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상화한 기후 재난, 침수 피해 막는 서울시 조례
이런 조례! 저런 조례! l 침수 방지시설 설치 지원에 관한 조례
등록 : 2026-08-27 11:39
2022년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연합뉴스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세를 보인다. 행정안전부의 ‘재해연보·재난연감’에 따르면 2024년 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387명(자연재난 121명, 사회재난 266명), 재산피해는 1조418억원(자연재난 9107억원, 사회재난 1311억원)이었다.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자연재난 발생 건수는 총 35건으로 최근 10년 평균(29건) 대비 6건 늘었고, 자연재난으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총 121명으로 최근 10년 평균(56명) 대비 65명이나 급증했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재난관리기금의 설치 및 운용 조례’ 제5조(용도)에 근거해 재난관리기금으로 2007년부터 자치구와 함께 저지대 지하주택 등에 물막이판(차수판), 옥내역지변, 수중펌프 같은 침수 방지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조례를 검토한 이상근 수석전문위원은 심사보고서에서 “재난관리기금을 통한 설치 지원, 상위법인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풍수해 예방 조치 등에 비춰볼 때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자치구청장에게 비용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조례안은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울시의회는 2023년 12월22일 ‘침수 방지시설 설치 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지금까지 시장은 침수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 위험이 큰 지역의 침수 방지시설 설치를 위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예산 범위에서 구청장에게 지원할 수 있었으나 ‘침수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큰 지역’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이를 구체화한 것이다. 추가된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중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다. 둘째, 과거 5년 이내 1회 이상 침수됐던 지역 중 동일한 피해가 예상되거나 침수 흔적이 남은 지역이다. 셋째, 하천에 인접하거나 하천 최고수위보다 낮은 저지대다. 흩어져 있던 법적 요건을 현실에 맞게 정비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지원 대상을 명확히 명시했다. 개정조례안을 발의한 김경 시의원은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난인 침수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해 불안해하는 시민이 많았다”며 “철저한 대비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며 그럼에도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에 따른 지원은 구체적이고 신속해야 한다”고 조례안 통과 소감을 밝혔다. 조례 제·개정 이후 2026년 8월 현재 서울시 주요 저지대와 지하주차장 곳곳에는 물막이판이 도입되며 방어망을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설치를 꺼리는 일부 임대인과 행정 정보에 어두운 취약계층의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기습 폭우가 쏟아질 때 고령자나 장애인이 무거운 차수판을 제때 작동시키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하지만 일상화된 기후 재난 앞에서 잘 만들어진 조례가 실질적인 생명줄로 작동하려면 지자체의 세밀한 현장 점검과 밀착형 행정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상현 객원기자 shpark0120@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