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무릎 꿇어 통과된 ‘장애학생 위한 특수학교’
이런 조례! 저런 조례! l 서울특별시교육청 2025년도 제4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등록 : 2025-09-25 17:06
무릎을 꿇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회원들이 2024년 4월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성동구 성수공고 터에 추진 중인 특수학교 설립 대신 특수목적고 설립을 공약으로 내놓은 국민의힘 중·성동갑 윤희숙 후보에게 공약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내 자치구 중 8곳(금천구·동대문구·성동구·중구·양천구·영등포구·용산구·중랑구)에는 특수학교가 단 1곳도 없다.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가 강동구·관악구·구로구·노원구·마포구·서대문구·서초구 등 7개 자치구에 몰려 있어 동북권역에 특수학교 설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다. 박광선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이와 관련해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에 거주하는 특수교육 대상자의 학교 선택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중증·중복장애 학생이나 보다 전문적인 개별화 교육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적정 통학거리 내 교육기관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5년 기준 서울시 내 특수교육 대상자는 총 1만4909명으로 이 중 30%만이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특수학교의 특수교육 대상자가 402명 늘어나는 동안 특수학교는 단 한 곳도 증설되지 못했다. 이는 서울시 내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특수학교 증설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박 위원은 설명한다. 집 근처에 특수학교가 없다보니 매일 머나먼 ‘원정길’을 통학해야 하는 장애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편과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시교육청 ‘특수학교 통학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특수학교 학생 4270명 중 354명(8.3%)이 등교에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시간 넘는 학생도 9명이나 됐다. 매일 학교를 오가는 데 왕복 4시간을 쓰는 셈이다. 30분~1시간 걸리는 학생은 1056명, 30분 미만은 2860명이었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30분 거리의 통학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서울 이외 지역도 마찬가지다. 올해 전국 특수학교 재학생 2만9951명 중 2636명(8.8%)이 통학에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례안 통과로 서울시교육청은 성동구 성수동2가 옛 성수공고 터에 22학급 136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2027년 착공해 2029년 3월 성진학교를 개교한다는 목표다. 특히 시교육청은 지역 요구를 반영해 성수공고 폐교부지 1만3800㎡를 분할해 성진학교(8000㎡)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시설(5800㎡)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인 전병주 의원(광진1)은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우리 동네만은 안 된다’는 논리는 오래된 차별의 언어일 뿐”이라며 “성진학교 설립은 단순한 시설 확충이 아닌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 실현으로, 장애학생 역시 지역사회 안에서 차별 없이 교육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현 객원기자 shpark0120@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