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개발 운용의 묘 살려 ‘서울의 심장, 종로’ 만들 것”

민선 8기 구청장의 약속 ⑬ 정문헌 종로구청장

등록 : 2022-10-13 15:28 수정 : 2022-10-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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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8일 종로구 한옥문화공간 ‘무계원’에서 <서울&> 인터뷰에 앞서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세시풍속 문화 체험을 위한 허수아비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정 구청장은 지역 이 안고 있는 현안을 풀어가며 활력을 되찾도록 걸어 다니는 문화관광벨트 구축, 창신동 미래도시 프로젝트 등을 추진한다.

문화자산 엮어 ‘문화1번지’ 역할 강화

걸어 다니는 문화벨트로 상권 활성화

통합 축제, 뮤지컬 전용극장도 추진

민간이 콘텐츠 채우고 행정은 지원



창신동에 코엑스 규모 복합단지 조성

지하 개발, 청계천 밑으로 DDP 연결

드론·재택근무 등 변화에 맞춰 구축

임기 내 계획 세워 철거하는 게 목표


젊은층 살도록 주거·교육 여건 개선

화상회의 등 주민과 소통 이어갈 터

정문헌(56) 종로구청장은 재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의정활동 경험과 종로에서 나고 학창시절을 보낸 ‘종로통’임을 앞세우며 행정가로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을 선도하는 종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종로가 당면한 현안을 풀어가며 활력을 되찾도록 문화관광 벨트 구축, 창신동 미래도시 프로젝트 등을 추진한다. 주거환경과 교육 여건을 개선해 젊은층이 이사 와 살고 싶은 동네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9월28일 종로구 부암동 한옥문화공간 ‘무계원’에서 만난 정 구청장은 보존과 개발의 운용의 묘를 살려 ‘서울의 심장, 종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기초단체장으로 당선된 국회의원 출신 두 명 가운데 한 명이다. 주민의 선택을 받은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12년 만에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 국민의힘으로 바뀌었다. 구민이 저를 선택한 것은 우리 종로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면서 종로구다운 미래를 열어달라는 당부라고 본다. 명색이 ‘정치 1번지’인 종로는 지난 십수 년 동안 거주와 소비 인구는 줄고 주거환경은 낙후됐고 상권은 침체했다. 선거 때 만난 주민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은 ‘종로를 새롭게 바꿔달라’였다.”

취임 100일을 맞는 소감은?

“그동안 업무 파악과 주민들을 만나는 일에 집중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짬을 내 혼자 있는 시간을 낼 수 없는 게 아쉽다. 의정활동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일하는 데 어려움은 거의 없다. 다만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결재해야 일이 진행되는 것은 달라진 점이다.(웃음)”

구정 비전 ‘미래문화의 산실, 세계의 본(本) 종로’는 어떤 의미인가?

“문화재는 종로구 자체가 서울의 역사인 근본 이유이기도 하고 세계 문화를 이끌어갈 자산이다. ‘종로는 땅만 파면 유물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유물·유적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주민 요구도 절실하다. 보존과 개발의 가치를 조화시키는 운용의 묘를 발휘하는 것이 관건이다. 되도록 전통문화를 보존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개발 여부를 검토하는 지혜를 발휘하려 한다.”

종로의 문화자산을 활용해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종로에는 서울 문화재의 70%가 있다. 문화자산을 잘 엮어 활성화해 ‘문화 1번지’ 역할을 강화하려 한다. 자산을 융합시켜 잘 흘러다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평창동 미술가에서 출발해 청와대를 지나 경복궁·삼청동~송현동 갤러리타운~인사동 화랑가~창덕궁·창경궁·종묘~대학로 공연예술 거리까지 하나의 거대한 문화벨트 안에 놓이게 됐다. 걸어 다닐 수 있으면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거라 본다. 종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 공연장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민간이 콘텐츠를 채우고 행정은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무계원 사랑채 누마루 난간에서 종로의 문화자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문화벨트 사업을 가시화하고 속도를 내기 위해 구상한 것은?

“중앙정부와 종로구 주최 축제를 모아 통합 축제를 여는 걸 검토하고 있다. 대학로 공연 활성화를 위해 1천여 석의 뮤지컬 전용극장 등 비슷한 규모의 공연장이 한두 곳 더 들어설 수 있게 관심 두고 보려 한다. 큰 규모 시설에서 5~10년 장기 공연이 이뤄지면 주변 소극장 100여 개도 함께 돌아가는 건강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관광객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다.

“주민 불편은 구청장으로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저도 종로에 살면서 직접 겪어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에게 공감하고 있다. 다만 문화를 즐기는 관광이 도심 가치와 재산상 가치도 높인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대학로 같은 곳은 주말에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면 어떨까도 생각한다.”

창신동 남쪽 재개발 예정 상업지구를 복합단지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6개의 재개발 구역으로 나뉘어 진행돼 개발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단일한 계획으로 통합해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의 ‘창신동 미래도시 프로젝트’를 제안하려 한다. 3만3천 평(약 10만9090㎡)에 이르러 강남 코엑스와 비슷한 규모로 호텔, 아쿠아리움, 도심공항터미널 외에도 기존 패션업체나 완구 거리 가게들이 배치될 수 있다. 지하 3~4층까지 파면 청계천 밑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도 연결할 수 있어 새로운 지하도시도 만들 수 있다.”

미래도시로 이름 붙인 이유는?

“드론이 날아다니고 재택근무가 점차 확산하는 등의 시대 변화에 맞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건물을 100층 정도로 높이 올리면서도, 1만 평(약 3만3057㎡)의 녹지를 확보하고 5천 평(약 1만6528㎡)의 연못을 조성한다. 새 건물은 목조로도 지을 수 있게 법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한다. 주어진 여건에 맞춰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고 임기 안에 계획이 세워지고 철거를 시행하는 것이 목표다.”

정 구청장이 무계원 사랑채에서 민선 8기 구정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젊은층이 살 수 있게 주거환경과 더불어 교육 여건 개선도 내걸었다.

“비대면 기술을 바탕으로 교육플랫폼을 만들 것이다. 모토는 ‘서울에서 배우고(서울 Learn) 종로에서 자라는(종로 Grow-Up) 미래 교육이다. 서울런 콘텐츠와 연계해 종로구 안에 있는 성균관대, 상명대 등의 대학생과 청소년들을 연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멘토링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업성취도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기업과 연계한 창의교육 채널도 운영할 방침이다.”

화상회의로 하는 민원회의(직소 민원실)는 해보니 어떤지.

“정책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도움이 돼 한 달에 서너 번 정도로 화상회의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신속한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민원인과 담당 부서 공무원들이 대면으로 추가 회의를 하도록 한다. 소통은 궁극적으로 주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구민들이 동네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로 이어졌으면 한다. 2년쯤 이어가면 구청장과 소통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거라 기대한다.”

행정에서의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는데 그 이유는?

“종로는 구도심이기에 그냥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종묘와 창경궁 연결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전통 한옥 등 여러 가지에 대해 원칙을 제대로 잡아주는 것도 발상을 전환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임기 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서울의 심장으로 종로구 위상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종로구는 하나의 ‘문화대전당’이다. 이를 잘 살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글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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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제17·19대 국회의원 △대통령실 통일비서관(2009~2011) △국민의힘 서울시당 종로구 당협위원장(2021~2022) △미국 시카고대 정책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강원 고성 출생(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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