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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골목길 맞아?" 주민 손으로 화사하게 변신

등록 : 2016-10-27 15:40 수정 : 2016-10-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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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고 삭막했던 골목에 황학동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추억이 깃든 동화마을’이란 주제로 벽화를 그려넣었다. 중구 제공

어둡고 칙칙했던 황학동 골목길을 주민들이 화사한 벽화로 채웠다. 비좁고 삭막했던 골목의 벽에는 딱지치기하는 아이들과 꽃이 가득한 벽화가 그려졌고, 인적이 드물고 어두웠던 골목에는 ‘구름이 달을 가린다 해서 달이 없어진 건 아니다’라는 글귀의 고보조명(조명에 필름을 붙여 바닥 등에 문자를 비추는 것)이 밝게 길을 비추었다. 골목의 계단도 어르신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미끄럼방지 시설이 설치됐다.

황학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주민들의 힘을 모아 낙후된 골목 가꾸기에 나섰다. ‘추억이 깃든 동화마을’이란 주제로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에 신청해 지난 4월 3000만 원의 사업비도 확보했다. 대상지인 200m거리의 좁은 골목길에 방치됐던 쓰레기와 시설물을 치우고, 깨진 벽을 시멘트로 메우는 등 골목 가꾸기에 주민들의 정성이 하나둘 쌓였다. 구청에서 연결해준 성균관대학교 ROTC 50기 봉사동아리 ‘심산한누리’도 벽화 그리기에 힘을 보탰다.

황학동 주민들은 지난 7일 ‘골목 가꾸기’ 마무리를 자축하는 마을잔치를 열었다. “어둡고 칙칙했던 동네를 우리 손으로 바꿀 수 있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네요.” 주민 배상만(72) 씨의 말에 뿌듯함이 배어 있었다.

성균관대학교 ROTC 50기 봉사동아리 ‘심산한누리’도 황학동 골목 벽화 그리기에 힘을 보탰다. 중구 제공

중구는 낙후된 골목의 문제를 주민이 주도해 해결하는 ‘새로운 골목문화 만들기’를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다. 단순한 정비를 넘어 주민들의 자치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골목문화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8월 다산동을 시범동으로 시작해 올해는 동별 설명회를 개최하며 15개 모든 동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전문가와 자원봉사자를 연계하고, 주민이 필요한 행정 등을 지원하는 전담 부서로 골목문화창조팀도 신설했다. 황학동 외에도 흥인동과 청구동 등 다른 동 주민들도 골목 가꾸기에 주민들이 나서고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골목 가꾸기로 마을의 주민들이 함께 소통하고 협동하는 좋은 기회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많은 주민이 함께 나서줄 것을 기대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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