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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강동구청장이 지난 6월24일 국토지리정보원을 방문해 다리 이름을 ‘고덕대교’로 해야 함을 설명하고 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고덕토평대교.(아래 사진) 강동구 제공
국가지명위원회, “종합적 검토로 결정”
강동구, “‘고덕대교’가 당연 재심 청구”
구리시, “강동대교 있어 형평성 어긋나”
주민들, “인근 다리 혼동, 새 이름 필요”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회가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과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33번째 한강 다리 이름을 지난 2일 ‘고덕토평대교’로 정하자 강동구와 구리시가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강동구와 구리시를 잇는 대교는 두개다. 먼저, 강동구 강일동과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강동대교'로 1991년 12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판교 분기점~퇴계원 나들목 구간 공사 때 함께 개통됐다. 이어 강동구 암사동과 구리시 아천동을 잇는 ‘구리암사대교'가 2014년 11월 개통됐다. 구리암사대교는 천호대교와 올림픽대교의 교통량을 분산하고 강동구와 구리시, 중랑구를 연결하는 직결도로망을 구축하기 위해 건설됐다. 그리고 올해 말 세 번째로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의 한강 횡단구간인 ‘고덕토평대교’가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다리 명칭을 둘러싸고 강동구는 ‘고덕대교', 구리시는 ‘구리대교'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며 6년 이상 서로 맞서왔다. 다리 명칭은 지역 홍보효과로 연결되는 만큼 두 지역의 지자체나 주민들이 서로 양보 없이 자신들의 주장 관철에 사활을 걸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내려진 국가지명위원회 결정에 대해 첨예한 대립을 잠재울 해법을 기대했던 지자체와 주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분출하고 있다. 지명 결정 통보를 받은 강동구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공사 시행 초기부터 건설 사업상 명칭을 ‘고덕대교’로 사용해온 점 △‘고덕’은 행정구역 문헌 등에 기록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지명이라는 점 △고덕동이 교량 설계 시작점이란 점 △서울시와 강동구가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광역교통개선대책분담금 532억원을 기여한 점 등을 들어 반발했다. 더욱이 지명업무편람에 기재된 ‘지명의 표준화 원칙’을 적용하면 당연히 ‘고덕대교’로 정하는 것이 맞는다며 재심의 청구 등을 통해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리시도 행정구역상 교량 대부분이 구리시에 속하기에 재심의 청구 등으로 ‘구리대교' 등 단독 지명을 끝까지 사수한다는 방침이다. 구리시는 “1991년 개통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 이미 강동대교가 있어 형평성이 있어야 하는 점, 두 개의 고속도로 노선의 시·종점과 행정구역상 교량 대다수가 구리시에 속하는 점 등을 이유로 구리대교로 명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도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한 주민은 “3㎞도 안 되는 거리에 3개의 다리가 몰려 있고 위치도 강동구의 강일동, 암사동, 고덕동과 구리시 아천동, 토평동에 밀집해 있는데 원칙 없이 지명을 조합해 다리 이름을 붙이면 어디가 어딘지 전혀 머릿속에 연상되지 않는다”며 국가지명위원회 결정을 비판했다. 다른 주민은 “강동대교 북단에 이미 토평나들목이 있는데 이번에 생기는 다리를 고덕토평대교라고 하면 운전자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지명위원회의 결정은 잘못된 것이다. 토평대교로 하든지 고덕대교로 하든지 객관성을 갖고 제대로 명칭을 정해야지 그냥 욕먹기 싫어서 나 몰라라 하는 격”이라고 했다. 제3의 해법을 내놓은 주민도 있다. “강동대교, 구리암사대교, 고덕토평대교를 모두 이번 기회에 새로 다시 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원이 발간한 지명표준화편람 지명 제정 기준에 따르면 지명은 ‘현지에서 불리고 있는 지명, 간결하고 사용에 편리한 지명, 공적으로 인정되어 널리 불리는 지명, 상징성과 역사성을 지닌 지명, 지역 실정에 부합된 지명을 우선 채택’하게 돼있다. 이에 서울&이 국토지리원 지명위원회에 ‘고덕토평대교’로 결정한 근거를 묻자 “다리건설의 출발점이 고덕이라는 점을 포함해 종합적 검토로 결정된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두 지자체 모두 이번 결정에 불복해 재심의 청구를 하고 이후 소송 등으로 이견이 장기화하더라도 국가지명위원회가 이번에 결정한 명칭은 임시로 사용된다.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가기관의 결정에 따른 명칭은 유효하다는 원칙 때문이다. 최종 소송 결과에 따라 만약 명칭이 변경되면 그때 새 명칭으로 공식 변경된다. 이동구 기자 donggu@hani.co.kr 서울앤 취재팀 편집
강동구, “‘고덕대교’가 당연 재심 청구”
구리시, “강동대교 있어 형평성 어긋나”
주민들, “인근 다리 혼동, 새 이름 필요”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회가 올해 말 개통 예정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과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33번째 한강 다리 이름을 지난 2일 ‘고덕토평대교’로 정하자 강동구와 구리시가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강동구와 구리시를 잇는 대교는 두개다. 먼저, 강동구 강일동과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강동대교'로 1991년 12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판교 분기점~퇴계원 나들목 구간 공사 때 함께 개통됐다. 이어 강동구 암사동과 구리시 아천동을 잇는 ‘구리암사대교'가 2014년 11월 개통됐다. 구리암사대교는 천호대교와 올림픽대교의 교통량을 분산하고 강동구와 구리시, 중랑구를 연결하는 직결도로망을 구축하기 위해 건설됐다. 그리고 올해 말 세 번째로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의 한강 횡단구간인 ‘고덕토평대교’가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다리 명칭을 둘러싸고 강동구는 ‘고덕대교', 구리시는 ‘구리대교'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며 6년 이상 서로 맞서왔다. 다리 명칭은 지역 홍보효과로 연결되는 만큼 두 지역의 지자체나 주민들이 서로 양보 없이 자신들의 주장 관철에 사활을 걸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내려진 국가지명위원회 결정에 대해 첨예한 대립을 잠재울 해법을 기대했던 지자체와 주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분출하고 있다. 지명 결정 통보를 받은 강동구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공사 시행 초기부터 건설 사업상 명칭을 ‘고덕대교’로 사용해온 점 △‘고덕’은 행정구역 문헌 등에 기록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지명이라는 점 △고덕동이 교량 설계 시작점이란 점 △서울시와 강동구가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광역교통개선대책분담금 532억원을 기여한 점 등을 들어 반발했다. 더욱이 지명업무편람에 기재된 ‘지명의 표준화 원칙’을 적용하면 당연히 ‘고덕대교’로 정하는 것이 맞는다며 재심의 청구 등을 통해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리시도 행정구역상 교량 대부분이 구리시에 속하기에 재심의 청구 등으로 ‘구리대교' 등 단독 지명을 끝까지 사수한다는 방침이다. 구리시는 “1991년 개통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 이미 강동대교가 있어 형평성이 있어야 하는 점, 두 개의 고속도로 노선의 시·종점과 행정구역상 교량 대다수가 구리시에 속하는 점 등을 이유로 구리대교로 명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도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한 주민은 “3㎞도 안 되는 거리에 3개의 다리가 몰려 있고 위치도 강동구의 강일동, 암사동, 고덕동과 구리시 아천동, 토평동에 밀집해 있는데 원칙 없이 지명을 조합해 다리 이름을 붙이면 어디가 어딘지 전혀 머릿속에 연상되지 않는다”며 국가지명위원회 결정을 비판했다. 다른 주민은 “강동대교 북단에 이미 토평나들목이 있는데 이번에 생기는 다리를 고덕토평대교라고 하면 운전자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지명위원회의 결정은 잘못된 것이다. 토평대교로 하든지 고덕대교로 하든지 객관성을 갖고 제대로 명칭을 정해야지 그냥 욕먹기 싫어서 나 몰라라 하는 격”이라고 했다. 제3의 해법을 내놓은 주민도 있다. “강동대교, 구리암사대교, 고덕토평대교를 모두 이번 기회에 새로 다시 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원이 발간한 지명표준화편람 지명 제정 기준에 따르면 지명은 ‘현지에서 불리고 있는 지명, 간결하고 사용에 편리한 지명, 공적으로 인정되어 널리 불리는 지명, 상징성과 역사성을 지닌 지명, 지역 실정에 부합된 지명을 우선 채택’하게 돼있다. 이에 서울&이 국토지리원 지명위원회에 ‘고덕토평대교’로 결정한 근거를 묻자 “다리건설의 출발점이 고덕이라는 점을 포함해 종합적 검토로 결정된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두 지자체 모두 이번 결정에 불복해 재심의 청구를 하고 이후 소송 등으로 이견이 장기화하더라도 국가지명위원회가 이번에 결정한 명칭은 임시로 사용된다.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가기관의 결정에 따른 명칭은 유효하다는 원칙 때문이다. 최종 소송 결과에 따라 만약 명칭이 변경되면 그때 새 명칭으로 공식 변경된다. 이동구 기자 donggu@hani.co.kr 서울앤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