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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비욘드 조닝’ 개념을 도입해 점차 기능이 융복합되는 도시 공간의 변화를 담아내고자 했다.
한 해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새해를 맞이하는 일은 늘 반복되는 일인데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각종 자료 앞에 ‘2023’이 붙는 것도 아직은 어색한 요즘, 서울시는 최근 20년 뒤 서울을 그리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했다.
통상 5년마다 재정비되는 도시기본계획은 서울의 미래상과 함께 공간, 교통, 주택, 환경 등 분야별 발전 방향과 실현 전략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이다. 비록 먼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계획이지만, 시민들에게는 어디가 상업지역으로 바뀔지, 35층 주거지 높이 관리는 계속될지, 재개발·재건축은 어떻게 전개될지, 우리 지역에 지하철역이 신설되는지 등이 중요한 이슈이다. 그래서 도시기본계획은 도시의 큰 그림도 그려야 하고 시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구체적인 해법도 담아내야 한다.
이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는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양질의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보행일상권 개념을 도입했고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수변과 녹지공간을 강조했다. 노후 기반시설은 입체 복합화를 추진해 도시 공간 창출과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기도 했고 산업혁신거점과 중심지 체계를 연계해 미래 일자리 기반 마련에도 힘을 쏟았다.
이번 계획에서 특히 눈에 띄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지금까지 서울을 하나의 행정구역 단위로 계획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서울 어디에서든 쾌적한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수많은 작고 강한 서울로 재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이는 일자리, 주거 등 분야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나의 생활공간’ 중심으로 도시 기능이 융복합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지역 기반 일자리와 생활기반시설을 담고 도심형 미래 주거와 의료시설 등을 보행일상권 단위로 재배치해 서울 곳곳에 자족적인 미니 서울이 생겨나도록 한 셈이다.
유연한 도시계획으로의 전환을 위해 추진하는 ‘서울형 용도지역체계(비욘드 조닝)’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 산업화 초기에 도입된 용도지역체계는 주거·공업·산업·녹지 등 각종 도시 활동에 대한 공간적 배치와 수요를 결정하는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점차 도시 기능이 융복합되는 추세에서 현 체계가 변화하는 도시 공간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났다. 서울시는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체계로 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용도 자율성을 높이고 여러 도시 기능을 융합하는 체계인 ‘비욘드 조닝’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제한적이고 경직적이었던 용도지역제의 운영이 유연하게 바뀌면서 미래 생활양식을 담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지난해까지 적용됐던 정량적 높이 기준을 정성적 스카이라인 관리로 바꾼 점도 눈에 띄는 변화이다. 그동안 도시기본계획에 맞지 않게 구체적인 최고 층수를 명시해 높이 관리가 경직되게 운영됐다면 앞으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경관 창출과 효율적인 토지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
가장 많이 변화되는 부분은 재건축과 연계한 주거지 35층 기준이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미뤄왔던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이 활성화하고 양질의 주택과 부족한 공공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목동, 상계 등 대규모 노후 주거단지에 대한 예측 가능하고 선제적인 계획을 수립할 여건도 마련된 것이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다양한 분야의 시민과 전문가와 협의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됐다. 이번 계획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경쟁력을 강화해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 서울로 가는 기반이 되길 기대해본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다양한 분야의 시민과 전문가와 협의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됐다. 이번 계획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경쟁력을 강화해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 서울로 가는 기반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인희 서울연구원ㅣ기획조정본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