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중장년 경험’을 살리는 기업

연중 기고 l ‘사회적 경제를 다시 본다’ ⑩
신철호ㅣ상상우리 대표

등록 : 2023-10-12 14:50 수정 : 2023-10-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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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7~9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새 장수 회의’(New Longevity Summit)에서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가 중장년 일자리 시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발표했다. 상상우리 제공

지난 7월 통계청은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주된 사업장에서의 퇴직 평균 연령이 49.4살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퇴직자 가운데 10%만 60살 정년을 채웠다. 나머지 90% 정도는 40살 후반 정도에 퇴직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장년의 퇴직이 다른 나라에 비해 무척 이르지만, 그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도록 돕는 서비스는 매우 부족하다. 특히 이들이 가진 경험을 살려서 전문적인 일자리로 연결하는 것보다 단순노무 쪽의 업무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상상우리는 중장년의 경험과 지혜가 계속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3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중장년들이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거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의 일을 했다.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일자리임을 알고 난 뒤부터는 일자리 만들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중장년을 채용하는 시장 자체가 크게 형성되지 않았고 일부 있는 시장마저 매우 열악하거나 협소한 실정이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중장년 일자리 시장을 창출하고 그 일자리 시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018년부터 고용노동부, 현대자동차,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함께 ‘굿잡5060’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중장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활동이다. 지난 5년간 1천 명의 중장년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했으며 취업률이 60% 이상 되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사회서비스시장에 있는 기업들과 파트타임을 원하는 중장년을 연결하는 사업을 했다. 이 사업도 절반 넘는 분이 일자리를 갖는 데 도움을 줬다. 또한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중장년들이 관광 상품을 만들고 콘텐츠를 기획해 그들이 관광산업에서 창직을 하는 사업도 실현해 주목받았다.

지난해부터는 하나금융그룹과 지역의 중소기업에 서울의 인재를 연결하는 ‘하나파워온 세컨드라이프’ 사업을 벌였다. 중장년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소재 중소기업의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하나금융그룹과 지자체, 비영리단체와 함께 디지털마케터, 디지털크리에이터 등 디지털 시장에서의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상상우리는 그동안 경비나 단순노무로 생각하는 중장년의 일자리 시장에 사회적경제, 사회서비스, 관광, 지역중소기업, 디지털, 모빌리티 일자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그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앞장서왔다. 최근에는 올바른 중장년 일자리 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가능하게 된 것은 상상우리의 소셜미션에 공감하는 여러 대기업과 정부, 지자체, 비영리 단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과 함께 새로운 중장년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잡고 혁신적인 활동을 통해 일자리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에 노력했다.

상상우리는 지난 10년의 활동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 10년은 더 많은 중장년에게 좋은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서비스 제공과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중장년 일자리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인생 2막에 대한 준비와 일자리 제공을 위한 서비스를 해왔다. 지난해에는 타이에 있는 현지 소셜벤처와 함께 동남아 지역으로 취업하는 모델을 시작했다. 앞으로 아시아 여러 국가로 확대하려 준비하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는 기존에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이것을 ‘혁신’이라 말한다. 더 많은 사회적기업이 이러한 ‘혁신’에 집중한다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확신한다.

신철호ㅣ상상우리 대표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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