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열정 빚어 미래를 연주한다
서대문구 창단 3년차 초중생 주니어 윈드오케스트라
등록 : 2025-10-16 17:24
지난 2일 서대문구 홍제카페폭포에서 열린 제29회 노인의 날 행사에 초대된 서대문구 주니어 윈드오케스트라의 연주 모습.
전국대회 첫 출전 금상 수상 이변도
음악에서 자신의 미래 발견하기도
“초중학생 시절 음악은 평생 자산” 지난 2일 제29회 노인의 날 서대문구 홍제폭포카페를 배경으로 500명 안팎의 주민이 모였다. 가을 햇살이 환하게 폭포를 비추는 오후 2시.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저마다의 악기를 들고 폭포 앞 무대 위에 앉았다. 이들은 ‘서대문구 주니어 윈드오케스트라’ 단원들이다. 지휘자 이철웅 교수(연세대 관현악과)의 지휘봉이 공기를 가르자 플루트와 클라리넷, 트럼펫 등 아홉 파트의 악기가 저마다 아름다운 선율을 내뿜었고 조화로운 하나의 곡이 됐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묵직해 보이는 악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나이 어린 단원들의 진지한 표정과 세련된 연주에 좌석을 꽉 채운 할아버지 할머니 관객은 흥겨운 멜로디에 맞춘 박수 소리로 화답했다. 앙코르곡으로 ‘님과 함께’로 시작되는 가요 메들리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더욱 흥겨운 손뼉을 치며 음악을 즐겼다. 이성헌 구청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주니어 윈드오케스트라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2023년 3월 서대문구 지원으로 창단됐다. 경륜을 갖춘 이철웅 교수를 중심으로 그의 제자들이자 현역 유명 음악인 11명이 9개 파트별 지도자로서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 지역 가재울청소년센터는 약 70명 단원이 매주 모이는 연습 공간을 제공했다. 트럼펫 전공자이면서 악기 대여업체 대준악기를 운영 중인 윤대준 대표는 이 교수와의 오랜 인연으로 창단 이후 줄곧 악기 대여를 실비로 지원해왔다. 여러 개인과 조직, 민관이 힘을 함께 모은 ‘서대문형 교육복지 모델’이 됐다. 어른들의 열정은 음악을 단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던 아이들에게 문을 활짝 열었다. 창단 3년차를 넘어선 관악단은 단순한 음악 교육 기회를 넘어서서 어려운 도전에 기꺼이 나섬으로써 서로 격려하고 성장하는 공동체를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단원들의 성장은 지난 8월 열린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에서 빛났다. 창단 3년차에 전국의 내로라하는 연주단체가 몰리는 49년 역사의 대회에 처음 출전해 초등생과 중등생을 통합한 특별부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대개 집중적으로 반년 이상 준비해 출전하는 대회인데도 서대문구 주니어 윈드오케스트라는 평소 매주 한 차례 연습에 더해 한 달 반에 불과한 집중 연습 끝에 도전한 결과였다. 트럼펫 파트 민경환 선생은 “짧은 대회 준비 과정에서 아이들이 보여준 집중력과 끈기는 어른들도 본받을 만했다”고 말했다. 대회 현장을 지켜본 악기 대여업체 윤대준 대표는 “첫 출전에 금상 수상은 이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수상 순간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고 털어놨다.
지난 2일 서대문구 홍제카페폭포에서 열린 제29회 노인의 날 행사에 초대된 서대문구 주니어 윈드오케스트라의 연주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