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일방 폐지 TBS, 지방선거 계기 정상화되나

이런 조례! 저런 조례! l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등록 : 2026-02-05 12:59
김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지난해 9월 공동으로 주관해 국회에서 개최한 ‘공영방송 TBS,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토론회. 유정희 서울시의원 제공

오는 6월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서울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폐업 위기에 처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의원은 지난달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의 독단적인 조례 폐지로 TBS는 2024년부터 단 한 푼의 예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사실상 ‘강제 폐국’의 길로 내몰렸다”며 “폐지된 서울시 조례를 다시 바로잡고 TBS에 대한 지원을 복원하겠다.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긴급 예산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서울시가 외면한 책임을 중앙정부와 국회가 함께 보완하겠다”고 정상화 의지를 천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의원 과반(현재 110석 중 74석) 구도가 지방선거에서 뒤바뀔 경우 TBS가 다시 정상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에 의한 TBS 폐지 과정은 2022년 7월1일 제11대 서울시의회 개원과 동시에 속도전을 방불케 했다. 개원한 지 3일 만인 7월4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하 TBS 폐지조례안)을 최호정 현 서울시의장이 대표 발의했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76명 전원이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폐지조례안 시행일은 2023년 7월1일. 1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이들은 폐지조례안 제안 이유에서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교통안내 수요에 대한 급격한 변화는 물론 방송 분야에 대한 서울시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미디어재단 TBS 설립·운영 조례’를 폐지해 서울시 출자·출연 기관에서 제외, 민간 주도 언론으로서 독립경영을 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민간 주도 독립언론’을 내세웠지만 TBS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적대적인 태도는 사실상 방송인 김어준씨에게서 비롯했다. 그가 진행하던 ‘뉴스공장’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거론하며 시민의 세금이 그런 방송을 만드는 데 쓰이게 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폐지조례안은 이후 시행일을 2024년 1월1일로 6개월 연장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수정안’이 2022년 11월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73명 중 찬성 72명, 기권 1명(최민규). 모두 국민의힘 시의원이었다.


민주당 ‘TBS 언론독립 TF’ 단장인 유정희 서울시의원(관악4)은 당시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TBS 폐지조례안에 대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심사가 11월22일 예정돼 있었음에도 국민의힘 대표가 (언론)인터뷰에서 11월15일 통과할 예정이라는 기사를 발표했다”며 “타당한 이유도 없이 서둘러 의사일정을 변경하고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TBS 폐지조례안의 발의 목적이 기능 정상화가 아닌 특정 정치 세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방송을 편성하는 TBS에 대한 지원을 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찬성토론에 나선 이효원 시의원(국민의힘·비례)은 “TBS의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과 논란은 11대 의회 전부터 끊이지 않았다”며 “시사 프로 진행자에 대한 과도한 출연료 지급 문제부터 거짓·허위·왜곡 방송으로 겪게 되는 국민의 피로감이 쌓일 대로 쌓였다”고 TBS 개혁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임을 주장했다.

TBS 폐지조례안 가결로 서울시가 출연기관인 TBS에 출연금을 지원할 근거가 없어졌다. 한 해 예산의 약 70%를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해온 TBS가 생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이후 폐지조례 시행은 한 차례 추가 연장을 거쳐 2024년 6월1일로 최종 확정됐다.

TBS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은 2022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2020년 347억원, 2021년 375억원에서 2022년 320억원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232억원으로 100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출연금이 끊긴 이듬해인 2024년 서울시는 TBS 직원 생계 보호를 위해 인건비 등 명목으로 예비비 93억원을 지원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매월 1억원의 광고비만 집행했다. 이 돈은 대부분 송출비로 쓰였다. TBS의 서울시 출연기관 지정해제는 비상계엄을 석 달 앞둔 2024년 9월11일 행정안전부 고시로 최종 확정됐다.

조례 폐지 당시 370여 명이었던 TBS 직원은 현재 16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직원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해 생계를 위해 각종 알바에 나서고 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 지부장은 오는 3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출연기관 지정해제 취소 가처분 신청과 본안소송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유정희 시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구도가 달라진다면 출연기관 타당성 검토를 거쳐 ‘TBS 설립·운영 조례’를 다시 발의해 정상화할 수 있다”며 “다만 타당성 검토에 1년 반 정도가 예상되는 만큼 이 기간에는 캠페인과 협찬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지부장은 “박원순 시장 시절 이미 타당성 검토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당과 협의해 서울시의회가 바로 조례를 제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TBS가 다시 시민을 위한 공영방송으로 복귀할지 주목된다.

박상현 객원기자 shpark0120@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