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청년 창업 아이템, ‘판매와 전시’하는 곳

성북구 삼양로 청년창업실험공간 공업사

등록 : 2022-10-2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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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 길음역에서 걸어 10여 분 걸리는 거리, 길음뉴타운의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인 대로변. 충분히 역세권이라고 불릴 수 있는 곳까지 가는 길은 꽤 험난하다. 이곳이 ‘삼양로’라고 하는 길이다. 이른바 ‘미아리텍사스’라고 불리는 곳에서부터 길음역 7·8번 출구 쪽으로 올라가면 ‘맥양집’이라는 유흥업소가 군데군데 남아 있다.

하지만 이곳에도 작지만 꾸준한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2019년부터 성북구 보건소의 적극적인 단속 활동과 성북문화재단이 추진한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을 통해 빈자리에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게 지원해왔다. 2021년까지 3년 동안 6개 점포가 문을 열었고 요식업, 문화예술서비스, 전시관 등 다양한 장르의 청년창업이 이뤄지고 있다. 청년창업이 활성화되는 만큼 불법 유해업소도 37곳에서 10곳으로 줄었다.

여기에 더해 ‘문화예술로 숨 쉬는 거리’ ‘가족과 함께 걷고 싶은 거리’를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거리마켓인 ‘두근두근 별길마켓’도 연 1만여 명이 찾는 성북의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은 2021년까지 지속됐으며, 현재는 성북구의 지원을 통해 청년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구는 2021년 ‘길음청년창업거리’ 조성을 선포한 뒤 삼양로 청년창업을 다각도로 지원해왔다. ‘청년창업실험공간 공업사’도 그 가운데 하나다. 성북문화재단이 삼양로에 문을 연 팝업스토어이다.

공업사는 공들여 일하고 생각하는 공간(功業社), 함께 일하는 공간(共業社), 지금까지 없었던 일을 수면 위로 올리는 실험(0UP事), 직접 만든 물건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工業社) 등의 의미를 담았다. 1인 창업, 사이드 잡, 진로 탐색, 문화예술창업 등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서는 청년을 응원하는 공간이다. 공업사 공간은 팝업존·프로그램존으로 나뉜다. 주로 오후 1~6시엔 판매를, 오후 6시 이후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년들은 이 공간에서 생각 속에만 있던 창업 아이템을 실제 창업으로 연결해보거나 취미생활로 제작한 물품을 판매해볼 수 있다. 또한 온라인에서 판 제품의 오프라인 반응을 살펴볼 수도 있고 공간이 부족해 운영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진행해볼 수도 있다. 성북구 청년이라면 누구나 공업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1~2개월 이내로 공간 사용 신청을 할 수 있고 패션잡화, 홈·리빙, 의류, 출판물, 수공예품 등 상품 판매나 전시·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수 있다.


공업사에서는 오는 30일까지 ‘나를 빛나게 하는 일상의 기술’이라는 주제로 판매 행사가 열린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후 1~6시이다. 프로그램이 있는 날에는 저녁에도 문을 열 예정이다. 8월엔 4개, 9월엔 5개 팀이 참여했다. 모두 성북구 지역 안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꿈꾸는 청년팀들이다.

지난 8월1~7일 가오픈 프로그램으로 ‘collettehr-엽서전’을 열었다. 일주일간 엽서와 편지 쓰기를 좋아하는 참여자가 각자의 엽서를 선보이며 편지 쓰기 등의 워크숍도 진행했다. 주민 120여 명이 참여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공업사에서는 매달 다른 테마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다양한 물건, 색다른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이영현 성북문화재단 문화정책팀 주임

사진 성북문화재단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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