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 문화상 수상자들, ‘변화 속 변하지 않는 서울 가치’ 찾는다

서울시, 20일 ‘제70회 서울특별시 문화상’ 수상자들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열어

등록 : 2021-11-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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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문화예술 공로자 10명 선정

예술감독 고선웅, 국악인 이희문 등

10월26일 서울시청에서 시상식 열어

김시덕 문헌학자 등 참가 콘서트 열고

수상자들이 본 서울 문화 이야기 나눠

‘지속되는 것’과 ‘허물어지는 벽’ 등 논의

서울시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 세계적


문화콘텐츠 만든 문화예술인들 응원”

서울시는 올해 서울시 문화상 수상자들과 함께 20일 오후 3시 용산구 노들섬 노들서가에서 ‘제70회 서울시 문화상 수상자들이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연다. ‘흐를 류, 현재를 새겨 미래로 흐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토크콘서트에는 올해 서울시 문화상 수상자들인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 김각한 한국전통각자보존회 이사장, 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 김시덕 문헌학자 등이 참여한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 9월 말 서울 문화예술 진흥과 발전에 기여한 시민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제70회 서울특별시 문화상’ 수상자 10명을 선정했다. 서울특별시 문화상은 1948년 제정된 이래 한국전쟁 때를 제외하고 해마다 시상식을 진행해오면서 전통과 권위를 높여왔다. 지난해까지 총 708명의 공로자가 상을 받았다.

올해 수상자 선정 절차는 지난 6월8일부터 7월26까지 공모를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문화예술 관련 전문가와 기관·단체·협회·대학 등을 통해 총 119명의 후보자가 추천됐다. 지난해 후보자가 64명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두 배가량으로 크게 늘었다. 심사는 최근 10년 동안 문화 분야 발전 기여도, 서울시민(지역) 문화생활 향상도, 난이도, 사회적 평판과 인지도 등 다양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다만 새로운 수상자를 발굴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췄다.

서울시는 9월 말 최종적으로 학술, 문학, 미술, 국악, 서양음악, 무용, 연극, 대중예술, 문화산업, 문화재 등 10개 분야에서 1명씩 모두 10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어 10월26일 서울시청에서 시상식을 열어 수상자들에게 상패를 수여했다. 특히 올해 수상자 선정과 시상 등은 코로나19로 문화예술 분야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우리 문화의 잠재력과 세계적 확산에 이바지한 이들을 평가하고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수상자들의 면면과 활동사항을 살펴보면, 팬데믹 상황에서도 묵묵히 서울을 재발견하고 문화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학술 부문에서는, 특별할 것 없고 역사가 없어 보이는 곳들을 걸으며 조금은 다른 서울의 역사를 읽어내는 <서울선언> 시리즈를 펴낸 김시덕 문헌학자가 선정됐다. 그는 주류의 역사가 아닌 평민·서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도시문헌학이라는 고유 모델로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문학 부문ㅣ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

문학 부문에서는 노숙인을 위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학 과정인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이 뽑혔다. 2005년 시작된 이 과정은 노숙인들에게 문학·철학·역사·예술사·글쓰기 등 인문학 과정을 통해 노숙인의 자활을 돕고 있다.

미술 부문은 이관훈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대표가 받게 됐다. 이 대표는 국내 대안공간 1세대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를 20년 이상 기획·운영하면서 젊고 역량 있는 미술인들을 발굴·육성하고, ‘공간창작형’ 전시로 현대미술 현장에 기여해왔다.

국악 부문 수상자는 이희문 이희문컴퍼니 대표다. 이 대표는 전통 경기민요를 기반으로 록·재즈 등 다양한 장르와 융합한 실험적인 기획으로, 자신만의 개성과 현대적 해석을 담은 음악과 공연을 선보여 동시대적 음악의 지평을 확장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양음악 부문 수상의 영예는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에게 돌아갔다. 박 대표는 새로운 공연 형식의 하우스콘서트 열풍을 일으켜 신진 연주자 발굴과 연주 기회 확대, 지역 문화 활성화, 공연문화계의 인식 개선 등에 지난 20년간 크게 기여해왔다.

무용 부문에서는 김보람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 감독은 2007년 창단 이래 순수무용과 대중무용을 접목한 양질의 공연으로 시민의 예술문화 향유에 기여하고 이날치·콜드플레이와 협업한 작품으로 서울을 널리 알린 점이 평가받았다.

연극 부문에서는 고선웅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이 선정됐다. 고 감독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 국립극장과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를 제작하고, 오페라·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춘 많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 공헌한 점이 평가받았다.

대중예술 부문 수상은 김천성 롤링홀 대표에게 돌아갔다. 김 대표는 1995년부터 한국 인디음악의 역사를 함께 써온 라이브의 산증인으로 대중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홍대 인디음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인디뮤지션들에게 음악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문화산업 부문에서는 우수사회적기업으로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가 상을 받는다. 김 대표는 ‘배리어프리 영화’의 제작·상영·배급을 통해 시·청각장애인은 물론 노인, 다문화가정 등 모든 사람이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왔다.

문화재 부문에서는 김각한 ㈔한국전통각자보존회 이사장이 수상한다. 김 이사장은 <백운화상 직지심체요절> 목판본과 <훈민정음 언해본>, 숭례문 현판 등 다양한 문화재를 복원함으로써 전통문화유산 계승과 전통각자 문화 분야의 교육 확산과 전승에 크게 이바지한 점이 평가받았다.

서울시는 20일 열리는 토크콘서트에 이들 10명의 수상자 중 기존 활동과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 현상을 고려해 참가자를 구성했다고 한다.

토크콘서트는 우선 ‘새기다, 기록하는 힘’을 주제로 열리는 1부에서, 각자장인 김각한 이사장과 김시덕 문헌학자가 시대의 정신과 서울 곳곳의 변화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목판에 글씨를 새기는 ‘각자’의 세계부터 서민의 삶을 중심으로 보는 서울의 모습과 정체성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아 나선다.

‘허물다, 확장하다’를 주제로 한 2부에서는 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와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가 그동안 현장에서 허물어져나간 ‘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애와 비장애, 무대와 객석의 경계에서 우리에게 닿은 새로운 문화의 의미를 살펴본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올해 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신 분들은 문화예술 진흥과 한국 문화의 세계적 확산에 크게 기여한 공로자”라며 “코로나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애쓰고 있는 문화예술인 여러분에게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주 본부장은 “서울시는 앞으로도 우수 문화예술인을 발굴하고 시상하여 서울을 품격 있는 문화도시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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