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앞서 바꿔야 할 것들
운동은 투자다 l 올바르게 걷기·계단 오르기·앉기
등록 : 2026-02-26 12:33
서울 중구 시청역에 설치된 ‘건강기부계단’을 한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앉기는 평생 가장 오래 하는 운동이다. 현대인의 몸을 가장 많이 바꾸는 자세는 운동 자세가 아니라 앉는 자세다. 하루 7~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몸에 저녁 한 시간의 운동이 모든 것을 되돌려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몸에 부담이 적은 자세로 앉아보라고 하면 대부분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닿게끔 앉는다. 하지만 이 자세도 결코 정답이라 할 수는 없다. 각기 다른 형태를 가진 의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앉는 자세에 하나의 정답이 존재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모양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세가 몸에 어떤 상태를 만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골반이 뒤로 말려 있지 않은지, 그에 따라 허리와 등이 함께 무너지지 않는지 그리고 그 결과 목을 앞으로 길게 빼낸 채 화면을 바라보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자세는 당장은 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몸의 무게를 근육이 아니라 관절이 버티게끔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와 목, 어깨 주변에는 불필요한 긴장이 쌓이고 이 긴장은 특별한 계기 없이 통증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덜 아픈 사람들은 ‘바르게 앉으려’ 애쓰기보다 앉아 있는 동안 몸이 무너지는 순간을 알아차리려 한다. 앉는 자세를 교정한다는 것은 새로운 자세를 배우는 일이 아니라 이미 반복하고 있는 상태를 점검하는 일에 가깝다. 결국 덜 아픈 사람들은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기보다 중간중간 자세를 바꾼다. 한 시간에 한 번쯤 일어나 걷고 몸을 다시 세운다. 이 작은 선택들이 운동보다 더 큰 영향을 만든다. 몸을 관리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이 모든 것은 대단한 결심이나 새로운 운동 계획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몸을 사용하는 기준을 조금 다르게 세우는 일이다. 덜 아픈 사람들은 몸을 단련의 대상이 아니라 오래 써야 할 자산으로 대한다. 그래서 일상에서부터 불필요한 소모를 줄인다. 운동은 그다음에 온다. 몸을 망가뜨리는 습관은 늘 일상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습관을 바꾸는 방법 역시 아주 일상적인 선택에서 시작된다. 다음 회차에서는 서울의 일상 속에서 몸을 더 빨리 지치게 하는 구체적인 장면들, 출근·회식과 장시간 좌식 같은 상황을 하나씩 짚어보려 한다.
박태윤 힐앤필PT&필라테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