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산책하며 공연도 보는 도심 호수 공원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난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등록 : 2021-07-22 15:32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라는 선택지가 사라진 만큼 국내에서 자연과 함께 문화를 즐길 만한 힐링 장소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국내도 이름난 곳은 인파가 붐벼 역시 코로나19가 걱정된다. 코로나19 걱정도 덜고 힐링할 수 있는 곳으로 석촌호수는 어떨까.

최근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일대가 자연을 품은 문화예술 중심 공간으로 거듭났다. 서울 시내에서 유일한 자연 호수인 석촌호수는 빌딩 숲 사이에서 고즈넉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송파구 대표 산책 명소다. 봄이면 벚꽃, 가을에는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어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으로 물든 석촌호수는 그야말로 예술이다. 특히 여름의 석촌호숫가는 호수를 둘러싼 커다란 나무들과 나뭇잎 색을 그대로 투영한 물 빛깔이 어우러져 푸른 녹음으로 가득하다. 한여름 강렬한 햇볕을 피해 나무 그늘이나 서호와 동호를 잇는 다리(송파대로 잠실호수교) 밑 그늘에 앉으면 시원한 바람이 순식간에 땀을 식혀준다. 이렇게 잠실 롯데월드몰 쪽 동호에서 연결다리를 지나 서호까지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남짓 걸린다.

석촌호수를 즐기는 ‘여행법’은 간단하다. 전반전이 도심 속 자연 산책이라면 후반전은 문화 체험이다. 석촌호수 서호변에 가면 특별한 문화예술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먼저 롯데월드 어드벤처 인근에 우아하게 자리 잡은 ‘문화실험공간 호수’다.

지난해 7월 레스토랑이었던 곳을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하는 주민 공유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3층 건물로 1층은 카페, 2층은 전시·공연을 하는 전시홀과 다양성 영화관, 3층은 쿠킹스튜디오가 있다. 코로나19로 모임을 하기 힘든 요즘, 가족·연인·친구와 이용할 수 있는 ‘우리끼리 극장’과 ‘우리끼리 식당’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늘 반응이 뜨겁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석촌호수가 선사하는 멋진 풍경을 마주하며 청년예술인의 버스킹 공연도 즐길 수 있다.

호반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산책로를 걷다보면 바로 지난달 문을 연 관객 참여형 공연장 ‘석촌호수 아뜰리에’를 만난다. 얼마 전까지 호수 조망 유망 카페로 운영되던 공간을 송파구가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시켰다. 연면적 452.83m 지상 1층 규모인 아뜰리에는 소규모 공연장과 카페, 옥상정원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석촌호수 산책로까지 계단식 공간이 이어져 자연스럽게 너른 야외무대가 되고, 무대를 설치하는 대신 극장 전체를 무대 삼아 관중 사이에서 공연하는 몰입형 공연장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운영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지역 문화예술인을 중심으로 송파의 고유한 콘텐츠와 스토리를 담은 공연이 진행되는데, 이달에는 오후 7시 어쿠스틱, 밴드, 재즈까지 장르 제한 없이 진행하는 ‘에스엘에이(SLA) 오픈마이크’ 음악 공연과 아동극 ‘평강공주와 온달바보’ 등 여름방학 특별 공연을 볼 수 있다.

석촌호수는 도심 속 자연에서 문화를 만끽하고 산책로를 따라 호숫가를 걷고 문화공간에서 호수를 굽어볼 수 있는 선물 같은 공간이다. 코로나 시대 여름날 석촌호수 여행은 해외로 떠나는 어떤 문화예술 여행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정유현 송파구 홍보담당관 언론팀 주무관 사진 송파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