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지연 우리 아이 표현이 늘었어요”

서울특별시 서울앤 공동기획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아동 1만2천여 명 검사…사후 지원까지 ‘진화’

등록 : 2025-05-22 14:20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가 운영 중인 발달놀이터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놀이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발달놀이터의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는 무척 즐거워했습니다. 그전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을 때는 힘들어했던 것과 다르게요. 발달놀이터에서는 집에 와서도 할 수 있는 놀이 방법을 가르쳐줘 부모가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게 도움을 줬습니다. 그 덕분에 20개월이 된 지금에는 아이가 두 단어를 연결해 말하는 것도 어려움 없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발달지원센터 선생님들이 부모가 아이와 상호작용하도록 가르쳐준 덕분에 그 전과 달리 이제는 부모가 아이의 반응을 빨리 알아채게 된 것도 무척 감사하죠.”

A씨 부부는 아이가 18개월이 됐을 때 엄마, 아빠, 맘마 외에는 한 단어조차 정확히 말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조급함을 느꼈다.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또래는 두 단어를 연결해 얘기도 하고 걷는 것도 모자라 뛰어다니는데 걷기도 서툴렀기 때문이었다. A씨 부부는 병원을 포함해 여러 곳을 찾아나선 결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도 알게 됐다. ‘찾아가는 발달검사’를 신청해 검사 결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은 A씨 아이는 센터가 연계해준 ‘발달놀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매주 토요일 센터를 방문해 아이와 놀이 중심의 활동을 하며 전문가 상담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부모가 조급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잘 이끌어줘서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주변에 비슷하게 아이의 발달지연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가 있다면 잘 모른 채 ‘크면 좋아진다’는 주변 사람들의 막연한 말을 듣지 말고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같은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들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희 아이는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아주 잘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입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는 유아의 언어와 인지 등 발달검사와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는 전국 최초 시설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으로 언어발달이 늦어지고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에 따라 사회성과 인지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유아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2023년 6월 문을 열었다. 유아를 둔 서울시 부모 또는 양육자나 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조기 진단과 맞춤형 지원을 통해 발달지연을 예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센터의 지난 4월 기준 누적 발달검사 인원은 1만2136명에 이른다. 이 중 1세반을 대상으로 어린이집을 직접 방문해 단체로 실시하는 ‘찾아가는 발달검사’에는 누적 9344명이 참여했다. 집에서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발달검사도 가능하다. 센터는 단순 검사에 그치지 않고 검사 결과에 따라 ‘관찰’이 필요한 아동은 집단 프로그램인 ‘발달놀이터’로 연계한다. 발달놀이터에는 지금까지 580명이 참여했는데 프로그램은 4회로 구성돼 언어·사회성 중심의 놀이활동과 양육자 교육을 병행해 만족도가 높다. 검사 결과보다 적극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은 무료 심화평가나 외부 치료기관으로 연계해 후속 조치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72개 지역 치료·상담기관을 통해 50여 명이 추가 심화 지원을 받고 있다. 발달지원센터는 단순한 검사를 넘어 실질적인 개입과 사후 관리까지 통합된 체계를 갖춘 것이다.

이에 따라 부모와 보육교사들의 만족도는 상승하고 있다. 2024년 조사 결과 참여 부모 1545명 중 93.1%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해 2023년 89.5%에 비해 높아졌다. 보육교사의 만족도는 부모보다 더 높게 나타났는데 올해 조사에서 보육교사 669명 가운데 97.7%가 만족한다고 응답해 지난해 93.1%에서 늘어났다.

찾아가는 발달검사에 참여한 한 어린이집 원장은 “발달지연이 의심돼도 부모들에게 말을 꺼내기조차 무척 힘든 게 현실인데 ‘찾아가는 어린이집’ 검사를 통해 1세반 원아들이 단체로 전문가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며 “외부 전문가 검사와 진단으로 객관성도 확보되고 부모님께 아이의 발달 현황과 치료에 대해 권유하기 훨씬 수월해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는 부모들과 보육 현장의 이런 호평에 힘입어 올해부터 그동안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36개월 이상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온라인 스크리닝 검사를 신규 도입한다. 또한 검사 결과 ‘관찰’이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발달놀이터를 기존 6곳에서 도봉구와 강남구를 추가해 모두 8곳으로 늘린다. 이와 함께 ‘발달도움 코칭’ 등 신규 프로그램을 개시하고, 찾아가는 어린이집 검사 연령을 기존 1세반만 대상으로 하던 데서 1~2세반으로 확대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소중한 아이들의 발달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밀하고 촘촘한 공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02-3280-6311, 누리집 www.seoul-i.kr.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