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령 상향 전제 시내·마을버스도 무료 이용하나

이런 조례! 저런 조례! l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

등록 : 2026-07-16 11:51
지난달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를 방문해 고광선 회장 등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달 24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은 서울에 주소를 둔 70살 이상 어르신에게 예산 범위 안에서 시내버스 또는 마을버스 요금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노인복지법’ 등에 따라 65살 이상 어르신은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의 복지 혜택을 받고 있지만 시내·마을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관련 근거와 제도가 없어 교통비 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6월 이 조례를 발의한 이병윤 시의원(국민의힘·동대문1)은 “지하철과 함께 대표적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이동권과 교통복지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원 대상을 70살로 정한 것은 사회적으로 노인 기준 연령을 65살에서 70살로 상향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이 제도를 이미 시행하는 대구시 등에서도 70살을 기준으로 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조례안은 서울시와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발의하게 된 것”이라며 “지하철은 타인의 우대권을 부정 사용하는 사례가 많지만 버스의 경우 버스 기사가 있다는 점에서 부정 사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70살 이상 어르신 대상 시내·마을버스 무료 이용’의 최대 관건은 재원 확보다. 조례안은 서울시장이 재원조달 등을 포함한 지원계획을 매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례안에 첨부된 비용추계에 따르면 연간 평균 약 1천억원 이상, 5년간 총 578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월 대중교통 이용 건수에 대중교통 중 버스 이용비율과 평균 운임을 적용해 월 버스이용요금을 추정하고 이를 연간으로 환산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 중 버스 이용비율은 어르신 교통비 지원사업을 이미 추진하고 있는 서울 중구와 강남구 사례를 토대로 지하철 이용비율 56.2%, 시내버스 34.1%, 마을버스 9.7%를 적용했다.


여기에 70살 이상 평균 운임은 승차 건수 대비 요금 정산금액을 바탕으로 환승 이용에 따라 줄어든 운임을 계산해 시내버스 1166원, 마을버스 1001원을 적용했으며 국가데이터처의 2022년 기준 인구추계 자료와 연도별 70살 이상 인구증가 비율을 반영했다.

이에 따르면 2026년 70살 이상 서울 인구수는 127만1987명으로 인구증가율 5.0% 반영 시 2027년도 70살 서울 인구는 133만5368명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시행을 가정해 계산하면 1차연도 소요비용은 1047억552만7천원(2025년 버스무료이용금액×2026년 전년 대비 70살 이상 인구증가율×2027년 전년 대비70살 이상 인구증가율)이 나온다.

참고로 2025년 버스 무료 이용금액은 949억원(월 대중교통 이용건수×시내·마을버스이용비율×시내·마을버스 평균운임×12개월)이다. 1차연도 소요비용은 949억원에 2026년도와 2027년도의 전년 대비 70살 이상 인구증가율 각각 105%를 곱해서 산출됐다.

다만 비용추계서를 작성한 시의회 재정분석과는 “향후 집행기관에 의해 해당 정책이 보다 구체화할 경우 표본수, 조사방식, 조사기간, 분석 심도 등에 따라 소요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이번 추계액은 대략적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참고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2025년 제332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송재혁 시의원은 오세훈 시장을 상대로 눈길을 끄는 질문을 했다. 송 의원은 “강북 3구가 강남 3구에 비해 고령화 비율은 높고 지하철 노선과 역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그 결과 네트워크가 잘 구축된 강남 어르신들은 지하철만으로도 교통수단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서 추가적인 교통비 부담이 적지만 강북 어르신들은 힘들어도 20~30분 걸어서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그냥 돈을 내고 버스를 환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하철만 무료 승차 혜택을 주고 버스비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우는 대표적인 약자 소외 정책”이라며 “같은 서울시민인데 사는 지역에 따라 차별을 받는 것”이라는 게 송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로 역당 인구수(2024년 기준)를 보면 노원·도봉·강북은 각각 3만1034명, 3만8254명, 2만6306명인 데 반해 강남·송파·서초는 각각 1만7067명, 2만2631명, 2만1740명에 불과하다. 도봉과 강북의 경우 경전철역(각각 4개와 8개)을 제외하면 역당 인구수가 7만6508명과 9만6458명으로 강남 3구의 3.4~5.7배에 이른다.

이에 근거해 송 의원은 “서울시의 65살 이상 승객의 버스 이용금액 606억원(2024년 기준)은 대부분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강북 지역 어르신이 부담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선 9기 교통 분야 주요 공약으로 ‘어르신 교통비 지원’을 내걸고 당선된 오 시장은 지난달 19일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과의 면담에서 △지하철 무임연령 70살 이상 상향 △70살 이상 어르신 중 K패스 혜택을 적용받지 못하는 월 15회 미만 이용자에 대한 교통비 100% 지원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대대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국내 어르신 교통정책 지원 기준을 새롭게 재정립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객원기자 shpark0120@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