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운동 다음날 안 아프면 헛수고일까?
운동은 투자다 l 근육통과 운동 효과의 상관관계
등록 : 2026-09-24 09:41 수정 : 2026-09-24 10:48
한 헬스클럽 이용자가 팔 근력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결국 ‘근육을 아프게 만드는 것’과 ‘근육을 성장시키는 것’은 같은 목표가 아니다. 매 번 다음날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근육을 손상시키는 것을 운동의 목표로 삼으면, 오히려 다음 운동의 수행 능력을 일시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땀 역시 조금 다른 생리적 현상이다. 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운동 효과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근육이 에너지를 쓰며 발생시킨 열을 빼앗아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발한량은 운동 강도뿐 아니라 기온과 습도, 체격, 수분 상태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한여름엔 밖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나고, 냉방이 잘된 공간에 선 고강도 근력 운동을 해도 땀이 덜 난다. 운동 직후 땀을 많이 흘려 체중이 1㎏ 빠졌다고 해서 체지방 1㎏을 태운 것도 아니다. 이는 운동 중 땀으로 수분을 잃은 즉각적인 감소일 뿐, 물을 마시고 수분 균형이 회복되면 상당 부분 제자리로 돌아온다. 개인의 환경과 신체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땀의 양만 가지고 운동 강도를 비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무엇으로 판단해야 할까. 필자는 회원들에게 ‘흔적’이 아닌 ‘적응’을 보라고 이야기한다. 근력 운동을 한다면 한 달 전 10㎏으로 힘들게 하던 동작을 지금은 안정적으로 수행하는지, 달리기한다면 같은 속도에서 호흡과 심박수가 이전보다 편해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몸이 지난달보다 무엇을 더 잘하게 됐는가다. 운동은 매번 몸을 괴롭히는 행위가 아니다. 적절한 자극을 주고, 회복하고, 그 자극에 적응한 몸에 다시 조금 더 높은 수준 의 자극을 주는 ‘점진적 과부하' 과정이다. 운동 성과는 바닥에 누울 정도로 힘들었는지보다, 몇 달 뒤 계단을 더 편하게 오르고 더 무거운 물건을 거뜬히 드는 변화 속 에 남는다. 땀과 근육통은 운동의 흔적일 수는 있지만 운동의 성적표는 아니다. 좋은 운동은 오늘의 몸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가 아니라, 내일의 몸을 얼마나 더 나은 방향으로 적응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박태윤 힐앤필PT&필라테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