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한문화 매력에 흠뻑 빠져볼 수 있는 곳

은평구 진관사 한문화체험관

등록 : 2021-12-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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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글, 한식, 한복, 한지 등은 한(韓)문화의 진수로 꼽힌다. 이런 우리의 한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그 매력에도 흠뻑 빠질 수 있는 곳이 있다. 진관사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인 한문화체험관이 바로 그곳이다. 내년 3월부터 주중 명상 프로그램과 템플스테이, 가족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 인문학 강의와 토론의 장 등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은평구 진관동 한문화특구에 위치한 한옥마을 한쪽으로 난 백초월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진관사 입구에 못 미쳐 한문화체험관을 만날 수 있다. 한문화체험관은 2021년 6월 준공됐지만 코로나19로 아직 전체를 개장하지는 못하고 1층 물다움 카페만 운영 중이다.

땅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하늘로 가지를 쭉 뻗은 나무 형상으로 건축된 한문화체험관은 각기 다른 느낌의 공간을 보여준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현대식으로, 지상 2층은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지게, 지상 3층은 전통적인 한옥으로 지어졌다.

각 층의 콘셉트는 사람이 지닌 기본요소인 흙, 물, 불, 바람을 뜻하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이고 전체가 공(空)이라는 주제로 하나가 된다. 공은 지수화풍이 드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이면서 수행을 통해서 비워진 자리이다.

지하 1층 다용도 세미나홀은 시작의 공간(흙다움)이다. 흙은 모든 것의 믿음이 되는 토대이고 대표 조형물로 연등 범종이 자리 잡고 있다. 지상 1층 생명의 공간(물다움)은 멈춘 자리에서 일어난 지혜를 통해 늘 깨어 있기를 바라는 명상 체험형 카페이다.

지상 2층은 사람의 공간(빛다움)이다. 빛이며 에너지인 불을 인간이 사용하여 음식을 만든 이후 인류 문명이 한발 나아갔음을 뜻한다. 이곳은 화학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채식 위주의 사찰 식사인 발우공양을 체험하는 곳이다. 밥·국·물·찬 그릇을 펼쳐놓고 반찬을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눠 먹다보니 이 자리에서는 빈부격차와 남녀노소, 인종차별이 없다.


적당한 양만 덜어 먹고 그릇을 닦아 숭늉으로 마시니 음식물 쓰레기나 물 부족으로 지구가 겪는 고통을 더는 데도 동참하게 되고 기후위기 등 환경 문제에도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지상 3층은 소통의 공간(아름다움)으로 완벽한 한옥 공간에서 오롯이 나를 만나는 명상의 장소이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 또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한문화체험관에서는 사람과 사찰음식, 명상을 주 내용으로 담고 있다. 진관사는 한옥마을과 접점인 이곳이 종교를 넘어 대중과 한문화로 소통할 수 있는 문턱 없는 공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문화체험관을 나와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에게 휴가를 주어 독서를 장려했던 진관사 사가독서당터로 향한다. 위대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그 당시 젊은 인재들의 발길이 묻어 있을 것 같은 이 길 위에 서니 마음이 뿌듯하다. 한문화체험관에서 얻어 가는 이 자부심이 한문화를 더 한껏 즐기게 할 뿐만 아니라 한문화를 세계로 더 퍼져나가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김준호 은평구 홍보담당관, 사진 은평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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