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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시의원(강북1·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제339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서울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찬성 토론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2021년 12월3일 시작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서울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가 4년9개월여 만인 지난 8월 마침내 멈췄다. 이는 서울시의회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의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로 운행하는 등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및 일자리 제공을 위한 조례 제·개정을 적극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회는 지난 9월11일 본회의를 열어 기존 ‘서울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를 교통약자의 실질적이고 차별 없는 이동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에 관한 조례’로 명칭을 변경해 통과시켰다. 개정조례는 교통약자가 교통수단과 시설, 도로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해 차별 없이 이동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목적을 분명히 했다.
이동권은 단순히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편하게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병원에 가고, 학교에 다니고, 직장에 출근하고, 친구를 만나는 등 지역사회에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이동할 수 없다면 사회 참여의 기회도 그만큼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개정안은 서울시 버스 전량을 저상버스로 운행하도록 명시하고 저상버스 도입이 곤란한 노선(2026년 기준 25개 노선)의 경우 행정기관의 승인을 통해 예외를 허용하되 사유 해소 방안과 교통약자 이동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저상버스 도입 계획뿐 아니라 예외 노선의 사후관리 계획도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포함해 불가피한 예외가 방치되지 않도록 했다.
장애인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의 부족 문제도 깊이 있게 다뤄졌다. 운전원 부족으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현장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이용 신청 건수와 대기시간 등을 면밀히 조사해 수요충족률을 산출하도록 했다. 또 특별교통수단과 휠체어 탑승 택시를 합쳐 2030년까지 법정 기준의 2배 이상을 확보하도록 규정했다. 운영협의회에는 실제 이용자인 교통약자를 반드시 포함해 당사자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교통약자가 겪는 이동 제약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시민과 교통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인식개선 교육과 홍보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내용도 담았다. 교통수단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인의 이동을 가로막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까지 근본적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같은 날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기 쉬운 중증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서울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함께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전장연과 맺은 사회적 대타협에 따른 소중한 후속 조치다.
서울시가 2020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이 사업은 중증장애인이 노동자로 고용돼 권리옹호, 문화예술, 인식개선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일반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소득과 사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참여자 수는 2020년 260명에서 2023년 400명으로 늘었고 수행기관도 2020년 11곳에서 2023년 25곳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직무 활동이 집회·시위·캠페인에 편중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시는 2023년 6월 지침을 바꿔 해당 활동을 제외한 뒤 사업을 종료했고 2024년부터 ‘장애유형 맞춤형 특화일자리’로 개편했다.
이번 개정안은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의 정의를 조례에 명시하고 관련 일자리의 개발·보급과 확대를 추진계획에 포함하도록 했다. 참여 규모, 선정, 전담인력 배치, 수탁기관 운영 및 평가, 단계적 확대 방안도 상세히 담았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포함하는 한편 자립생활 프로그램과 평생교육 연계 지원 근거도 든든히 마련했다.
개정안은 재석 의원 108명 중 찬성 69명, 반대 37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중증장애인의 노동권을 넓히려는 취지가 의회 안팎의 폭넓은 지지를 얻은 것이다.
다만 조례 통과가 곧바로 사업 재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권익옹호 활동의 범위와 직무 기준이 불명확하고 예산·집행 권한에 쟁점이 있다며 9월30일 재의를 요구했다. 사업이 복원되려면 직무 범위와 운영 기준, 예산 지원 방식을 둘러싼 진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
일각에서 제기된 ‘불법 시위·집회에 대한 혈세 지원’ ‘특정 단체 편향’의 우려와 관련해 김명희 시의원(강북1·더불어민주당)은 찬성 토론에서 “개정안 어디에도 불법 시위를 유급 노동으로 인정하거나 특정 단체를 지원하는 조항은 없다”며 “과거의 부작용이나 의심을 이유로 본연의 취지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아울러 세부 직무 내용과 관리·감독 체계는 향후 서울시의 집행방침 수립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정립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박상현 객원기자 shpark0120@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