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을 따라 울창한 나무가 숲 그늘을 만들고, 틈새로는 햇살이 따사롭게 비친다. 간간이 부는 시원한 바람이 산을 오르며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날려버려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시리도록 차가운 계곡 물에는 물장구치는 아이들의 개구진 웃음소리가 만개했다. 한여름 찾은 관악산 신림계곡 지구는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도심 속 마법 같은 공간이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온 가족이 함께 무더운 여름을 나기에 제격인 이색 휴양지로 관악산 신림계곡 지구를 소개한다. 사철 마르지 않는 계곡과 우거진 숲을 품고 있는 신림계곡 지구는 등산로를 따라 테마 정원, 모험 숲, 농촌체험원, 어린이 물놀이장, 치유의 숲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관악산공원 어귀에 들어서면 인공 물안개(쿨링포그)가 가장 먼저 반겨준다. 올해 7월부터 산책로 46m 구간에서 뿜기 시작한 인공 물안개는 여름철에도 등산객이 안전하고 시원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등산로 초입 오른쪽에는 불법 시설 철거 지역을 새롭게 탈바꿈시킨 ‘테마 정원’이 있다. 이곳에는 7m 높이의 벽천분수와 정자, 벤치 등이 있어 만남의 장소이자 청명한 물소리를 들으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는다.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걷다보면 자연 친화적 모험 공간인 ‘관악산 모험 숲’이 나온다. 관악산 모험 숲은 서울시에서 가장 큰 규모(1만4천㎡)일 뿐 아니라 가장 긴 141m의 짚코스터와 21개의 어드벤처 시설을 갖춰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올해 6월 개장한 이후 방학을 맞아 많은 청소년이 즐겨 찾고 있다. 그물타기, 공중 징검다리 건너기, 거미줄 놀이대 등 자연을 활용한 기구를 타며 모험심을 기르고, 나무 사이를 다람쥐처럼 걷고 새처럼 날 수도 있다.
인근에는 목화, 땅콩, 옥수수, 조롱박 등 20여 종의 농작물을 심어놓은 조그마한 농촌 마을이 펼쳐진다. 올봄 신청해 서울 시민이 직접 심은 씨앗들이 따스한 햇볕과 촉촉한 비를 맞으며 푸른 잎, 탐스러운 열매로 자라났다. 이곳 ‘농촌체험장’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시니어 해설사의 경작 해설과 미니 수확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여름철 산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장소는 단연 계곡이다. 바위 사이로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계곡의 물소리는 답답한 마음도 뻥 뚫어준다. 맑은 물속에서 피라미, 송사리 떼가 헤엄치고 노니는 것을 보는 것도 큰 재미다.
관악구는 더 많은 시민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구비 1억원을 들여 ‘신림계곡 어린이 물놀이장’을 새로 단장했다. 규모를 기존 1천㎡에서 2500㎡로 2.5배 확장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수심도 낮췄다. 목재 데크를 활용한 휴식 공간과 탈의실, 햇빛 가림막을 만들어 가족 단위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관악산 신림계곡 어린이 물놀이장 이용료는 무료이며, 이달 25일까지 운영된다.
물놀이장 근처 함께 찾을 수 공간으로 ‘치유의 숲길’도 빼놓을 수 없다. 숲길을 따라 물요법 터, 물소리 쉼터, 소리길, 명상 공간이 있어 바쁜 일상 속 지친 마음을 회복하는 힐링 시간을 선사한다. 소외 계층, 여성, 청소년, 장애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도심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멋진 여름 바캉스를 보낼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푸른 숲, 맑은 물, 싱그러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관악산을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손정하 관악구 홍보전산과 홍보기획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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