을 따라 하지 않아도 돼요. 내 방식대로 문제를 풀다 보니 수학도 좋아지더라고요. 막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아! 꿈도 생겼어요. 난 작가가 될 거예요.”
도봉구 창동 시립창동청소년수련관 4층의 방 하나를 빌려 2016년 문을 연 서울시 자기주도학습관. 지난 3월부터 매주 두 차례 자기주도학습관을 찾고 있는 차승우(12·신학초 5)군은 거리낌이 없었다. 승우군이 보여준 플래너에는 이런저런 계획과 수행 여부를 점검하는 체크리스트가 빼곡했다. ‘유튜브 안 보기’는 지킨 날과 안 지킨 날이 표시돼 있었다. 플래너상의 ‘X’ 표시는 4월, 5월, 6월로 달이 바뀔 때마다 현저하게 줄어 있었다. 승우군은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했다.
“이제 2년 차인데요.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의 지난 1년 성과는 사실 높습니다. 참여 학생 70.8%가 자기주도성 향상이, 37.5%는 학교 성적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학원을 일부 또는 전면적으로 중단했다고 답한 학생도 43.0%입니다. 학부모 82.0%가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답했으니 사업 목적은 달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서울시 교육정책관 박춘종 주무관은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내년에는 서울 시내 18개 지역아동복지센터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자기주도학습이 사회·경제적으로 불리한 환경 탓에 생긴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2016년 12월 자기주도학습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조사한 ‘자기주도성 사전·사후 진단검사’ 결과도 박 주무관의 확신을 뒷받침한다. 검사 결과는 학생들의 자기조절능력, 자기효능감, 동기조절능력뿐만 아니라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 흥미도가 오르는 등의 성과가 있었음이 나타났다. 특히 도덕성과 리더십 등 인성과 관련된 7개 항목 모두에서도 좋아지는 성과(그래픽 참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 시작한 2기 학습자의 70%가 2016년 1기 참여 학생과 학부모의 추천으로 꼽고 있는 점도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의 효과를 입증한다.
사실 서울시가 자기주도학습을 지원하고 나선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각급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초기 모델의 성과는 미미했다. “학생들 수준에 맞게 맞춤형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다양한 수준의 학생이 함께 교육받는 우리나라 학교 사정으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숭실대학교 CK교수학습계발연구소 전규태 수석연구원은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자기주도학습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습의 목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부를 지식의 축적보다 학습자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현재의 나와 6개월 뒤 변화할 나를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공부인 거죠.”
서울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은 참여 학생들의 학습능력에 대한 종합진단검사부터 시작한다. 학생의 현재 학습능력을 분석하고 개선해야 할 사항을 점검하는 과정이다. 검사에 나타난 학생의 특성을 분석해 동기·인지·행동 3가지 분야 조절 과정을 거치면 학생 개개인이 가진 문제 대부분이 개선된다는 게 전 연구원의 설명이다.
종합진단검사를 기초로 진행되는 학습클리닉은 학생들의 자기조절능력과 교과 흥미 향상을 목표로 진행된다. 온라인 학습과 함께 노트 필기 방법 개선, 오답 노트 작성, 학습플래너 작성 등이 세부적으로 쓰이는 방법이다. 학생들의 학습 과정은 ‘자기주도학습지도사’ 지도로 진행된다. ‘코치’로 불리는 이들은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주간 플래너를 점검하고 학습 이력을 관리하는 등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개인별 포트폴리오 운영을 책임진다.
“코넬식 노트 필기법 등은 학원과 학교에서도 가르치기 때문에 이미 아이들도 다 알고 있어요. 다만 제대로 못 하는 거죠. 마음을 열고 기다려주면 아이들은 성과로 보답합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혜영(44) 코치는 코치로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이 자녀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며 “학습능력 부족은 학생 개인보다 환경이 문제”라고 말한다. 자기주도학습은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험 시기에 이탈자들이 생겨요. 당장 학교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리는 거지요.” 김 코치는 기다려주지 않는 환경을 가장 아쉬워했다. 학습관에서 만난 서용우(14·신도봉 2)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70점대에 머물렀던 수학 성적이 95점 전후가 됐다고 자랑한다. 자기주도학습에 참여하면서 “수동적이었던 자신이 능동적으로 변했다”고 말하는 서군은 2016년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은 초등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이 대상이다. 비용은 전액 무료고, 수업은 도봉구 창동 시립창동청소년수련관에서 한다. 문의 02-950-9686~9 글·사진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코넬식 노트 필기법 등은 학원과 학교에서도 가르치기 때문에 이미 아이들도 다 알고 있어요. 다만 제대로 못 하는 거죠. 마음을 열고 기다려주면 아이들은 성과로 보답합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혜영(44) 코치는 코치로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이 자녀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며 “학습능력 부족은 학생 개인보다 환경이 문제”라고 말한다. 자기주도학습은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험 시기에 이탈자들이 생겨요. 당장 학교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리는 거지요.” 김 코치는 기다려주지 않는 환경을 가장 아쉬워했다. 학습관에서 만난 서용우(14·신도봉 2)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70점대에 머물렀던 수학 성적이 95점 전후가 됐다고 자랑한다. 자기주도학습에 참여하면서 “수동적이었던 자신이 능동적으로 변했다”고 말하는 서군은 2016년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은 초등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이 대상이다. 비용은 전액 무료고, 수업은 도봉구 창동 시립창동청소년수련관에서 한다. 문의 02-950-9686~9 글·사진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