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가 ‘신강북선 유치’에 나선 이유

이순희ㅣ강북구청장

등록 : 2022-12-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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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일 강북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신강북선 정책자문단 위촉 뒤 첫 자문단 회의가 열렸다. 강북구 제공

교통은 삶의 질을 높인다. 의식주뿐 아니라 교통도 시민의 삶에 크게 기여한다. 의식주통(通)이란 신조어가 생긴 이유다. 교통 발달로 시민은 생활권을 넓히고 종합병원처럼 상급 의료 시설 등 원거리 인프라도 누릴 수 있다.

지리적 한계를 허물고 시민의 생활권을 확장하는 데 교통은 가장 큰 기여자다.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로 대한민국은 일일생활권을 보장한다. 경제를 밑받침하는 일자리와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주거,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 인프라 등 교통으로 시민의 삶이 크게 발전했다. 더욱이 대중교통은 시민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다.

34억 건. 서울시민이 지난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횟수다. 지하철 일평균 이용횟수는 461만 건을 기록해 시민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평균 이동 시간이 35분이었으며, 이용자의 78%가량이 환승 없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체계가 얼마나 잘 이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수치로 모든 것을 표현하지 못한다. 평균은 강남과 강북의 지역 격차를 감추고 있다. 경제 규모와 인프라 시설 등 아직도 격차가 크다. 단적으로 보면 강남구에는 지하철역이 33곳 있지만 강북구는 11곳이 전부다. 이 가운데 8곳은 단 두 량짜리 경전철역이다. 강북권 시민이 출퇴근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건 물리적 거리 때문이 아니다.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강남권은 서울에서 가장 잘사는 지역이다. 격차는 1960년대 강남권 개발에서 시작됐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서울시 인구 대책으로 강남 개발이 진행됐다. 정부의 대규모 지원으로 강남권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많은 기업도 강남으로 이주했다. 오늘날 강남권은 가장 높은 재정자립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강남·북의 교통 격차처럼 쉽게 풀릴 일은 아닐 것이다. 유동인구와 기업이 많은 강남권은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인 도시철도망 구축에서는 경제적 타당성 점수를 높게 평가한다.

수익성 중심의 대중교통망 구축에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기존 평가 방식으로는 강북구가 영원히 교통 소외지역이 될 수 있다. 교통이 혁신돼야 유동인구와 지역경제도 살아나고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다. 정부는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강북구가 신강북선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바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다.


신강북선은 4·19민주묘지역을 시작으로 월계2교를 지나 상봉역까지 이어진다. 강북구와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성북구, 중랑구 총 6개 자치구를 관통하며, 서울 동북권역 교통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도시철도다. 지하철 1호선과 4·6·7호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개통 예정인 동북선까지 7개 노선과 연결되도록 기획됐다.

신강북선이 경유하는 한천로 일대는 도시철도가 없다. 간선버스조차 한 대뿐이다. 편리한 이동권을 누려야 할 시민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신강북선이 경유하는 지역은 강북·도봉·노원의 아파트단지가 다수 있다. 성북구에서도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향후 아파트단지만 2만4천 가구 이상이 들어서게 된다. 신강북선이 유치된다면 6곳의 환승역이 생기고 7개 노선으로 환승이 가능해진다. 동북권역 시민들의 이동권 보장을 넘어 유동인구가 늘고 경제 발전 등을 넘어 지역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서울시는 10년 단위로 도시철도망 구축을 계획한다. 5년마다 사업성을 재검토한다. 신강북선 유치를 위해선 우선 서울시 계획안에 반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강북구는 학계 등 철도 관련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신강북선 정책자문단을 위촉해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추경을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이달 중 신강북선 유치 타당성 연구용역을 시행한다. 조속히 연구용역을 마쳐 내년 상반기 서울시에 신강북선 유치 방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의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 변경 계획의 최종 승인이 2025년에 예정돼 있다. 이 계획안에 신강북선이 반영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하루빨리 강북구가 사통팔달 동북권의 중심도시가 될 날이 오길 기원해본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이순희ㅣ강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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